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기대했었지만 아쉬움만 남은 총회(서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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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3-10-01 11:36 / 조회 232 / 댓글 0본문
기대했었지만 아쉬움만 남은 총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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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 총회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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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7회기 예장합동 총회를 생각하면 탄식부터 나온다. '용역 총회', '가스총 총회'라고 불러졌던 총회는 결국 파행으로 끝이 났었다. 당시 총회는 파행되었지만 총회 정상화를 위해서 많은 분이 노력을 했었다. 그러나 98회기 총회가 시작하기도 전부터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97회기와 관련된 헌의안들을 실행위에서 모두 돌려보냈다는 소문이었다. 그 헌의안에는 황규철 총무의 해임 건과 정준모 총회장의 징계에 대한 헌의안이었다. 총회 임원들은 지난 97회기 때의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 머릿속이 복잡했고 혼란스러웠다. 그래도 한편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임원들은 개혁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 할지라도 총회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이 지난 1년 동안 있었고, 작년 총회의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분들이 그 안에 분명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수많은 생각이 오고 가는 가운데 총회 현장에 도착했다.
본회의장 출입 금지
총회 현장에는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장사꾼들이 우글거렸으며 제자교회 성도들이 피켓을 들고 있었다. 1층 로비에 들어갔을 때 본회의장 입구에는 "총대 외 출입 금지"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첫째 날은 본회의장 안에는 들어갈 수 없었으며, 2층의 창과 작은 모니터를 통해서 참관할 수 있었다. 둘째 날부터는 참관단들도 들어가서 참관할 수 있었으나 <마르투스> 기자들은 밖으로 쫓겨났다. 자신들을 향해서 비판의 소리를 내는 기자들을 출입 금지시킨 것이다. 자신들의 향한 비판을 한다고 교단 언론까지 탄압을 했던 그들이 아니던가? 이렇게 비판의 소리에 귀를 닫는 총회 모습 속에서 기대를 했던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미성숙한 회의 진행
총회장의 비민주적인 총회 모습은 해마다 보던 모습이기 때문에 놀라울 것은 하나도 없었다. 총회장은 회의 진행 방법조차 헷갈려했다. 동의 재청을 받지 않고 가부를 물으려고 한다거나, 동의 재청만 받고 가부를 묻지 않고 넘어가기도 했다. 그리고 가부를 물을 때 때때로 "예"와 "아니요"가 모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니요"라는 소리에는 귀를 닫았다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심지어 가부를 물을 때 "예"와 "아니요"가 모두 나왔는데 "예"가 목소리가 더 크면 "예가 아니오보다 많습니다. 가결되었습니다"고 말을 하기도 했다. 가부 묻는 것을 다수결 표결을 붙인 것으로 알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총회 넷째 날 오전 제자교회 성도들의 본회의장 점거로 인해서 회의가 혼란에 빠지기도 했었다. 회의장이 혼란이 빠졌을 경우 의장은 회의를 정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그러나 오전에 정회 선언하면서 오후 7시 30분까지 정회를 한 것은 너무한 것이었다. 회의는 얼마 남지 않았으며 처리해야 할 안건들은 많이 남아 있었다. 회의장을 점거한 제자교회 성도들을 밖으로 내보내는데 먼저 힘을 썼어야 했으며 최대한 빠르게 앞당겨서 속회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너무 오랜 시간 정회가 된 가운데 최고 수혜자는 황규철 총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기대를 했었지만 아쉬움만 남은 총회
첫째 날 회의장 안에 들어가지 못한 우리들은 1층 로비에서 피켓 시위를 했었다. 그 피켓에는 황규철 총무 해임과 정준모 전총회장 징계 세습방지법 제정 등의 글귀가 쓰여 있었다. 피켓 시위를 하면 보통 방해하는 사람들이 어디를 가나 있었다. 그 자리에서 못 하게 몰아내거나, 욕설을 하고, 피켓을 빼앗고 심지어 폭행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그런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나가는 총대들이 피켓 문구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응원과 격려를 하기도 했었다. 총대들은 글귀들에 동의를 하고 있었으며, 이 문제들을 꼭 해결해야 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는 듯했다. 그런 총대들의 눈빛 속에서 작은 기대를 가질 수 있었다.
이런 기대 가운데 특별한 논의는 없었지만 '세습방지법'이 통과가 되었다. 그리고 97회기 총회 파행 사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정준모 총회장을 너무 쉽게 용서했다는 것과 황규철 총무의 해임 건이 다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133개의 헌의안을 돌려보낸 것은 사실이었고, 긴급 동의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받은 사람은 없었다. 이들은 지난 97회기 총회 문제점들의 중심에서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이들에 대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 대단히 아쉬움이 남는다.
그뿐만 아니라 목회자 윤리 강령이 채택되지 않았다는 것 또한 아쉽다. 현재 한국교회에 수많은 문제점들을 가진 가운데 신뢰를 잃고 있다. 수많은 성도가 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점들 특히 목회자의 성 윤리, 재정 비리 등으로 인해서 상처 받고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교단 목회자들의 비윤리적인 모습 때문에 총신신대원에 입학하는 것조차 꺼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목회자들이 거룩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회개하고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어야 했다. 그러나 한 총대가 "이런 선언을 하면 법 규정이라는 절대성에 매이게 된다"는 말도 안 되는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선언서가 법 규정으로서 절대성을 가지지는 않는다. 선언서를 통해서 언제나 자기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은 총회
이렇게 총회는 파해졌다. 솔직히 황규철 총무가 해임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유감이다. 안명환 총회장은 황규철 총무를 해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어떤 총대의 말대로 여기까지가 한계인가?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시작인 것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총회장은 한 달 내로 황규철 총무를 해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나는 그의 말을 일단 믿어 보고자 한다. 그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보면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오늘은 비록 이렇게 끝이 났지만 누가 아는가? 내일은 조금 더 나은 예장합동 총회가 될지 말이다.
서동진 / 교회개혁실천연대 회원, 어울림성경나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