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문]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고, 절대 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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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3-12-20 17:53 / 조회 297 / 댓글 2본문
국정원의 불법적 대선 개입을 규탄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촉구하는 종교계의 시국 선언과 집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필두로 한, 일부 보수 개신교 지도자들은 국정원 개혁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 종교인들을 국론 분열 세력으로 규정하고, 편파적이고 권력지향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에 본 단체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촉구하며 아래와 같이 시국선언을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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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고, 절대 망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지 벌써 1년이 되었지만, 갈수록 그 정통성에 대한 논란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정책과 노선이 서로 아무리 달라도 선거에 의해 일단 정권이 세워지면 이를 수용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아름다움이라면, 1년째 이런 소란이 계속되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불행한 사태가 왜 계속되고 있는지 더 깊이 성찰해야만 할 것입니다.
첫째, 정권의 계속되는 정통성 시비는 자업자득입니다.
국가기관인 국정원에 의한 선거개입 의혹은 대선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사가 진행되면서 그것은 단순한 의혹이 아니라 분명한 사실이라는 것이 드러났고, 더구나 국정원 뿐 아니라 국군사이버사령부와 적지 않은 공무원조직도 개입된 매우 심각한 탈선임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해당기관은 단 한 번도 이를 제대로 인정하고 반성하거나 고치려는 진정성을 보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를 지적하는 정당한 주장들을 ‘대선불복’이라 꾸짖고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종북세력’으로 몰아붙였습니다. 심지어 이전 정부 남북 최고 책임자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행한 합의마저 정쟁의 도구로 끌어들여 남북관계까지 파탄시켰습니다. 또한 선거개입에 대한 엄정한 수사의지를 보였던 전 검찰총장, 수사책임자 등을 몰아내고, 진보정당과 시민단체, 노동조합 등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모든 세력들을 종북으로 몰아 없애버리려는 무리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러한 대통령의 독선과 정부여당의 무책임한 광폭질주행위가 당선 1년이 지나도록 정권의 정통성을 스스로 부인하는 자업자득을 낳고야 만 것입니다. 이러한 사태는 누구보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긋지긋한 악몽과 같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불법을 암묵적으로 방조하고, 정당한 요구를 탄압하여 자신이 지켜야할 헌정질서를 스스로 부인한 대통령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할 것입니다. 대통령과 정부는 종북의 위험을 소리 높여 외치지만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북한을 비난하는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우리체제가 도덕적, 가치적 측면에서나 권력의 운영방식에서나 북한보다 월등히 나을 때 지켜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라도 불법대선 개입에 대해 명백히 밝히고,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책 마련, 해당 기관 개혁에 앞장 서 스스로 적법한 대통령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은 스스로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수호할 자격이 없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는 불행한 운명에 처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정치와 사회에 대한 기독교의 일차적 임무는 절대 권력에 대한 견제입니다.
하나님은 온 세상을 선하게 창조하시고, 지금도 정의와 평화, 사랑으로 다스리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도 그러한 하나님의 선한 성품을 본받아 정의와 평화, 사랑으로 정치해야 합니다. 그러나 막상 정권을 잡은 인간 통치자들은 언제나 더 많은 권력과 기득권을 누리고 스스로를 숭배하려는 어리석은 시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선지자들은 그럴 때마다 절대 권력을 비판하고, 부정부패와 억압에 저항하는 하늘의 메시지를 선포했습니다.
눈앞의 권력 위의 더 참된 권위를 인정하는 종교는 지금도 그러한 예언자 정신을 가지고 정치와 사회를 감시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최근 천주교, 개신교, 불교와 원불교 등 주요종교지도자들이 현 시국을 우려하며 대통령의 자격까지 문제 삼은 것 역시 정당하다 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기독교인들은 박정희 시대에 대한 윗세대의 향수에 의존해 인간우상화를 부추기고, 정당한 반대의 목소리를 힘으로 억압하며 정치권과 온 사회를 한 목소리로 획일화하려는 절대 권력의 징후가 성경의 경고메시지와 무관한 것이 아님을 인식합니다.
그러나 슬프게도 지금껏 교회 안팎의 온갖 기득권을 주도하고 기생했던 일부 교계 단체와 지도자들은 아합과 예레미야 시대 종교지도자들처럼 예언자로서의 사명은 망각하고, 권력의 절대화를 방조하고, 정당한 비판을 오히려 비난함으로써 성경과 상관없는 권세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주장하듯이 그들이 정말 보수신앙의 수호자라면 한 권력자를 우상화하며 절대 권력을 추구하고, 불법과 부정을 감추고 권력 유지의 도구로만 삼으려는 태도만큼은 분명히 지적하고 바로 잡는 데 함께 힘을 보태야 할 것입니다. 정치권력도 종교권력도 자신들의 정당성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엄연한 사실 앞에 우리는 두려운 마음으로 서야할 것입니다.
<우리의 주장>
하나,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불법, 부정선거를 감추거나 정당화하려 하지 말고, 이미 확인된 사실 앞에 깊이 참회하며,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책임자처벌과 기관개혁에 온 힘을 기울여라.
하나,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대선불복이라고 호도하거나 자신들과 의견이 조금만 달라도 종북 세력으로 매도하며 탄압하는 패권정치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교회의 거룩성과 나라의 건강성보다는 자신들의 기득권과 종교권력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 온 일부 교계 단체와 지도자들은 하나님과 역사 앞에 참회하며, 정의와 평화, 사랑의 회복만이 지금 위기의 대안임을 공감하고 참회와 개혁의 큰 길에 함께 협력하라.
하나, 그러나 정치와 종교의 금도를 넘어 불법을 묵인하고 정당한 요구를 힘으로 억압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권력의 정당성은 상실되며 국민적, 교회적 더 큰 저항을 면치 못할 것임을 명심하라.
2013년 12월 20일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박종운·백종국·방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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