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활동소식

[사임편지] 다윗의 편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5-09-02 16:03 / 조회 346 / 댓글 0

본문

98691b5003fc0df2c56ea423817b5fe6_1756796578_8901.jpg
 


안녕하세요. 김다윗입니다.

‭ ‭

2024년 12월, 처음 개혁연대에 인사드리며 “부족하지만 하루빨리 조직에 도움이 되는 구성원이 되겠다”는 다짐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그 시간을 마무리하며 작별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 ‭

돌아보면 이곳에서 많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기자회견, 보도자료 작성, 총회 참관, 내란과 탄핵, 교회 앞 시위 등 이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씩 배워나가며 한국교회 개혁운동의 현장에 직접 발을 딛고 서 있을 수 있었습니다. 낯설고 버거운 순간도 많았지만, 그 속에서 한국교회의 현실을 더 깊이 바라보게 되었고 신앙과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 ‭

특히 제게 가장 무겁게 다가왔던 일은 ‘교회상담’이었습니다. 교회 내에서 갈등과 억압, 불의로 인해 아픔을 겪고 연락을 주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목회자의 권위적 행태, 세습과 재정 비리, 교인들 간의 갈등, 부당한 징계 등 각양의 문제로 인해 신앙과 공동체에 상처를 입은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상담을 받으신 분들 중에는 눈물을 쏟아내며 자신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털어놓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

때로는 도와드릴 수 있는 상담도 있었지만, 역량이나 구조적 한계 때문에 끝내 뚜렷한 해결책을 드리지 못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 마음이 가장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얼마전 세월호 기도회 때 한 분이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는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어디에도 말할 곳이 없어 억눌려 두었던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순간 개혁연대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더욱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교회의 문제로 고통받는 이들을 향해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상담을 통해 배웠습니다.

‭ ‭

개혁연대는 제 신앙과 삶에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무너진 교회 속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고 정의와 공동체를 포기하지 않으려 애쓰는 분들을 보며 오히려 배우고 도전을 받았습니다. 반대로, 교회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권력 남용과 불의 앞에서는 더 큰 분노와 아픔을 느꼈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저를 더욱 깨어 있게 만들었고,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성 어거스틴의 말이 여전히 오늘의 과제임을 실감했습니다.

‭ ‭

이제는 개혁연대 활동가의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교회 개혁의 과제와 그 길은 제 마음에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제가 서 있는 자리에서 작은 목소리로나마 교회의 변화를 향한 길을 함께 이어가고 싶습니다. 

‭ ‭

그동안 부족한 저를 격려해 주시고, 함께 교회 개혁의 꿈을 꾸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도 영국에서 한국교회의 사회와 개혁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 ‭

개혁연대는 교회 개혁을 위한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내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는 중요한 공간입니다. 개혁연대의 활동이 중단되지 않고,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기도와 후원으로 함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김다윗 드림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