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참관기6] 통합총회를 참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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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4-09-29 23:23 / 조회 207 / 댓글 0본문
제 99회 예장통합 총회 참관 후기
권종현(숭실대학교, 새맘교회)
1. 예장통합 총회를 참관하게 된 계기
저는 숭실대학교 학생으로 새맘교회에 다니고 있는 기독 청년입니다. 저는 2011년부터 각 교단의 총회 결과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총회 시즌만 되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총회 관련 기사를 지켜보면서, 때로는 ‘한기총 탈퇴’(2012년 통합, 백석, 합신)나 ‘세습 금지법 통과’(2013년 통합, 합동) 또는 ‘동방번개 이단’(2013년 통합), ‘베리칩 666설 배격’(2013년 합동) 같은 좋은 결의가 내려졌다는 소식에 기뻐하며 감사드리기도, 때로는 불미스러운 소식에 근심하거나 심지어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각 교단별 총회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에 올해 2014년에는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의 참관단에 합류하여 직접 현장에서 참관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2014년 9월 22일부터 25일까지 압구정동 소망교회당에서 진행된 제 99회 예장통합 총회를 참관하였습니다. 저는 이번 총회 참관을 위해 9월 셋째 주를 통째로 들어다 바쳤습니다. 24일과 25일에는 하루 종일 소망교회 본당 2층에서 총회를 참관하였으며, 23일에도 잠깐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밤늦게까지 총회를 참관하였습니다. 나흘간의 총회를 참관단의 일원으로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면밀히 참관한 소감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많은 아쉬움 가운데 여러 면에서 비록 작지만 찬란한 희망을 보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또 좋았던 점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2. 총회 현장에서 목격한 좋았던 점들과 발견한 희망들
1) 클래스를 자랑하는 탁월한 인프라
다른 교단의 총회에선 찾아볼 수 없는 탁월한 인프라 덕분에 총회가 굉장히 잘 진행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총회 현장 맨 앞에 걸린 스크린입니다. 스크린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회무 순서와 발언하고 있는 사람의 이름 및 직책이 자막으로 뜹니다. 또한 총대 발언 시간에는 현재 발언 중인 총대의 이름과 직책 및 소속 노회가 역시 자막으로 뜹니다. 참관을 하거나 발언을 듣는 입장에서는 현재 발언하고 있는 총대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고, 또 발언을 하는 입장에서는 자신의 이름과 소속이 그대로 뜨므로 보다 책임감 있는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탁월한 장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마이크 개수가 98회 총회에서 12개였는데 이번에는 14개로 늘어났다는 점도 굉장히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마이크의 개수가 많으면 발언하고자 하는 총대가 어느 곳에 있든지 쉽게 마이크에 접근해서 발언을 할 수 있는 반면, 마이크의 개수가 적으면 마이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앉은 총대는 발언을 하기가 상당히 불편할 것입니다. 이번 통합측 총회에서는 마이크 개수를 14개로 늘림으로써 통로마다 앞뒤로 각각 2개씩 마이크가 설치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마이크가 멀어서 발언하기 불편한 총대는 없을 정도로 모든 총대들이 마이크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마이크 개수를 늘린 것은 정말 탁월한 조치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총대가 발언을 시작한지 2분 30초가 되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며 3분이 지나면 마이크가 자동으로 꺼지는 시스템도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특정 총대가 계속해서 마이크를 붙들고 길게 발언을 하는 것은 결코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발언 시간을 3분으로 제한하고 3분이 지나면 마이크가 꺼지도록 한 조치는 정말 탁월한 발상입니다. 총대 입장에서도 4분 30초가 되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니까 발언을 정리하고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높이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음향, 조명, 촬영 등등은 제가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서 자세히 평가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괜찮았고 큰 불편함은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총회 장소가 다름 아닌 소망교회당이었다는 점도 들고 싶습니다. 총회 장소를 예배당으로 사용하는 ‘소망교회’가 어떤 교회인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총회가 개최된 ‘소망교회당’ 건물 그 자체는 굉장히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 총회를 진행하기에 굉장히 좋은 점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지상에서 계단을 거치면 바로 예배당으로 연결된다는 점 때문에 총회 현장에 출입하기가 편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인프라 면에선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2) 총회장과 임원진의 원활하고 차분한 회의 진행
첫째 날 회무의 일부를 맡아 보신 98회 총회장 김동엽 목사님, 총회장직을 승계 받은 99회 총회장 정영택 목사님과 부총회장에 선출된 채영남 목사님 및 박화섭 장로님 모두 회무 진행을 차분하고 원활하게 잘 해 주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총회장은 가톨릭의 교황이 아닙니다. 총회장은 철저하게 성경적 리더십에 입각하여 총회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중재하는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그래서 총회장을 영어로 하면 moderator인 것입니다(자막에도 그렇게 떴습니다). 군림과 지배의 세상적 리더십이 아니라 낮춤과 섬김의 성경적 리더십으로 총회를 잘 이끌어 가는 것이 총회장의 본분이라는 점에서, 이번 회무를 진행한 네 분(김동엽, 정영택, 채영남 목사님과 박화섭 장로님)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우수한 성경적 리더십을 선보였습니다. 기독교 안티들 가운데는 각 교단의 총회장이 무슨 가톨릭의 교황이나 이단, 사이비 집단의 교주마냥 혼자서 권력을 장악하고서 교단을 떡 주무르듯 쥐락펴락하는 존재라는 오해가 팽배해 있습니다. 이번에 회무를 진행하신 분들은 모두 개혁교회에 걸맞은 성경적 리더십을 잘 보여 주셨습니다. 정영택 총회장님뿐만 아니라 채영남, 박화섭 부총회장님도 돌아가면서 사회를 맡아 회무를 진행하셨는데 이것 또한 상당히 좋은 현상입니다.
