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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총회 참관기 3] 불법 목사가 총회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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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9-06-11 11:26 / 조회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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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목사가 총회에 바란다 


윤신일(기독교윤리실천운동 간사)


그렇습니다. 저는 불법 목사입니다. 목사가 되는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것은 결코 아닙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 헌법 43조 2항 차호에 의거하여 불법 목사가 된 것입니다. 언급한 조항을 요약하면 ‘목회자의 이중직을 금지’한다는 내용인데, 저는 목사 안수를 받았음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재 다른 직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교회 사역이 아닌 다른 일을 시작하고부터 지방회(장로교의 ‘노회’격)와 총회 소식에 더욱 관심이 갑니다. ‘목회자의 이중직’이 허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총회 전, 일부 지방회에서 ‘목회자의 이중직을 허용’하는 안을 상정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참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그 안을 총회에서 어떻게 다루는지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큰 기대를 품고 교회개혁실천연대의 총회 참관단으로 참여했습니다만, ‘개정이 타당하지 않다’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통상회의에 회부되지도 않았더군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더니 정말로 실망감이 쓰나미처럼 밀려왔습니다. 다소 실망스러웠던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113년차 총회를 보면서 몇 가지 느낀 점을 간추렸고, 이를 토대로 교단에 제안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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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의 이중직을 허용해 주십시오 

목회자 대다수의 희망 사항입니다. 이미 교단발전심의위원회에서도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2017년 12월,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목회자의 67.4%가 ‘목회자의 이중직’을 찬성한다고 합니다. 일부 지방회에서는 정기 지방회가 열릴 때마다 ‘목회자의 이중직’ 허용 개정안을 상정하자는 의견이 나옵니다. 사례를 한 푼도 받지 못하는 목회자는 21%, 연간 2,000만원도 채 받지 못하는 경우도 42%나 된다고 합니다. 목회자들의 이런 물질적 기근은 영적 고갈을 가속화하고 그 부작용은 목회 현장에서 고스란히 나타날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이번 총회 통상회의에도 회부되지 않았다는 점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보수의 선두주자인 예장합동조차도 자비량 목회자 등 생계형 이중직은 예외 규정을 두었다고 합니다. 예장통합은 이중직연구위원회를 구성해 신학적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기감도 미자립교회에 한해 연회에 신청할 경우 가능하다고 합니다. 


목회자의 이중직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일이라면 목회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꼭 그들의 이중직이 신학대 교수와 같이 교단에서 인정하는 기관이어야 한다는 규정도 수정해야 할 것입니다. 목회자의 일터 경험을 통해 성도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더 쉬워지고, 이것을 복음 전도의 또 다른 통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들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범죄자와 범법자는 확실히 치리해주십시오

교회 신뢰 회복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지난해부터 공금 횡령, 성범죄 등으로 언론에 노출된 교단 소속 목회자들이 있었습니다. 총회 임원회는 이와 관련해 교단 소속 목회자들의 성범죄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치리한 다음 총회에 보고하기로 했지만, 이번 총회에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었습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덮어주고 감싸주고 용서해주는 것이 미덕이고 ‘동역자 정신’이라며 흐지부지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우(杞憂)일지도 모르겠으나, 비리나 범죄 행위를 들추어내는 성도에게 ‘교회가 세상에 덕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절대로 하지 말아주십시오. 


성도들은 다 보고 있습니다. 다 알고 있습니다. 그 같은 행태를 칭찬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젊은 사람일수록 비난의 강도가 더 높을 것입니다. 세례교인 수가 3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는 보고에 많이들 놀라셨죠? 젊은 성도와 청년·청소년의 감소세는 더 빠르다면서요? 범죄자를 두둔하지 않고 범죄행위를 발본색원하여 누구나 납득이 가도록 치리한다면, 증가는 몰라도 감소세는 확실히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위기에 빠진 한국교회를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지금입니다.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여성의 참여를 확대해주십시오

한국 교회를 키운 건 8할이 ‘여성’입니다. 130년이 넘은 한국교회 역사 속에서 여성의 역할은 실로 막대했습니다. 전도대를 구성하여 복음을 전파했고, 절제 운동을 전개하는 등 신앙을 삶 속에 체화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었습니다. 교회 내 구역모임이나 기도모임도 여성 참여자가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거의 모든 교회가 남성 성도보다 여성 성도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교회에서 여성의 역할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밥을 짓고 전을 부치는 현장에서 남성을 찾을 수 없습니다. 다과 준비도 대부분 여성의 몫입니다. 


어느 교단이든 총회가 열리는 곳에서는 이런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기성 총회가 열린 서울신학대학교도 매한가지였습니다. 장내 안내와 봉사자 대부분이 여성이었고, 특송 순서도 여성으로만 구성되었다는 점은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여성 대의원은 고작 1명이었습니다. 이래서 여성의 목소리가 총회에 얼마나 전달되겠습니까? ‘막중해 보이는’ 일은 남성이, ‘시각적 대상화’가 되는 일이나 허드렛일은 여성이 해야 한다는 ‘60대 이상의 남성 중심적 사고’를 벗어던져야 합니다. 

한국 교회는 여성 성도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들의 공로에 걸맞은 주권을 부여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할 수 있습니다. 여성 장로·여성 목사 안수 제도가 있는 교단입니다. 각 지방회에서 가능한 많은 여성이 총회 대의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십시오.


한기총과의 관계를 확실히 정리해주십시오

이단은 이단일 뿐입니다. 2박 3일의 총회 기간 중 그나마 속이 후련했던 순간은 ‘변승우 목사 이단 해제에 대한 유감 표명’요청이 있었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습니다. 일부 대의원과 발언권 회원은 변승우 목사를 옹호했습니다. 그 옹호 사유 중 하나가 ‘부활절에도 같이 연합예배를 드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여러 문제가 있어 명백히 이단으로 규정된 자를 옹호하고 두둔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이 대단히 우려스럽습니다.


한기총은 선을 넘었습니다. 종교 단체인지 정치 집단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극우 정치권을 대변하는 말을 많이 합니다. 야당의 유력 정치인을 대동하여 그 같은 발언을 하는 등 전근대적 정교 유착 행위로 교계는 물론, 정치계도 더럽히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들이 모든 한국 교회와 개신교인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며 타종교인과 비종교인에게 개신교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총회는 교계와 사회에서 이같은 물의를 빚으며 개신교의 신뢰도 하락의 주범이 된 한기총과의 관계를 하루 속히 단절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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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시대, 성결의 복음으로!” 이번 기성 총회의 주제처럼 변화하는 시대에 성결의 복음을 들고 발맞추어 가기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교회의 신뢰 회복일 것입니다. 이 밖에도 명성교회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막는 세습금지법 입법 및 결의를 추진하여 교단과 교회의 투명성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재개발 지역에서 온갖 송사로 어려움을 겪는 교회와 목회자를 위한 대책도 조속히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총회와 각 지방회는 이를 위해 분발해주시기 바랍니다. 불법 목사이기 전에 성결교회 성도로서 요청합니다. 내년 5월에 다시 열릴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에서는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게 성결교회도 새 부대를 준비했다’는 칭찬이 교계와 사회에서 많아지길 두 손 모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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