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스케치] 평양노회 2차 재판 앞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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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6-01-19 17:16 / 조회 181 / 댓글 0본문
전병욱 목사 성추행 문제가 언론에 처음 보도되기 시작한 것이 2010년 무렵이었습니다. 일부 피해자는 인터넷에 게시글을 올려 문제를 알렸고, 어떤 피해자는 용기를 내어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지만, 오늘에 이르기까지 전병욱 목사에 대한 판결은 단 한 건도 나온 적이 없습니다.
이번 노회재판에서는 반드시 1월 27일(수)까지 판결문이 나와야 한다는 점에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노회재판을 지연시키는 일은 이제 없을테니 말입니다.
지난 1월 5일(화)에 1차 노회재판이 진행된 데 이어, 1월 18일(월) 오전에는 2차 노회재판이 열려 침묵시위를 진행하기 위해 노회사무실 앞을 찾아갔습니다.
하루 전에 진행되었던 평양노회장 교회 앞 시위에서는 5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기에, 노회 앞 시위에서는 얼마나 올 수 있을지 기대와 걱정이 앞섰습니다. 여세를 몰아 참여자가 많을 수도 있지만, 평일 오전에 시간을 낼 수 있는 신앙인이 그리 많지는 않으니까요.
아니나다를까, 교회개혁실천연대, 삼일교회, 팟캐스트 <카타콤라디오> 청취자를 모두 다 합쳐도 피켓을 들어준 참여자는 10명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우려했던 대로였습니다. 반면 홍대새교회 교인들은 아침 일찍부터 나와 재판국 사무실 앞 복도에 서 있었는데,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30~40명은 되어 보였고, 나중에 증원되어 더 많은 교인이 도착했습니다. 홍대새교회 교인들은 모두 빈손이었지만, 복도를 가득 메우니 그 자체만으로도 압박감이 상당했습니다. 작년 폭력사태에 대한 기억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위 사진에 나오는 인물 대부분이 홍대새교회 교인입니다. 사진협조 ⓒ최승현
홍대새교회 교인들에 둘러싸여 눈총을 받으면서도 조용히 피켓을 들었습니다. 사방에서 앞을 가리지 말라는 항의가 들려왔습니다.
홍대새교회 교인들은 '지난번에는 그쪽에서 앞을 가리지 말라고 했으면서, 왜 오늘은 그쪽에서 앞을 가로막고 계시냐'고 비아냥댔습니다. 시위대 중 한 사람이 '그렇다면 지난번처럼 복도 벽을 따라 좌우로 나란히 서 있자'고 제안했으나, 홍대새교회 교인들은 '우리가 먼저 왔는데 왜 양보하느냐'고 대답했고, 사방에서 조소가 터져 나왔습니다.
홍대새교회 모 장로는 '여러분이 여기서 피켓시위를 그만두지 않으면 우리도 피켓을 가져오겠다. 정말 가져와도 괜찮겠냐'고 물었습니다. 피켓을 가져오겠다는 말이 왜 위협처럼 사용되는지 이해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어차피 침묵시위인데 서로 조용히 피켓 들고 있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답했지만, 분위기는 갈수록 험악해졌습니다.
더 버티면 정말로 누군가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위대는 '일 층으로 다같이 철수하자'는 홍대새교회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모 여성 교인이 홍대새교회 측이 훨씬 많다는 점을 내세우며 '우리와 일대일로 한 명씩 내려가자'며 비꼬았고, 다른 여성 교인은 개혁연대 사무국장을 가리키며 '돈 받는 사람'이라고 매도했지만, 홍대새교회 측에서 제지하여 갈등이 확대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양측이 철수하는 동안 갈등이 전혀 없지는 않았습니다. 일부 교인들은 시위대를 일부러 밀치는 등 시비를 걸기도 했습니다.
