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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총회 참관기] 예장 합동 총회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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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5-10-05 18:51 / 조회 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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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회원_참관장면.jpg


김태완/교회개혁실천연대 회원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가 주관하는 교단 참관 활동에 처음으로 참여했습니다. 서울 인근 지역이었으면 가볍게 다녀올 예정이었는데, ‘대구라는 이야기를 듣고 5초간 고민했습니다. 먼 거리도 그렇지만, ‘예장 합동총회를 참관하는 게 불편해서였습니다.

예장 합동은 제겐 애증의 대상입니다. 아무 연고 없는 교단에 대해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 게 과잉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교회에서 가장 크고, 많은 목사와 교인들이 있는 그 교단의 모습이 부정할 수 없는 한국교회의 현실이라고 생각하면, 저의 이런 감정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총회가 열린 대구 반야월교회에 도착하자마자 교회 벽에 걸린 커다란 현수막이 보였습니다. 거기에는 예장 합동 총회 100주년 슬로건이 적힌 현수막이 있었습니다. 모두 세 가지 슬로건이었는데, 그 중 제 눈을 끈 것은 회개와 반성이라는 문구였습니다. 무엇을 회개하고 반성할 것인지, 총대들은 알까? 회개와 반성의 결과는 무엇일까? 등등의 의문이 들었습니다.



예장합동_100회총회_현수막(회개와반성).JPG

몇 걸음 걸어가다 보니, 홍대새교회 교인들이 보였습니다. ‘전병욱 목사는 죄가 없고, 삼일교회 모 장로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총대들이 지나가는 길에 서있더군요. 저의 어머니뻘로 보이는 분들의 눈에는 이것이 옳다는 확신이 가득했고, 부교역자들은 마치 진리를 수호하는 군인처럼 당당하고 거침없었습니다.



예장합동_홍대새교회_피켓.jpg

바로 앞에는 삼일교회 교인들이 있었습니다. 전병욱 목사의 면직을 청원하는 피켓을 들고, 총대 한 사람, 한 사람을 붙들고 얘기하는 교인들의 목소리에 간절함이 가득 묻어있었습니다.


예장합동_삼일교회피켓.jpg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제가 앞에서 봤던 총회 슬로건 회개와 반성이라는 문구와 현실이 상반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병욱 목사의 성폭행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음에도 이에 대한 무관심과 침묵, 더 나아가 옹호하는 모습은 죄에 대한 헤이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914일과 15일을 참관하면서 이런 감정은 더욱 커졌습니다. 회개와 반성은, 요즘 말로 안드로메다로 보낸 현장이었습니다. 그 절정은 은급재단의 납골당 매입아이티 구호 헌금 사용의 문제였습니다. 두 사건은 모양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돈에 대한 탐욕과 이기심입니다. 아마 10년 동안 두 사건이 해결하지 못한 이유가 이 두 마음 때문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입니다.

총회장은 이 사건을 처리하는데 무척 곤혹스러워 했습니다. 그 사건에 관여했던 이들이 적지 않았고, 해당 행위자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그들을 옹호하는 총대들도 있었습니다. 해당 행위자의 명단을 공개해서 권징을 해야 함에도, 명예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언성과 보고서 내용이 잘못됐다는 성토와 당사자들의 소명을 들어야 한다는 발언들로 총회 장소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당사자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자신에게 죄가 없음을 강변했고, 총대들은 그들을 비판하고, 심판하는데 급급했습니다. 거기에는 회개와 반성은 없었습니다. 은급 재단과 아이티 구호 헌금은 모두 교인들의 피와 땀이라는 상식적인 사고가 있다면, 최소한 교회와 교인들에 대해 잘못했다, 미안하다는 말은 했어야 합니다.

참관했던 당시에는 이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일정에서 해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회개와 반성의 목소리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한국교회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변화 없는 회개입니다. 그것이 총회 현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예장 합동 총회 참관 활동을 처음, 그리고 짧게 경험한 제가 말하기에는 너무 오만한 말이긴 합니다만, 변화와 개혁과는 전혀 상관없는 예장 합동 교단의 모습을 보며 회의가 밀려왔습니다. 이런 활동 하나하나가 너무 작아 보였고, 힘없어 보여서입니다. 그럼에도 개혁연대가 매년 하고 있는 이 참관 활동은 계속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매년 수고하고 노력하는 개혁연대 활동가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참관기를 쓰는 내내 생각나는 문구가 있어 나눕니다.


모두 잠들었습니다. 어둠속에서 그들의 기척을 듣습니다.

오래지 않아 날이 밝을 것입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


- 황정은, <계속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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