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간사 인사드립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7-12-07 13:51 / 조회 463 / 댓글 2본문
신입간사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교회성폭력상담센터(가칭)에서 12월 6일부터 일하게 된 최유리 간사입니다.
지난 2년간 저는 기독교 언론사 <뉴스앤조이>에서 기자로 일했습니다. <뉴스앤조이> 기자 경력은 저에게 참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2년간 한국교회의 민낯이라고 할 만한 것을 직간접적으로 매일 마주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계속 마음을 두고 살펴본 영역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여성 문제입니다. 교회 구성원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교회 내에서 결정권이나 발언권을 가지지 못한 여성들. 앞뒤 맥락 고려하지 않고 “여성은 잠잠하라”는 성경 구절 하나만 들이대며 남성에게 복종할 것을 권유당하는 여성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온 교회에서 성폭력을 경험한 여성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달하면서 늘 마음 한구석이 저릿했습니다.
특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교회 내 성폭력에 노출된 여성들을 만날 때면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피해자는 꽃뱀으로 몰리거나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가해자는 비호 세력에 둘러싸여 처벌도 받지 않고 여전히 설교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교회가 과연 누구의 편인지를 명확하게 보여 주는 듯했습니다.
그간 저는 어떤 사명감에 불타 피해 여성을 만나고 가해 목사, 가해 선교사에게 사실관계를 묻고 기사를 써 왔습니다. 그런 기사로 사람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고 어떤 이들은 문제의식을 가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안마다 취재하고 보도하는 게 중요한 대처지만, 그것보다는 느리더라도 교회 내 성폭력이 생기지 않는 성평등한 문화를 만드는 등 대안에 힘쓰는 일에 더 몰두하고 싶어졌습니다.
말이 길어졌습니다. 일을 시작하면서 여러 고민과 걱정이 있습니다. 일단 결코 간단하지 않은 안건을 마주하면서, 저 스스로가 괴물이 되지 않기를 다짐합니다. ‘가슴은 뜨겁지만 머리는 차갑게’. 과연 이게 가능한 말인가 싶기도 하지만, 저에게 참 필요한 말입니다. 교회 곳곳에 숨어 있는 여성 목소리에 세밀히 귀 기울이지만 상황을 성급하게 속단하지 않고 여유를 갖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힘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지치지 않고 이 일을 꾸준히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 이전글[행사스케치] 총회의 공의로운 판결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 2017-12-11
- 다음글[행사스케치] 2017 교회재정세미나 '2018년 1월 1일 시행, 종교인 소득 과세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2017-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