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활동소식

사랑의교회 건축 반대 1인 시위자 김지훈 씨 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0-02-25 14:58 / 조회 2,601 / 댓글 1

본문

사랑의교회 모범 청년이 '돌아 버린' 이유

"성도 여러분, 건축 찬성은 세속, 불법, 양 도둑질에도 찬성하는 겁니다"

2010년 02월 24일 (수)

김지훈

▲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김지훈 씨.

제가 가족과 사랑의교회를 다닌 지는 오래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안수집사, 어머니는 권사이십니다. 저는 유년부, 초등부, 중고등부를 거쳐 대학부까지 다녔습니다. 제게 "교회를 얼마나 다녀 보고 건축을 반대하냐"고 묻는 분들에게 좀 뻥을 섞어서 "저보다 오래 교회 다닌 분들은 장로님이나 권사님밖에 없을 걸요"라고 대답하기도 했습니다.

오래 다닌 것뿐 아니라 열심히 했습니다. 중고등부는 대충 다녔지만 고3 때 고생하면서 신앙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재수생 때는 2003년 당시 장안의 화제였던 40일 특별 새벽 기도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서 예배 시간에 동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때 고3부에서 동판을 받은 사람은 저를 포함해 두 명이었습니다. 대학부 와서는 리더, 봉천동 공부방 팀장, 월간지 편집장, 엘더(소그룹 리더들의 리더)까지 했습니다. 바울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바리새인 중의 바리새인'이었습니다.

"구원은 아무나 받아도 축복은 아무나 받을 수 없습니다"

이런 제가 건축을 반대하게 된 계기는 작년 11월 7일 토요 새벽 기도회에서 들은 임석웅 목사(부산 대연성결교회)의 설교 때문이었습니다. 전형적인 '성전 건축' 동원 설교였습니다. 성도가 빚을 내 건축 헌금을 했더니 아들 사업이 대박 나더라, 교회당을 크게 지었더니 교인이 그만큼 들어차더라는 식이었습니다. 설교는 수익률 두 배에 안전성을 보장해 주는 '성전 펀드'에 들라는 금융 광고처럼 들렸습니다. '천국행 티켓'도 사은품으로 나오는…. 옥한흠 목사님이 여전히 올라오시는 사랑의교회 강단에 어떻게 저런 저질 기복 신앙 설교가 선포될 수 있는지 화가 났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 목사가 설교를 마치고 내려간 뒤에 오정현 목사가 강단에 올라와 한 말이었습니다. 오 목사는 "구원은 아무나 받아도 축복은 아무나 받을 수 없습니다"라고 숟가락을 하나 얹었습니다. 저는 기도하시는 부모님을 남겨 두고 교회당을 나왔습니다. 오 목사는 성도들에게 '성전 건축'의 불을 붙이려고 그 목회자를 초청했겠지만, 제게는 ‘건축 반대'의 불이 붙었습니다.

교회 앞에서 <뉴스앤조이> 나눠 주면 영업 방해?

그 길로 평소에 죽이 맞던 대학부 친구들과 건축 반대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청년부 선배들과도, 네이버 블로그에 건축을 반대하는 글을 써서 오정현 '백기사단 단장님'의 응징을 받은 교인분과도 이어졌습니다. 저는 <오마이뉴스> 인턴 기자로,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득훈·백종국·오세택)에서 공동 주최한 '사랑의교회 건축, 어떻게 볼 것인가' 포럼을 취재한 기사도 썼습니다. 조회 수가 이틀 만에 6만을 넘겼습니다.

곧바로 역풍을 맞았습니다. 사랑의교회 부목사 한 명이 제 어머니를 만나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쓴 사람이 제가 맞는지 확인한 것입니다. 그 목사는 제 어머니도 건축에 반대하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 그날 어머니는 집에 와 드러누우셨습니다. 어머니는 작정했던 건축 헌금 액수를 1,000만 원대에서 1억 원대로 올리셨습니다. (사랑의교회 목회자, 성도님. 제가 1인 시위를 했다거나, <뉴스앤조이>에 시위 후기를 썼다는 사실을 이번만은 제 어머니께 알리지 말아 주세요. 제 어머니 심장 안 좋으십니다.)

자의 반 타의 반 대학부 엘더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제가 <뉴스앤조이> 사랑의교회 특집호를 교회 앞에서 돌리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대학부 담당 목사가 토요일 리더 훈련 시간에 저를 불렀습니다. 담당 목사는 "네가 사랑의교회 리더십으로 건축에 반대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엘더를 그만두던가, 건축 반대를 그만둬라"고 했습니다. 저는 건축 반대를 계속하겠다고 답했고, 담당 리더 소그룹 기간을 3개월 남겨 둔 시점에 엘더를 그만둬야 했습니다. 어떤 엘더는 "리더나 엘더가 교회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으면 누가 하느냐"며 저를 격려했습니다.

