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힘녀 프로젝트] 9강 "여성과 사회2: 한국교회안에서의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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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3-07-18 11:00 / 조회 2,034 / 댓글 0본문
나, 세상, 교회를 밝히는 밝힘녀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여성지도력강좌가 9주라는 긴 시간을 달려 마지막 마침표를 찍게 되었습니다. 이번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매주 참석자들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강의였던 백소영 교수님의 “한국교회 안에서의 여성”은 가장 많은 참석자 분들이 함께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백소영 교수님은 최근 “엄마되기, 힐링과 킬링사이”라는 책을 출간하시며, 바쁘게 활동하시는 여성신학자 중 한 사람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강의는 ‘모성’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모성은 과거에는 어떻게 이해되어 왔는지, 현대여성에게 어떤 의미인지 함께 고민하고 생각했습니다.
백 교수님은 처음, 인류학에서 원래라는 것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원래 그런거야’ 라는 것들을 의심해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럼 의미에서 모성이란 본능일까, 사회적 구성일까? 교수님은 모성에 대한 전제, 또는 엄마에 대한 이미지는 원래 그런 것이 아니라, 특정한 문화 안에서 생성된 것일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쩌면 과거에는 모성으로만 여성을 규정하고, 다른 정체성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억압했던 것일까 란 질문이 생겼습니다.
역사적으로 여성은 스스로 자신을 바라보기 보단, 남성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았습니다. 여성은 가정에서 남편을 기쁘게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육아에 집중해야 할 것을 강요받아왔습니다. 과거 터툴리안과 어거스틴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터툴리안은 “하와가 너 자신이라는 것을 모르느냐? 하나님의 이미지인 남성을 망가뜨린 너. 살아라! 그리고 비난받아라.”고 했고, 어거스틴은 “오직 어머니됨 말고 여자가 무엇에 더 쓸모 있는지 모르겠다.” 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과거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여성은 오랜 기간 거대한 폭력에 당해왔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부장제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여성이 계몽되기 보단, 아이를 낳고 육아에 몰두하도록 강요해왔던 것입니다.
종교개혁 이후 여성에 대한 인식은 조금 부드러워졌습니다. 청교도들은 결혼을 신성한 축복으로 여겼고, 배우자 사이를 종속적인 관계에서 영적 파트너십으로 인정했습니다. 조금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여성으로 하여금 모성에 더 몰두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여성의 진정한 정체성을 ‘어머니’로 한정하고, 이를 선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인식했습니다. 기독교적으로 선한 여성은 남편을 잘 보좌하고, 아이를 신앙적으로 바르게 키우는 것이라고 여기게 되었습니다. 이런 흐름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 미국의 유명한 가정사역자 엘리자베스 조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혼여성이나 어머니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은 그들이 남편과 자녀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고 가족들을 위해 가정을 관리하는 데에 영적, 육체적, 정신적 노력의 취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다. … 당신은 직장을 가질 수도 있지만, 진정한 당신의 삶은, 당신의 진정한 우선순위는 가정에 있다.” 한국의 여신도는 철저히 희생과 사랑, 봉사와 헌신, 겸손, 자기 낮춤과 같은 현모양처의 삶이 기독교적 덕목과 맞물리면서 스스로 내면화 해왔습니다.
현대 여성은 극단적인 모습으로 나뉘게 됩니다. ‘전문엄마’가 되거나 ‘탈성적 전문가’(모성을 완전히 대체시킨 기혼여성) 됩니다. 또 육아는 전적으로 엄마의 책임이 되면서, 아이의 성공이 곧 엄마의 능력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성패는 오로지 엄마의 능력이 되면서, 여성에 대한 세미나는 대부분 엄마로서의 역할, 아이를 어떻게 교육할지에 대한 세미나가 주류를 이루게 됩니다. 현대 가정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이 극단적으로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생산과 소비의 역할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아버지는 밤낮없이 일을 하게 되고, 육아는 엄마의 전문영역이 되었습니다.
우리 가정의 또 다른 모습은, 신자유주의적인 경제구조 안에서 평생직장이 없어지고 끊임없이 인력이 대체되기 상황에서 자기계발에 몰두하게 됩니다. 맞벌이를 하는 전문직 여성은 엄마로서의 역할과 직장에서의 역할 동시에 요구받는 괴로운 현실에 처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여성으로서 이런 현실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수강생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백 교수님은 첫째로, 자신을 인식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어떤 존재이고, 무엇에 행복감을 느끼는지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만약 아이를 사랑하고, 육아하는 것에 자신의 재능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또 제도적으로 육아에 행복감을 느끼는 여성들에게 공동육아를 맡겨 이를 전문영역으로 세워줄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고, 와인과 함께 그동안의 소회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은 가부장적인 집안에 자라서, 남성에 대한 알 수 없는 적개심을 가졌었다고 하신 분도 있었고, 그동안 여성평등성에 둔감했던 자신을 고백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수강생의 대부분은 사회나 타인들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으로 여겨왔던 것에서, 자신의 주체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강의평가서를 정리해보니, 강의의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하반기에는 기독여성지도력 심화과정이 있습니다. 기본과정을 이수하신 분 중 함께 기획회의에 참여하겠다고 자원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잘 준비해서 더 좋은 강좌로 뵙겠습니다.
나, 세상, 교회를 밝히는 밝힘녀 프로젝트는 하반기에도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