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무엇을 위한 총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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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7-11-22 14:07 / 조회 468 / 댓글 0본문
[교단총회 참관기 2]
무엇을 위한 총회일까?
한상은 간사
지난 9월 18일(월)부터 22일(금)까지 102회 예장 합동 총회가 익산 기쁨의교회에서 159개 노회, 1445명의 총대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개혁연대가 집중한 사안은 두 가지였다. 전병욱 목사의 징계 건과 여성 안수 건이 그것이다. 전병욱 목사 사건은 재판과 진상조사를 통해 합당한 징계가 요구되나, 전 목사가 소속된 평양노회가 제대로 된 재판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총회의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여성 안수 건은 여성 인권과 성 평등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부응하여, 교회 내 여성 지도자 양성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교단이 어떻게 수용하고 반응하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개혁연대는 회원을 중심으로 참관단을 구성하여 총회 회무 전반을 지켜보았으며, 위 두 가지 사안에 관하여 삼일교회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여 동문회에 힘을 보태어 총회의 역할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전병욱 목사의 징계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는 회무 첫 날인 18일(월)에 진행됐다. 피케팅에 참여한 삼일교회 교인과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 개혁연대는 회의장 앞에서 현수막을 걸고 목소리를 냈으며 삼일교회에서 준비한 유인물을 배포했다. 회의장 가는 길목에서 피켓시위는 진행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총대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향한 싸늘한 시선과 함께 기대했던 전병욱 목사 사건 진상조사 및 재판 건은 총회의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이미 끝난 건이야.”, “노회에 가서 말해”라고 우리에게 비아냥 되는 총대는 모두 목사와 장로. 교회의 건강성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책임이 막중하지만,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여성 안수 피켓 시위는 20일(수) 진행됐다.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여성 안수를 요구하는 시위에게 “존댓말로 말해” 등 무시와 깔봄으로 시위대를 상대했고, 유독 여동문회 회원들을 무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전 목사 건과 마찬가지로 이번 총회에서 여성 안수 관련 논의나 연구 결의는 없었다.
반면 총대의 주 관심사는 교단 정치와 그들의 이익과 관련된 납골당 문제였다. 회무 이틀간 특별한 결의 없이 오로지 선거만 진행되었던 이유는 과열된 정치적 논쟁 때문이었다. 선거를 앞두고 총대 자격 논란으로 정치적 논쟁이 과열되자 서로를 향한 부정부패 폭로전으로 이어졌고, 고성과 비난으로 회무가 진행될 수 없었다. 한 총대는 거칠게 몸으로 저항하며 총회장과 총회를 비난했고, 참관단의 실소를 자아냈다.
물론 총회가 아무 역할도 감당하지 못하고 그들의 권력욕을 채우는 장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그들은 수천 페이지의 자료집을 검토하고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회무를 진행하여 수없이 많은 안건을 처리한다. 그러나 교단이 전 목사의 징계 건과 여성 안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면, 교회는 교단에 왜 소속되어야 하는지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총회가 개 교회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에 개입하고 중재하여 원만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교인의 목소리를 대변하여 교회 문제를 처리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5일간 밤낮으로 회의를 할지언정 도대체 무엇을 위한 총회일까? 총회가 좀 더 제 역할을 감당해 주길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