노회재판 때마다 나타나 휴대전화로 꼼꼼하게 시위대의 얼굴을 촬영하던 모 전도사는, 시위대에서 똑같이 동영상 촬영하자 '찍지 말라'며 격하게 항의했습니다. 왜 똑같이 동영상 촬영하는데 하지 말라는 것인지 반문하자, 자신은 홍대새교회 전도사니까 촬영할 수 있다며, '너는 뭔데'라고 도리어 반말로 따졌습니다.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취재진이 몰려들자 홍대새교회 측이 해당 전도사를 말렸습니다.
6층 복도에서 철수한 시위대는 전병욱 목사가 출석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습니다. 이윽고 9시 무렵이 되자 전병욱 목사가 약속대로 나타났습니다. 전병욱 목사는 장로들과의 대질신문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다소 긴장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홍대새교회 교인들은 피켓을 든 시위대의 손을 쳐서 피켓을 떨어뜨리게 하고, 건장한 청년들이 시위대를 향해 욕설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시위대와 홍대새교회 측 교인들은 일층 로비에서 대치를 계속했습니다.
시위대는 로비 한쪽 구석에서 피켓을 들었습니다.
전병욱 목사는 호위를 받으며 6층 사무실로 올랐습니다.
사진협조ⓒ최승현
얼마 지나지 않아 전병욱 목사가 평양노회 사무실을 나와 출입문 앞에서 대기했습니다. 삼일교회 장로들이 출석해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전병욱 목사의 대기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전병욱 목사는 취재진이 몰려 있는 복도 방향을 의식한 듯, 출구 쪽을 등지고 서 있었습니다.
대기하는 시간이 계속 이어지자, 보다 못한 홍대새교회 측 모 장로가 의자를 가지고 와서 전병욱 목사가 앉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얼마 후 삼일교회 측 장로들도 증언을 마쳤고 대질신문을 기다리기 위해 밖으로 나왔습니다. 전병욱 목사만 앉아있는 모양새가 이상하다고 판단했는지, 삼일교회 측 장로들에게도 의자가 제공되었고, 양 측은 함께 노회사무실 앞에서 대기했습니다.
시위대는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6층으로 올랐습니다. 홍대새교회 측과 충돌하지 않도록 피켓을 들지 않고 빈 손으로 갔지만, 시위대를 감시하고 있던 건장한 남성 교인들은 금새 알아차리고는 쫓아와서 제지하고 소란을 일으켰습니다.
일부 홍대새교회 측 남성은 취재기자를 상대로도 행패를 부렸습니다. 취재기자의 사다리에 걸터앉거나, '진짜 기자가 맞느냐, 신분증을 보여주겠느냐, 어느 언론사에서 왔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싸움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소란 때문에 시위대와 홍대새교회 측 남성들은 다시 6층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병욱 목사와 삼일교회 장로들 간의 대질신문은 2시간가량 진행되었습니다. 홍대새교회 교인들은 기다리는 동안 과자를 뜯어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재판이 이제 곧 끝난다며, 웃으며 얘기를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대질 신문이 끝나자 삼일교회 장로들은 곧장 떠났지만, 전병욱 목사는 사무실 출입문 앞을 벗어나지 않고,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처음에 대기했던 모습 그대로 출구를 등지고 섰습니다.
일층에서는 전병욱 목사를 태우고 떠날 승합차가 대기했습니다. 이윽고 전병욱 목사를 경호해줄 남성 부교역자들과 교인 4~5명이 전병욱 목사 곁으로 다가가자, 전병욱 목사는 그제야 몸을 돌리고 발걸음을 옮겨 재판 현장을 벗어났고, 로비를 금방 가로질러 자동차를 타고 떠났습니다.
3차 노회재판 기일은 1월 25일(월) 오전으로 정해졌습니다. 재판국은 다시 한 번 피해자 증언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음 재판에서는 또 어떤 모습으로 전병욱 목사와 홍대새교회 교인들을 마주하게 될지 모르지만, 개혁연대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3차 노회재판 현장도 지켜볼 것입니다. 많이 기도하고 동참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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