다음날 <뉴스앤조이>를 50부 정도 나눠 주다가 제지당했습니다. 교회 사유지가 아닌 교회 옆 빌라 앞길에서 나눠 줬는데도 말입니다. 다른 친구는 나눠 주던 <뉴스앤조이>를 목사에게 빼앗기기도 했습니다. 목사는 저를 제지하면서 "식당 앞에서 그 식당 음식에 문제 있다는 전단을 나눠 주는 행동이 영업 방해인지도 모릅니까? 이것도 같은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유 재산 강탈보다 영업 방해가 문제인지는 제가 법학 전공이 아니라 모르겠습니다. 그 목사는 법을 전공했나 봅니다. 율법 말입니다.

오정현 목사, "평당 600만 원 넘으면 건축 안 한다"

부러우시겠지만, 저는 오정현 목사님을 직접 만나는 영예도 누렸습니다. 오정현 목사님 파워가 장관급 정도 되지 않습니까. 지난 1월 10일 건축 관련 공동의회가 있기 하루 전인 9일 토요일 오전에 교회 측에서는 오 목사를 포함해 부목사, 장로 등 총 6명이 나오고, 성도 측에서는 기자, 변호사님, 대학부원 3명 등 총 6명, 다 합쳐서 십여 명이 교회에서 만났습니다. 모임에 같이 간 제 친구는 "내일이 공동의회니까 반대하는 사람들 모아서 공개 질의 같은 돌출 행동을 하지 못하게 단속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했습니다.

오 목사님은 대화 중에 "평당 600만 원 넘으면 건축 안 한다"고 했습니다. 즉, 부지 비용을 합친 건축비가 2,434억 원을 넘으면 건축을 안 하겠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오 목사님이 건축비를 줄일 수 있는 비결은 재미있는 계산법에 있었습니다. 헌물은 건축비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성도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명 회사를 하는데, 교회당에 들어갈 LED를 원가가 4억 원이면 인건비만 받고 1억 원에 해 준다는 예시도 친절하게 들어 주셨습니다. 새 교회당에 피아노를 헌물하려고 하는 성도들은 줄을 설 것이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너무 아깝습니다. 건물이랑 땅도 헌물로 받으시면 1,000원으로 새 교회당 지을 수 있었는데요.

직원이랑 웃으면서 악수하지 말 걸

지난 2월 20일 교회 정문 앞에서 한 시간가량 1인 시위를 했습니다. 그날은 햇볕이 따뜻하고 봄기운이 완연했지만 교회 정문 앞에는 인상을 쓰고 표정이 어두운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사진에는 제 표정도 심각하게 나왔는데 이건 햇빛에 눈이 부셔서 그랬습니다.

제게 말을 거신 교인은 총 세 분이었습니다. 다들 연세가 지긋하셨습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어디 있는 거요?"
"주일에 주일학교 계단이 어떤지 한번 와 보고 말하세요."
"우리 교회 교인인가요? 긍정적인 면을 봐야죠."

교인이 제게 말을 걸면, 사랑의교회 커뮤니케이션실에서 나온 직원이 교인을 제지했습니다. 저를 '보호'해 주는 걸로 생각하고 고마운 마음에 시위를 끝내고 웃으면서 악수를 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생각하니 저를 '보호'해 준 것은 성도들이 격한 발언을 하면 기사로 인용돼 나갈 것을 계산한 조치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세속화와 불법과 양 도둑질에도 찬성하시겠습니까?

1인 시위가 끝날 때쯤, 교회 직원이 저를 '보호'해 준다는 생각에 용기가 생겼는지 교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슬금슬금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개혁연대가 사랑의교회에 보낸 공문에서 침묵시위라는 방식을 명시해 놓았기에 하고 싶은 말을 삼켜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 지면을 빌어 사랑의교회 당회와 목회자와 성도님들께 호소합니다.

사랑의교회 성도 여러분, 여러분이 건축에 찬성하실 수도 있고 반대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건축을 반대하는 목소리에는 얼마나 귀 기울여 보셨습니까? 사랑의교회 목사님들이 말하는 건축의 좋은 점만 듣고 건축을 찬성하지는 않으셨습니까?

건축 찬성은 단지 주일학교 아이들이 더 안전해지는 것과 더 많은 불신자가 교회에 오도록 하는 데 찬성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건축 찬성은 그동안 사랑의교회가 명운을 걸어 왔던 '한 사람 철학'을 버리고 돈과 크기로 승부하는 세속적인 '글로벌 철학'을 따르는 데 찬성하는 것입니다. 건축 찬성은 공동의회를 하지 않고 담보 대출을 받은 불법에 찬성하는 일입니다. 건축 찬성은 사랑의교회의 성장을 위해 수백 개의 중소형 교회를 제물로 바치는 데 찬성하는 일입니다. 여러분이 건축을 찬성하시려면 이런 세속화와 불법과 양 도둑질에도 찬성해야 합니다. 그래도 건축에 찬성하시겠습니까?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