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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총회 참관기] 착한 목사보다는 시대의 예언자가 돼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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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09-10-12 19:27 / 조회 2,2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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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목사보다는 시대의 예언자가 돼주세요
제59회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참관기

입력 : 2009년 10월 01일 (목) 박병철

교회개혁실천연대 총회 참관단을 통해 처음으로 교단 총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신학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총회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간혹 들을 기회가 있었지만, 직접 참석해본 적은 없었다. 총회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았던 탓도 있다. 신학생도 교단 총회에 관심이 없는데, 평신도는 오죽할까? 괜한 책임감도 발동하고, 그동안 다른 사람들을 거쳐 간접적으로 경험했던 총회를 직접 확인해보자는 호기심 탓에 유쾌하게 총회에 참석했다. 게다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고신 측 총회니 더욱 기대되는 자리였다.

이른 아침 일어나 천안까지 이동하는 일은 아침잠이 많은 나에게 감당해야 할 불편함이었다. 그런 점이 오전에 총회에 참석해서 상황을 파악하고 나름대로 평가를 정리하는 데 장애로 작용했다. 그래도 몇 가지 첨예한 안건에 대해서는 긴장된 분위기가 연출되어 나의 집중력을 향상시켜주었다.

목회자들이어서인지 발언과 진행은 무척 점잖았다. "총대에 대한 예와 존경을 보여달라"는 서기의 요청은 인상적이었다. 발언자와 진행자 서로 간의 예의를 지키는 것은 건강한 회의 진행에서 중요한 역할은 하겠지만, 딱히 총대에게만 요청하는 부분은 총회 내의 권력 구조가 자리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첨예하게 다뤄진 안건은 구조 조정이었다. 총회 사무국의 구조를 바꿔서 예산을 절충하고 실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제안이었다. 여러 제안이 오고 갔지만 논의의 흐름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안건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아서인지 논의 진행이 순탄치 않아서인지 알 수 없었지만, 질문자의 질문을 답변자가 회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질문은 꾸준히 동문서답으로 이어졌고, 서로가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전에 다른 총회에서의 완력 다툼에 관한 이야기를 몇 번 들은 적이 있는 터라, 두 세력 사이에 완력이 작용하고 있을 거라는 추측을 하게 되었다. 다른 참관인을 통해 들은 이야기에서 고신 총회 내에서 개혁과 보수의 세력이 나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정회를 제안하거나 발언을 하는 경우, 총회 참가자들의 동의를 확인하지 않고 진행했다. 누군가가 먼저 발언을 하거나 정회를 제안하면 다수가 수긍하고 따르는 인상을 주었다. 총대들 사이에 서로에 대한 양보와 배려가 작용하는 듯하다. 목회자들의 성품이 갈등보다는 이해와 양보를 미덕으로 삼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많은 안건이 처리되기보다는 유보되었다. 첨예하게 대립될 수 있는 안건이나 문제는 논의보다 서로 갈등을 피하려고 적당한 선에서 논의를 피해가는 인상을 주었다. 교회의 일이라는 게 모두의 합의를 얻어 느린 한 걸음을 걷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자칫 그러한 태도로 인해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흘려보낸다면 이미 총회는 방향 상실의 우를 범한 것이다.

총회 전체적으로 심각한 갈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기존에 총회에 대해 가지고 있던 나의 선입견에 견주어 무척 점잖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런 점은 좋은 인상으로 남았지만, 안건에 관해 제대로 다루지 못한 점은 총대들의 역할 태만으로 비쳤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과욕일 수는 있지만, 교단으로부터 위임받은 책임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않을 때, 누군가는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함을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목회자들이 선을 중요시하면서 자칫 착한 목사의 이미지 때문에 시대의 예언자적 역할을 행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이런 위험이 작용할 수 있겠다는 우려가 들었다.

고신에 대한 경험도 적고 한 번의 총회 참석으로 섣부른 판단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럿이 함께 움직인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 일이다. 그러한 일들을 위해 모여 논의한다는 것은 많은 다툼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위험과 어려움을 감당해야 한다. 이런 수고가 역사를 한 발 내딛게 한다. 총회를 통해 이 사실을 좀 더 무겁게 여기고 서로에 대해 진지한 자세로 경청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박병철 부장 /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대학부, 교단총회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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