또한 임원진도 아주 열심히 회무를 잘 진행해 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서기 박봉수 목사님은 부서기석과 총회장석, 부총회장석을 분주히 오가면서 서류를 전달하거나 보고를 하는 등 정말 열정을 다해서 직무에 헌신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수시로 총회장석에 올라가서 보고를 하는 장면이 스크린에 잡혔는데 정말 열심히 직무를 수행하시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고 감명 깊었습니다. 서기 김순미 장로님도 회무 진행 발언을 차분하게 잘 해 주셔서 참관하는 입장에서도 현재 어떤 회무가 진행되고 있는지 잘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임원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직무를 수행하면서 회의 진행을 잘 이끌어 주었습니다.
3) 세습 금지를 위한 구체적인 헌법 조항 마련
세습은 철저하게 자기 탐욕과 이기심에 입각하여 하나님을 대적하고 나선 결과 나타나는 것입니다. 세습을 저지르는 것 자체가 그 배후에 하나님과 함께할 수 없는 탐욕과 이기심, 그리고 우상숭배가 깔려 있습니다. 더욱이 예수님을 머리로 하는 교회는 특정인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인이 되시는 하나님의 것이므로 세습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됩니다. 기업도 아니고 교회를 세습을 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교회의 주인을, 교회의 머리를 자처하고 나섰다는 뜻입니다. 이는 교회의 머리 되시는 예수님을 부정하고 하나님의 영광에 도전을 하는 심각한 죄악입니다. 교회는 특정인의 소유가 아니므로 세습의 대상이 될 수가 없기에, 교회 세습은 그 자체로 교회를 통해 자신의 영광과 주권과 현존과 통치를 드러내시는 하나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일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 세습은 오직 예수님만이 교회의 머리가 되므로 교황과 교회의 교도권 따위는 인정할 수 없다는 개혁교회의 정체성에도 어긋납니다. 교회를 세습한다는 것 자체가 예수님이 아닌 목회자를 교회의 머리로 간주하는 가톨릭적 발상입니다. 그러므로 교회 세습은 총회 차원에서 엄격하게 금지되어야 합니다.
2012년에 기감 교단은 한국 교회 최초로 세습 금지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리고 2013년에는 서울노회 총대 이수영 목사님(새문안교회)과 서울동노회 총대 최삼경 목사님(빛과소금교회) 두 분이 집중적으로 세습 금지법을 제안한 덕분에 통합 교단에서도 세습 금지법이 통과가 되었습니다. 같은 해에는 합동 교단에서도 세습을 금지하기로 헌의가 되었습니다. 교회 세습이 본격적으로 문제시되기 시작한 90년대 말 이후 10여 년 동안,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과 주권과 현존과 통치를 드러내고자 교회 개혁과 쇄신에 힘쓴 수많은 진실한 기독인들의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해 고신 교단에서는 (경기노회 총대로 들어간 세반연 공동대표 오세택 목사님의 헌신적인 노력 속에서도) 1년 더 연구하기로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으며, 통합과 합동 교단에서도 구체적인 세습 금지법 시행을 위한 헌법 개정 등등의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측면에서 2014년도 각 교단의 총회에 대하여 상당히 많은 관심이 갔는데, 통합 교단이 구체적인 헌법 개정을 통하여 주요 교단들 가운데 가장 만족스러운 열매를 맺었기에 정말 기쁘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른 교단들을 살펴보면 고신 교단의 경우 (역시 올해도 총대로 들어간 오세택 목사님의 노력 속에서도) ‘경각심 고취’ 수준에서 그치고 부결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총회 차원에서 세습에 대해 경각심을 고취시키기로 했다는 점에서 부분적이나마 열매를 맺기는 했지만 세습을 금지하는 구체적인 헌법 개정안은커녕 ‘세습을 금지한다’는 선언조차도 없었기에 정말 아쉽기 그지없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