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로 5시간을 달려 울산에 도착. '명촌'이라는 동네로
가면 총회 장소인 우정교회가 보인다는 간단한(?) 조언을 듣고 택시를 탔다. 아니나 다를까, 명촌에 진입하자 우주선 같기도 하고
UFO 같기도 한, 주변 건물과 전혀 조화를 이루지 않고 우뚝 서 있는 우정교회를 발견했다. 건물이야 그렇지만, 교회의 사역만큼은
지역 사회와 조화를 이루길 바라는 마음으로 교회로 들어섰다.
작년 제주 합동 총회를 방문했을 때 '사전 접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첫날 회의장에 입장하지 못했었다. 그래서인지 접수처로 접근하며 살짝 긴장이 됐다. 너무나 흔쾌히 참관을 허용하며
명찰과 자료집을 배부해주었다. 지난 6년간 꾸준히 활동했던 교단 총회 공대위의 성과가 아닐까 자평하며 점심 식사를 마쳤다.
시작부터 총대 자격 시비
회의 시작. 시작부터 이경원 목사 등의 총대 자격
문제로 논쟁이 시작됐다. 총대 자격에 관한 문제는 작년에도 회의 시작부터 큰 갈등을 야기했던 문제였다. 자격을 줘서는 안 된다는 쪽의
주장은 이경원 목사가 총회를 상대로 사회 법정에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며, 이는 91회 총회 결의에 따르면 총대 자격을 3년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경원 목사 측의 주장은, 이미 91회 총회의 결의가 사회 법정에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고, 헌법 어디에도 그런 조항이 없기 때문에 자격을 정지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런 배경을 총회
현장에 참석하기 전 신문 기사를 통해 알고 있었다. 만약 사전에 알지 못하고 회의장에 참석했다면, 전혀 이런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회의장에서는 '회의'를 한 것이 아니라 '싸움'을 했기 때문이다. 고함, 삿대질은 물론이고 몸싸움으로 소통하는
회의를 보고 있자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가하면 박수치시오!"
그런데 총회장이 총대들에게 묻는다. '동의하는 분들은 박수를 치라'는 것이었다.
많은 총대들이 박수를 쳤다. 물론 박수 소리와 함께 항의 목소리 역시 높았음은 물론이다. 사실 수많은 의원들이 반대를 해도 '가하면
예 하시오'라고 묻고는 의사봉을 두드려 통과시키는 이런 모습은 총회장에서 생소한 것이 아니다.
의장이 가부를 묻는 이런
행위는 개교회의 공동의회나 제직회에서도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의장의 권한이 너무나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가 갈등에
휩싸이게 됐을 때, 다수 교인들의 정당한 요구도 이 권한으로 묵살시키는 경우가 너무 허다하다. 가부를 물었을 때, '아니오'라는
답변이 나와도 무시되는 것이 일반인 것이다. 매우 부당한 일이다.
회의를 정회한 후, 어느 기자가 소감을 물었다.
'몸과 마음이 불편하다'고 대답했다. 앉으면 앞좌석에 무릎이 닿는데다가 과잉 냉방으로 쌀쌀한 회의장에 장시간 앉아서 진흙탕 싸움을
보고 있자니 몸살 기운이 느껴졌다.
불편한 심신으로 숙소로 돌아오며 이런 생각을 해봤다. 과연 이들에게 소통과 합의를
끌어내는 수준의 민주적 회의를 기대해도 되는 걸까. 민주적인 회의라는 것은 오랜 기간 훈련을 통해서 몸에 배어야 한다. 그런데 이분들은 그것에 대해 몸에 배지 않았을 뿐 아니라 무지한 듯하다. 총대들에게 민주적 회의진행에 관한 교육과 훈련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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