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9기 교회개혁제자훈련, "교회와 성평등"(강사: 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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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5-12-01 18:33 / 조회 213 / 댓글 0본문
영등포에 첫 눈이 내린 날 11월 26일(목)에는 9기 교회개혁제자훈련 여섯 번째 시간으로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의 ‘교회와 성평등’ 강의가 펼쳐졌습니다. '교회와 성평등' 강의는 9기 교회개혁제자훈련에 처음 도입된 강좌로 성문제에 무기력한 교회의 모습을 반성하며, 교회가 나아가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준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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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라 목사는 성평등을 ‘정의’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의가 깨지면 평화롭지 못하며 생명이 존중받을 수 없기에 성평등은 생명, 정의, 평화의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기독교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2-30대 여성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2-30대 여성들이 교회에 있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출산과 육아입니다. 교회에 영아실이 있고 그 안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해주지만, 평일에 가사와 직장의 노동으로 육아를 힘들게 감당하고 있는데 교회에 와서까지 감당하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교회 안에서 여성들의 주된 일은 주방봉사인데, 교회에 와서까지 여성들이 봉사를 해야 하는가 라는 인식을 가진 여성들이 많아졌습니다. 여성의 교회 내 역할은 10년 전과 비교하여 변함이 거의 없습니다. 교회 내 고정된 여성의 역할에서 벗어나는 여성들에게 ‘당신은 봉사 정신이 없다. 섬길 줄 모른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여성들에게 평화를 빼앗고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것입니다.
2-30대 여성들이 임신 육아로 인해 교회에서의 생활이 어렵다면 방 하나 마련해주고 여기서 예배드리면 되지 않느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그 시간 육아를 대신할 베이비시터도 필요한 것입니다. 성경공부를 위한 예산에 강사비와 간식비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베이비시터 고용비도 포함시키는 성인지적 관점이 필요합니다.”
“교회 안에서 고정된 여성의 역할과 성차별적 관행은 깊이 뿌리내린 가부장체제로 인한 것입니다. 사회는 많이 바뀌어 가고 있고 교회도 서서히 움직이려고 하고 있지만 여전히 교회 내 남아있는 관행들이 있습니다. ‘남녀는 동역자이다’라는 말은 하지만 교회 안에 힘으로 우위를 점하려는 성폭력·성희롱의 문제가 있습니다. 남성은 지도층을 형성하고 주요의사결정에 참여하지만 여성들은 그것을 수행하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남성은 장로, 여성은 권사의 역할로 성에 따라 역할이 구분되어 있고,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허용하지 않는 교단이 있습니다.
제가 아는 목사님이 지금은 은퇴하셨는데, 그 분이 개척해서 세운 교회의 교우들은 평생 여성 목사님만 보고 자랐습니다. 어느 날 그 교회에 초대 받은 남성 목사님을 보고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어떻게 목사가 남성일 수 있는지 물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시각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예수는 30대 남성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복음서를 통해 2000년 전 30대 남성 청년이 다양한 여성들을 대하는 태도와 대화에서 당시 유대인 30대 남성 청년이 할 수 없는 일을 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에서 이것이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혈루병 여인이 예수를 만졌기 때문에 예수도 부정하게 되었지만 성경에는 비둘기를 가져다가 속죄제를 지내야 한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성령의 감화와 감동을 받은 사람은 하나님의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동시에 이웃에 대한 사랑을 가진 자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세밀하게 돌보시는 것처럼 내 옆에 있는 사람도 돌보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나만 하나님의 돌봄을 느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웃에게까지 확장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돌봄을 받은 사람이 ‘너는 주방에서 일해. 너에게는 다른 역할이 없어’라고 말할 수 없고, 다른 사람이 원하지 않는 성적인 요구를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성령이 이끄시는 대로 생명을 귀중히 여길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것이 교회의 의무입니다. 성평등은 생명·정의·평화와 직결되는 문제이며 사랑의 문제입니다.”
“교회와 노회, 교단 차원에서 성평등 강좌를 세워 알게 하고 익숙하게 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10대 친구들은 학교에서 이런 이야기를 많이 교육을 받습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의 경우 양성평등위원회에서 ‘성 평등을 위한 교회 지침서’를 발간하고, 노회별로 교육을 실시하도록 강제까지는 아니지만 권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임보라 목사는 교회 안에서 성문제와 관련한 이야기를 신뢰를 갖고 말할 수 있고, 믿음을 가지고 들어주는 것 자체가 치유가 되기 때문에 정말 아프고 힘들고 상처받는 사람들을 보듬기 위해서 성평등 의식을 갖추는 것은 필수라는 것을 강조하며 강의를 마쳤습니다.
다음은 수강생들의 소감입니다.
"민감할 수 있는 주제를 부드럽게 개념정리(정의와 평화 생명 살림의 문제라는 것)부터 다시 할 수 있게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조심스럽게 풀어가려고 애쓰신 것 같기도 해요. 동영상을 못봐서 아쉽고 뭐였을까 궁금합니다. 더 많은 분들 함께 했으면 더 깊이 고민하고 교회 안에 남녀를 이해하는 시간이었을텐데 그것도 아쉽습니다."
"한국 교회의 끊임없는 문제이자, 고민인 교회의 성평등에 대하여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성평등 문제에 대하여 정말 많은 기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다음 주는 일곱 번째 시간으로 '대안적 교회운동 - 새로운 교회는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정성규 목사의 강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