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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F 교회개혁스터디] 후기 2, 3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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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3-05-14 10:22 / 조회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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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스터디 5월 모임 후기


                                                                                  송주은(강원대로스쿨 4기)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 6;8)”

 
교회개혁 스터디는 정말 제가 기대하고 바라던 모임이었습니다. 한국교회의 여러 가지 부정적인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생각하는 것을 시도해 보지만 별로 고민하고 싶어 하지 않는 제 자신을 보곤 했고, 이러한 현실과 대안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공동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게 큰 이변이 없는 한 평생 갖게 될 타이틀인 ‘법률가’ 직업군의 공동체에서도 이러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모임이 생긴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첫모임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지난 4일에 있었던 두 번째 모임을 기대하면서 기다렸습니다.

 

사실은 ‘법률가’와 ‘교회개혁’에는 별 상관관계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목회자의 자녀로 자랐기 때문에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해 바라볼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했을 뿐, 이것이 제 비전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머릿속을 채웠으면 좋겠다는 지적인 고갈이 있었기에 이 스터디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지식인이자 평신도로서 가져야 할 기본 소양을 다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저의 지식적인 고갈을 구교형 목사님의 ‘한국교회의 현실’ 강의에서 많이 채울 수 있었습니다. 한국교회가 해방 이후 ‘이미’ 사회의 주류 집단이었다는 점이라든지 친 종교적인 정부가 들어설 수밖에 없는 이유 등은 제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었는데, 뿌옇게 알고 있었던 것들이 마치 개안하듯이 머릿속에서 차곡차곡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최근 차별금지법, 목회자 소득세 납부 등 여러 가지 법률적 이슈들이 많이 대두되는 시기에 사실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어떻게 그 문제를 바라보아야 할지 몰라 애써 무관심하기도 했던 제 모습 또한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번 모임에 참석한 뒤로 법률가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구교형 목사님께서는 양형기준, 목회자 소득세 납부, 차별금지법, 양심적 병역거부제 등 여러 가지 고민해볼 수 있는 주제들을 던져 주셨고, 백종국 교수님의 강의에서는 실제로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회의 모범정관>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새로웠습니다. 선지자적 마음을 가지고 꼭 당신들의 메시지가 주류가 되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부딪치고, 고민해보는 모습에서 큰 도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법률 전문가로 필드에 나갔을 때 이러한 정관을 작성하고, 교회 내의 의사결정에서의 민주화(당회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평신도 중심의 회의체 결성)를 이루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소망함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문제이고, 한 순간에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솔직하게 제가 느끼기에는 이미 우리나라의 많은 대형교회들이(제가 모르는 중소형 교회의 문제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만 일단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생각이 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백종국 교수님의 강의에서 가장 ‘아!’하고 정신이 번쩍 들었던 것은, 언젠가는 저와 제 또래들과 같은 세대가 우리 CLF 공동체를, 법률가 직업군을, 대한민국을 이끄는 세대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이 현재의 교회가 ‘어딘가 잘못되었다’라고 느끼고 있다면 우리가 조금 더 자라 중년이 되었을 때 그러한 패러다임이 조금은 바뀌어 있지 않을까요? 다만 우리가 초심을 잃지 않고, 맘몬과 권력의 종이 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그러할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현실을 알게 되면 분노함과 속상함이 함께 몰려오긴 하지만, 그래도 저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교회의 현실을 깊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평신도가 깨어 있어야 교회가 산으로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혼자서 '개혁'을 원하며 분투하기보다는 공동체가 함께 감당해야 하는 일입니다. 여러 면에서 ‘법’이라는 것은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중요한 인프라인데,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는 교회 내에서도 그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교회개혁 스터디에서 만난 한 사람 한 사람이 반갑고 제게 이러한 공동체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각자의 삶의 무게와 스토리가 다 다르지만, 좀 더 하나님 보시기에 기쁜 교회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소망함들이 제게 와 닿았습니다. 아직은 서로 잘 모르는 분들도 많지만 이 스터디에서 계속 교제하며 함께 하나님 나라를 꿈꾸길 원합니다.

 

몇 년 전 필립 얀시의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이라는 책을 아주 감명 깊게 읽었는데요, 정확한 구절이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의 골자는 ‘교회가 아무리 잘못된 것 같아도 우리는 그 교회 공동체를 버릴 수 없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복음>이 기반이 된 내 공동체이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입니다. 연약함이 많은 우리를 들어 쓰시는 하나님께서 우리 각 사람을 통해 한국교회를 더욱 더 하나님 성품과 닮게 변화시켜 가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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