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스케치] 명성교회 세습 반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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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7-03-20 14:39 / 조회 216 / 댓글 0본문
3월 12일(일), 명성교회에서 합병 세습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미 청빙위원회와 당회에서 비밀리에 세습안을 통과한 상태였고, 일주일 뒤인 3월 19일(일), 공동의회를 열어 세습안을 확정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개혁연대는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명성교회 세습을 비판했습니다. 또한, 공동의회 당일에 교회 앞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했습니다.
3월 19일(일), 시위는 오전 8시 50분부터 시작했습니다. 경찰 측은 교인과 충돌이 심각해질 것을 우려하여, 길 건너편 버스 정류장에서 시위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경찰의 요청대로 평화롭게 시위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가끔씩 명성교회 교인들이 항의하면서 시위를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모 교인은 촬영하지 말라면서 밀치기도 했고, 다른 교인들은 "야 이 새X야", "야 임마"라며 욕설하기도 했지만, 경찰이 제지하자 곧 조용해졌습니다.
교인 한두 명은 시위대에 다가와서 공동의회라는 게 무엇인지,
세습이 통과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투표 당일까지도 절차에 관한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버스에서 나오는 매연 때문에 시위대가 마스크를 쓴 모습입니다.
시위 방해가 어렵게 되면서 일부 교인은 혼잣말하듯 시위대를 비난하고 지나치기도 했습니다.
"남의 교회가 세습하든지 너희가 무슨 상관이야."
"아휴, 너나 잘하세요."
"왜 남의 교회에 와서 지X이야?"
"대통령도 아버지와 자식이 하는데, 목사만 안되는 거냐?"
"원래 교회는 아들에게 물려주는 게 맞는 거 아닌가?"
반면, 어떤 교인은 격려하는 내용이 담긴 메모를 슬며시 건네주고 가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가끔 시위를 방해하려는 교인이 나타났지만, 경찰이 이내 제지했습니다.
오후에는 박득훈 공동대표가 시위에 합류했습니다.
경찰 협조를 받아 잠시 교회 앞으로 시위 장소를 옮기기도 했습니다.
저녁예배를 앞두고, 김삼환 목사가 식사하러 나왔습니다.
일부 시위대가 김삼환 목사를 향해 회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자 일부 교인이 흥분하면서 시위대를 향해 돌진했습니다.
흥분한 교인들은 아버지 목사와 아들 목사의 얼굴이 담긴 피켓을 특히 모욕으로 여기는 분위기였습니다. 해당 피켓을 파괴할 듯한 기세로 달려들었습니다.
옆에서 대기하던 경찰이 황급히 개입하면서 누군가 다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분위기는 잦아들었지만,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김삼환 목사가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나왔습니다.
방인성 공동대표가 김삼환 목사에게 다가가 '세습을 무산시켜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습니다. 김삼환 목사는 방 목사의 손을 잡고 '목사님만큼 깊이 고민하고 있다, 기도하겠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방인성 목사는 근처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해가 지면서 하늘이 어두워졌습니다. 명성교회는 주일 저녁 찬양예배를 시작했습니다.
지각한 교인들의 행렬은 한동안 계속 이어졌고, 시위도 이어졌습니다.
가로등이 있어 주위가 어둡지는 않았습니다.
거리가 한산해지고 나서는 기도로 시위를 마쳤습니다.
주일이었음에도 약 30명이 오셔서 함께 피켓을 들어주셨습니다.
긴 시간 참여해주신 각 교회 교인 여러분이 계셔서 감사했습니다.
이날 공동의회에서는 변칙 세습안을 가결시켰습니다.
투표는 OMR 카드로 진행했다고 합니다.
교인들은 구역별로 앉은 다음, 서로 무릎이 닿는 거리에서 찬반 표기했다고 합니다.
표기한 용지는 구역장이 거둬 갔다고 합니다.
OMR 용지는 접으면 사용할 수가 없으므로, 펼쳐진 상태로 가져갈 수밖에 없습니다.
비밀투표 원칙이 사실상 무색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명성교회는 세습을 결의했습니다.
앞으로 김하나 목사와 새노래명성교회의 반응은 무엇일지,
노회와 총회의 대응은 어떠할지,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