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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 참관기] 높은 성을 쌓은 성(城)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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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2-09-27 08:06 / 조회 1,67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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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성을 쌓은 성(城)총회 
예장합동 교단 총회 참관기, 교단 개혁 바람이 불길 기대한다

                                        서동진 / 교회개혁실천연대 회원
 
합동총회의 참관은 약간의 긴장을 가지고 갔다. 참관전 용역을 동원하여서 출입을 통제한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었다.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비와 바람이 심한 가운데 총회 시간에 거의 맞춰서 현장에 도착했다. 성명교회 입구에는 "기자 출입 금지"라는 글씨가 한 눈에 들어왔다. 용역들은 정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구뿐만 아니라 로비에서 겹겹으로 서서 통제를 하고 있었다.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45인승 버스 4대에 나눠서 타고 왔다.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을 때는 사진을 찍지 말라는 말과 함께 욕설을 내뱉는 이들도 있었다. 창피한 일이었다. 총회 설립 100주년, 제97회 총회라는 큰 현수막을 걸어 놓은 교회 입구에서 일어나는 일은 한국교회사에 큰 오점을 남기고 있었다. 기자들의 출입까지 막는 합동총회는 성(거룩할 聖)총회를 한다고 말을 하고 있지만 높은 성을 쌓으며 신도들과 소통을 막는 성(성 城)총회를 하고 있었다.

기자들의 출입을 막으면서까지 총회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라는 생각에 잠겼다.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싶은 것일까? 기자들의 눈을 피할 수는 있어도 하나님의 눈은 피할 수 없을 텐데 말이다. 기자들과 참관단은 총회장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 항의를 했지만 지시받은 바 없다면서 출입을 막았다. 총회 입구를 막고 있는 저 용역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저들 중 분명히 기독교인들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목사의 자녀도 있을 수도 있다. 용역들과 실랑이를 하면서 항의를 하는 가운데 너무나 창피했고 부끄러웠다.

도대체 저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잠시 뒤 회의장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소식이 들려왔다. 안에서 많은 분이 용역을 동원한 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면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노래주점 출입의 논란 속에서 의혹이 밝혀지지 않은 정준모 목사를 총회장으로 추대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의 목소리가 컸지만, 이기창 목사는 정준모 목사를 총회장으로 추대하자면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날치기로 통과시켰다는 소식은 어이가 없었다. 약 1500여 명의 총대가 모인 자리에서 100여 명도 되지 않는 이들이 박수를 치고, 여기저기서 "아니요"라고 외치는 목소리에는 귀를 막고 통과를 시킨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황규철 목사가 총회장 안에서 가스총을 꺼내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총회장 안에서 총이 등장한 것은 1938년 9월 9일 제 27회 조선예수교장로회총회(총회장 홍택기 목사)가 있던 평양서문밖교회 이후 처음일 것이다. 당시에는 신사참배 문제를 날치기 통과하기 위해서 일본 순사들이 무장을 하고 동원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총대 중 한 명이 총을 소지하고 있었고 그 총을 꺼내든 것이다.

이렇게 아수라장을 만든 합동 총회는 저녁 시간부터 용역을 철수하고 기자들의 출입을 허용했다. 하지만 참관단들의 출입은 여전히 통제했다. 그리고 기자들이 출입을 했다고 해서 취재하는 데 자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총회장 안은 1층과 2층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기자석은 2층에 있었다. 기자들은 언제든 취재를 위해서 1층에 내려갈 수 있으며 그 누구도 막을 수 있는 권리도 권한도 없다. 그러나 기자들이 1층으로 내려가는 것을 막았으며, 동영상 촬영을 하는 것 역시 막았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 총회를 참관하기 위해서 둘째 날 아침 총회장으로 향했다. 둘째 날에는 출입이 자유로웠다. 모든 용역들이 철수했고, 기자 출입 금지 푯말도 뗐다. 노래주점 출입 논란 가운데 총회장이 된 정준모 목사는 회원 점호를 생략했고, 그의 회의 진행은 불도저 같았다. 정 목사는 안건에 대해서 찬성 반대자들에게 모두 공정하게 발언권을 준 것은 정말로 보기 좋았다. 그러나 그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총회장은 자신이 원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는 데 주력했다. 찬반 의견이 뜨거울 때 거수로 표결을 붙이기도 했지만 그 수를 제대로 헤아리지도 않고, 총회장의 직감으로 어느 한쪽을 밀어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찬반 의견을 모두 들은 후에 자신에게 발언권을 달라고 요청한 후에 자신의 의견에 동의 제청을 묻고 가부를 물으면서 통과시켰다. 물론 여기저기서 "아니요"라고 외쳤지만 듣지 않았다.

이와 같은 일은 내가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수요일 오전까지 계속되었다. 서울로 올라온 뒤로도 합동 총회에 관련된 기사들을 살피면서 관심을 가졌다. 안타깝게도 총회장 안에서는 마지막 날까지도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황 총무의 불신임 긴급동의안 등 많은 안건들이 남아 있는 가운데서 총회장은 총대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총회를 강제로 폐회했다. 폐회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임원들은 모두 자리를 떠났고, 교회는 소등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장로교 설립 100주년 그리고 제96회 총회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저질이었다.

한국교회의 장자 교단이라고 자청하는 합동총회의 앞날이 걱정되었다. 그러나 총회 현장에서부터 총회 이후를 살펴보면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나님께서는 이번 총회장에서 벌어진 악을 통해서 선한 일을 준비하고 계시다는 것을 느꼈다. 총회 첫째 날 용역을 동원하고, 정 총회장의 노래주점 논란 가운데 날치기로 총회장으로 추대하고, 황 총무의 가스총 사건, 그리고 강제로 총회를 폐한 것에 대해서 총대들은 '이건 아니다'고 느끼고 있는 듯했다. 총회 이후 총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140개 노회장들이 모여 비상 총회 소집, 총죄장 불신임 건, 총무 해임 건, 총회 정상화될 때까지 상비부 활동 중지, 노회 상회비 및 각 교회 세례 교인 헌금 납부 유보 등 다섯 가지 안건을 결의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이번 사태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이분들의 마음과 행동을 높이 평가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합동총회는 용역을 동원해서 높은 성을 쌓는 성(성 城)총회를 하였지만 개혁의 바람을 기대한다. 총회가 정상화되고 성(거룩할 聖)총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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