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활동소식

[후기] 11월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월례기도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3-11-21 20:50 / 조회 178 / 댓글 0

본문

re 044.jpg

11월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월례기도회가 지난 18일(월) 저녁 7시 30분, 개혁연대 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추운 날씨지만, 한분 한분 모이셔서 김밥도 나누고 사랑의 나눔 찬양을 부르며 기도회를 시작했습니다. 김종미 실장님이 11월 한 달동안의 개혁연대 활동소식을 전하고, 다같이 사무국과 집행위원, 상담소, 한국교회를 위해 합심하여 기도하였습니다. 이번 함께드리는 기도에서는 특별히 여의도순복음교회(조용기 목사 일가 재정비리)와 사랑의교회(새성전 입당문제)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현장의 소리는 **교회 *** 집사님께서 목사님의 독단적 운영과 재정비리에 대해 문제제기한 후 어려움을 겪은 이야기를 나눠주시고, 교회문제상담소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었다는 고백을 해주셨습니다.

re 069.jpg

11월의 메신저는 손은정 목사님(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을 모셨습니다. 손 목사님은 ‘노동과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영등포산업선교회는 1950~60년대 한국사회가 산업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장으로 모여드는 것을 보고, 공장이야말로 선교의 황금어장이라는 생각으로 공장에 들어가 열심히 전도하고, 예배드리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러던 중 장시간 노동, 열악한 노동환경, 임금체불 등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보고, 1968~1972년에는 기존의 전통적인 선교방식에서 노동조합을 통한 산업선교로 운동의 방식을 전환하게 됩니다. 그러자 도시산업선교회를 줄여서 ‘도산’이라고 불렀는데, ‘도산이 들어오면 도산한다’라는 말이 유행하며 이 운동은 정부와 기업들의 눈에 가시가 되었습니다. 1970년대 군사독재 시절, 선교활동이 감시와 통제를 받게 되자 소그룹을 활용해 노동자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이러한 역사를 이어 영등포산업선교회는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센터 설립과 책자 발간, 해고 노동자와 가족들을 위한 정서지원 프로그램 운영, 현장 방문 및 기도회 등을 활발히 펼쳐가고 있습니다.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는 차별과 고용불안은 성서가 가르쳐주는 기본 소득이 보장되는 사회와는 거리가 먼 모습입니다. 마태복음 25장의 포도원 품꾼의 비유에서 아침 9시에 온 사람이나 오후 5시에 온 사람이나 똑같이 받은 한 데나리온은 주기도문의 핵심인 ‘일용할 양식’입니다. 루터는 이를 하나님의 ‘기이한 공의’라고 했다고 합니다.

손 목사님은 신대원 시절 봉제공장에서 6개월간 경험한 육체노동이 지금하고 있는 목회나 정책기획 등과 같은 정신노동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힘이 들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사회는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의 소득격차가 심각하고 육체노동을 경시하는 인식이 많이 있어 이러한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 첫 번째 기도제목이라고 나눠주셨습니다. 이어서 기륭전자 사태와 같이 아직도 열악한 영세사업장의 노동자들과 식사시간,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고 임금체불에 쉽게 노출된 청소년 알바생들의 노동환경 개선과 노동권 보장을 위해 기도를 요청하셨습니다. ‘노동’이 빛날 수 있는 우리 사회가 되기를, 노동 자체가 기도요, 신앙하는 삶이라는 것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끝으로 영등포산업선교회가 출판한 비정규노동선교 핸드북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에 실린 김은선 집행위원의 기도문을 다같이 읽고 기도회를 마쳤습니다.

주님, 오늘의 서러움과 내일의 불안을 돌보아 주소서

하나님, 우리가 우리 손발을 움직여 일하게 하시고 수고하며 일한 것으로 먹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일찍이 이 땅을 살아온 많은 백성들은 땅을 갈고 씨를 뿌리며 땀 흘려 먹을 것을 얻었고, 적은 식량에도 감사할 줄 알며 굶주린 이웃과 나눠 먹을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할 줄 알았습니다. 고단하나 평화롭고 힘겨우나 떳떳한, 정직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 지금 우리는 서럽습니다. 전과 다르지 않게 정직하게 일하지만 떳떳하지 않고 전보다 훨신 고되게 움직이지만 평화롭지 않습니다. 무엇 때문입니까? 무엇이 우리를, 땀 흘려 일하는 우리를 서럽게 만드는 것입니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이름을 잃었습니다. 노동자라는 이름, 흔하고 흔한 이름이던 노동자라는 이름을,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가 일하고 있는 동안에 소리 없이 빼앗겨 버렸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우리를 계약직, 파견노동자, 특수고용직, 비정규직 등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부터 우리 일상에는 늘 불안함이 친구처럼 따라붙었습니다. 일을 해도 불안하고, 조금만 실수해도 불안하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불안하고, 침묵해도 불안하고, 다쳐도 아프다 말할 수 없고 힘들어도 쉬겠다 말할 수 없는 시간이 겨우 겨우 지나갔습니다.

우리는 내일이 불안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계약이 해지되거나 해고되어도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내일이 불안합니다. 또한 오늘이 서럽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서로 다른 옷을 입고, 같은 일을 하지만 다른 월급을 받으며, 힘들다 말해도 우리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지 않는 세상 때문에 서럽습니다.

주님, 우리가 다시, 당당하고 떳떳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우리가 다시, 수고하고 땀 흘리며 보낸 시간으로 인정받으며 서로를 신뢰하게 하여 주십시오. 주께서 매일 아침 출근길에 드리는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매일의 간절함을 받아 주시고 오늘의 서러움과 내일의 불안함을 돌봐 주옵소서. 그리하여 해가 지면 평화로운 마음으로 퇴근하게 하시고, 한낮의 수고로 족한 그날의 밤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맞을 수 있도록 해 주옵소서.

우리의 형편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주께 간구 드리니, 먼 옛날 이스라엘 백성의 울음을 들으셨듯 이 땅에서 신음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울음을 들으시고 주의 공의로 우리의 눈물을 씻어 주옵소서. 우리와 함께 우시며 우리와 함께 고난을 받으시는, 불의를 미워하며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 064.jpg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