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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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8-07-18 14:08 / 조회 424 / 댓글 0본문
[사임편지]
비판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음속으로 괴로워하고 애태워야 정교한 비판이 나옵니다. 누구나 쉽게 내뱉는 자조적인 한마디, 그러한 교회비판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겠지요. 그러나 교회개혁운동은 내 몸에서 썩어가고 있는 악성 종양을 내 손으로 도려내는 일입니다. 고통스러운 일이지요.
하루에도 몇 번씩 상담 전화가 걸려옵니다. 평생 교회를 위해 봉사한 은퇴장로님, 세습한 교회를 출석해야 하는지 묻는 젊은 집사님, 교회운영에 무지한 권사님, 원로목사의 횡포를 견디던 담임목사도 전화가 옵니다. 수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면 복잡한 감정에 기운이 빠집니다. 미처 정리하지 못한 감정은 집에 귀가 후에도 잠 못 이루고 밤새워 뒤척이게 합니다.
사회면에 교회 기사가 대서특필되면 기독교는 또다시 개독교가 됩니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나 고통스럽게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그러다 벽에 부딪히면 깊은 낙담에 빠집니다. 때론, 기계적이고 일상화되어 아주 효과적으로 비판하기도 합니다. 괴물과 싸우다 비판하는 괴물이 되어갈 때, 그때가 가장 위험한 것 같습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래야 하나요. 당연히 교회 때문입니다.
교회는 무엇인가요? 학교에서 교회론을 배웠고, 평생을 교회를 다니며 경험했습니다. 그렇지만 전 아직도 교회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한국교회의 문제가 무엇이며, 나아갈 방향이 어디인지 고민이 부족했습니다. 저만의 아젠다도 없었고 대안도 없었습니다. 부족한 제가 교회개혁을 말하며 교인들과 상담을 하고 이슈를 만들어 내는 것이 두렵고 떨립니다.
저는 이제 교회개혁의 현장에서 한 걸음 물러나려고 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저의 부족함을 깨닫고 느낍니다. 부족한 제가 이 운동에 잠시나마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대가 없이 헌신하는 집행위원님과 공동대표님께 존경을 표합니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후원과 응원으로 함께 해주시는 회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무국에 건투를 빕니다.
2017년 3월 19일, 명성교회로 출근했던 한상은 간사가 퇴사합니다. 공적헌금운동, 종교개혁500주년 연합기도회, 명성교회 세습반대운동으로 현장을 누볐던 상은간사님을 떠나보내는 것이 아쉽지만, 계속 프로테스탄트로 살 것이라 믿어요. 많은 격려와 축복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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