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스케치] 기독교반성폭력센터, 개소 기념 오픈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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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8-08-09 15:08 / 조회 525 / 댓글 0본문
2018년 상반기 동안 센터 개소 준비를 진행해 온 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드디어! 오픈 파티를 7월 31일(화)에 했습니다.
누군가는 ‘성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에 ‘파티’가 어울리는 단어인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공식 개소를 앞두고 사무국에서 여러 고민을 했습니다. 개소 예배를 드릴 수도 있고, 개소 포럼을 할 수도 있지만 기존에 진행됐던 방식과는 좀 다르게 이 이야기에 접근하고 싶었습니다.
늘 쉬쉬되어 왔던 이 ‘문제’를 전면으로 꺼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이름이 지워져야만 했던 피해 당사자들의 편에 서 응원과 지지를 해 줄 사람들이 생긴 것만으로도 이건 이미 축하할 일이라는 일에 서로가 공감해 ‘파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무더운 여름인데도, 센터 개소를 축하해 주시기 위해 많은 분이 오셨어요. 일찍 오셔서 파티 준비도 함께해 주셨고요, 감사합니다.
그럼 일단 못 오신 분들을 위해 현장 사진으로 당시의 분위기를 전해 드립니다.
오픈 파티에는 포토존이 빠질 수 없죠!!! 현장에서는 사진 촬영을 원하지 않는 분께 ‘NO’ 카드를 배포해 드려서, 센터 기록용으로도 촬영하지 못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사진에는 다 담을 수 없었지만, 여러 분들이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으시고 나중에 #기독교반성폭력센터 를 해시태그 달아서 본인 SNS에 계정에 사진을 올리시기도 했는데요, 사진 찍는 분들 모두 즐겁게 자리에 와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 오픈 파티에
함께해 준 사람들~*
(여러분이 있었기에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해요.)
노래로 분위기를 빵빵 띄우진 못했지만, 메시지가 담긴 노래로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청춘시대2 OST인 나의 대답을 포함해 들꽃, 그대에게를 강아솔 님이 여는 공연에서 불러 주셨습니다.
또 지난 3월 센터가 진행한 교회 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에서 무대를 꾸며준 아마씨가 이번에도 함께해 줬습니다. 이번에는 Dusty City 외에 처음 선보인 노래 ‘부를까요’도 했는데요. 함께 “나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나”를 부르며 흥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회는 복음주의계의 입담꾼 심에스더 님이 봐 주셨어요. 왼쪽은 행사 시작 전, 열심히 대본 수정 중이신 ‘열일 스더님’. 오른쪽은 물 만난 고기처럼 재밌게 사회를 보고 계신 ‘열일 스더님’ 입니다. 어색한 순간마다 서로를 향해 “반짝 반짝”을 외치다 보니 2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포뇨(김애희 센터장)가 단체명인 ‘기독교반성폭력센터’를 각각 ‘기독교’, ‘반성폭력’, ‘센터’로 키워드를 나눠 센터를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참가자 중에서는 반성폭력 운동과 센터의 의미를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모르시는 분들도 있으실 것 같아 센터의 활동 내용,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역시나 왼쪽은 행사 시작 전 준비하고 있는 ‘열일 포뇨’, 오른쪽은 재미는 조금 부족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설명 중인 ‘열일 포뇨’입니다.
파티에는 축하 인사말이 빠질 수 없죠. 센터 설립에 도움을 주셨던 분들이 오셔서 센터 오픈을 축하해 주셨습니다. 박종운 이사장(기독교반성폭력센터)님과 센터 설립할 때 TF팀에서 함께 활동하신 삼일교회 박동선 집사님이 짧게 이야기 나눠 주셨어요.
박 집사님은 40년간 다니던 삼일교회에서 전병욱 목사 성범죄를 겪으면서, 어떻게 센터 설립까지 하게 됐는지에 대해 짧은 소회를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두 분의 축하말은 센터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부는 본격 인터뷰!!!!
“당신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2부에서는 참가 신청해 주신 분들이 각자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에서 ‘교회 성폭력’, ‘성 평등한 문화’와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주셨습니다. 첫 이야기 손님인 정신실 작가님은 생존자들에게 ‘반짝이는 것’에 대해 언급해 주셨어요. 글쓰기 자조 모임을 하면서 배우게 되는 게 많다고 하신 작가님은 현장에서 글쓰기 모임에서 한 분이 작성하신 글(센터 오픈 파티 주제가 된 “반짝일 거야”의 아이디어가 된 그 글)을 읽었습니다. 우리 안에 깊이 스민 수치심을 벗고 이제 다시 자신의 길을 가는 생존자를 위해 참가자들이 함께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박수쳤습니다.
오수경 편집장님은 15년 넘게 복음주의계열에서 활동가로 일하고 계신데요, 그 안에 보게 되는 성차들을 언급해 주셨습니다. 보통 리더십은 남성이고, 그 아래 일하는 활동가는 여성들로 구성돼 있는 모습이 흡사 한국교회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해 줬습니다. 오 편집장님은 나중에 본인 페이스북에도 윗 이야기를 언급하시면서, 그런 면에서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여성 활동가로 시작한 이가 여성 리더십까지 올라간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는 멘션도 남겨 주셨어요. 저희도 그 점에 동감합니다.
마지막으로 신학생이자 전도사인 임주은 님이 신학교 내 상황을 설명해 줬습니다. 어쩌면 가해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 내에서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드렸습니다. 임 전도사님은 현재 본인이 다니고 있는 대학원에서는 여성학 수업이 없고, 교수가 개설의 의지가 있어도 유지해 가는 게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청어람에서 진행하는 페미니즘 책 읽기 모임에 갔는데, 현장에서 기독교인이신 분들이 교회 안에서 들었던 성차별적인 설교에 대해 설명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는 경험도 말했습니다. 직접 성경을 보고 연구해서 설교하는 전도사 입장에서, 어떻게 성경을 저렇게 해석해 전달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보란듯이 끈질기게 소란스럽게
반짝일 거야”
마지막으로 함께 서로를 축하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깜짝 퍼포먼스인 반짝이 종이 뿌리기를 했습니다. 사실 사진에는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종이를 서로에게 뿌리를 “나는 반짝일 거야”를 외쳤는데요, 뜬금없는 퍼포먼스처럼 보였지만 서로들 너무 즐거웠습니다.
이렇게 흥겹게 센터 오픈 파티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빛과 사진이 노랗긴 하지만, 즐거워 하시는 게 얼굴 곳곳에 묻어나 있죠~! 이번에 미흡했던 점, 덜 신났던 점은 나중 파티 때 잘 보완해서 다시 만나요.
참가자 분 중 한 분은 “따뜻한 분위기여서 더 좋았어요.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기관이예요. 더 많은 사람이 필요성을 느끼고 관심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든든하고 황홀하고 그런 순간이었어요”라고 말해 주셔서 부족한 오픈 파티를 준비한 저희가 더 감사하고 마음 든든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ㅠㅠ 감사합니다. 더 자주 든든하고 따뜻한 시간 만들어 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