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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 총회 참관기] ‘특별금지구역’ ‘그들만의 은밀한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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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09-10-13 16:03 / 조회 2,2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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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 총회 참관기]

이른 아침 열차를 타고 천안에 도착하여 택시로 고신 총회장소인 고려신학대학원을 찾아갔다. 산 중턱에 아담하게 자리한 캠퍼스의 잔디광장 한 가운데 CORAM DEO(하나님 앞에서) 란 문구가 새겨진 큼직한 바위덩이가 이곳이 신학교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집에서부터 서둘러 출발을 했었지만, 오전 회의는 참석하지 못하였다. 오전회의가 마칠 때까지 고신역사관을 둘러보며 일행을 기다리던 중, 오전 일정을 마치고 나오는 교단총회공대위 참관단과 합류하여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점심식사를 마쳤다.

‘특별금지구역’ ‘그들만의 은밀한 리그’

내가 생각하는 총회는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총대들만이 갈 수 있고, 그 외는 감히 자유롭고 편안하게 갈수 없는 ‘특별금지구역’ ‘그들만의 은밀한 리그’와 같은 곳으로만 여겼다. 그 뿐만이 아니라 총회 및 총대의 역할이나 책임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었다. 물론 이러한 까닭은 교회지도자들의 정직하고 올바른 정보전달 및 교육이 전무하다시피한 한국교회의 현실과 독선에서 빚어진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는 두 곳의 교단 총회(합동, 기장)가 교단 홈페이지에다 ‘총회실황중계’ 배너를 설치하여 교단의 건강성과 투명성을 위해 애쓰고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들었다. 총회 진행모습이 실황 방송되고 있는데도 삿대질하며 싸우는 목사들의 모습이 그대로 방송으로 공개되고,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총대들의 한심스런 반응들이 여과없이 전파되었다고 한다.

여전히 총회에 임하는 목사들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거나 변하지 않고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주었다. 회의 진행에 관한 교육과 훈련, 총대선정에 있어서 자질문제가 왜 그토록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몇 해 전 고신총회도 ‘총회실황중계’를 시행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말로만 듣던 총회모습을 실황방송을 통해 난생 처음으로 접할 수 있었다. 물론 무척 실망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기대했던 2009년 고신 총회는 교단 홈페이지에 ‘총회인터넷방송’ 링크 코너만 만들어 놓고 폐쇄되어 있었다. 신사참배를 거부한 순교자들의 터 위에 세워진 교단이라고 입만 열면 자랑하고 떠들어 대던 고신교단의 모순된 겉치레 전시행정에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금 매끄럽지 못하고 부끄러운 장면이 방송되더라도 상식적으로 숨기거나 감출 것이 없다면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으리라 여기며 실황중계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후 일정 중 상임위원‧협력위원별로 안건을 논의 결정하는 곳을 참관하였다. 각 노회를 통해 청원된 안건들이 선임된 총대들의 고민과 논의를 통하여 정리되어가는 진지한 모습에서 총회의 존재 목적과 역할을 배우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지적한다면 상임위원․ 협력위원별로 배정된 안건처리 시간이 충분하게 주어지지 않아 태부족한 상태에서 논의 결정되는 과정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리고 전체 회의에서도 더러는 안건이 시작되자마자 총대들의 동의와 재청으로 신속하게 가결 통과 되었다.

발의한 노회의 고민과 아픔들이 너무 가볍고 무성의하게 처리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 교회와 노회의 능력으로 해결하기 힘든 안건이 총회에 청원된 만큼 시간을 연장해서라도 좀 더 깊이 있고 신중하게 조심스럽게 안건들을 다루어야하지 않을까? 건의된 청원서가 곧 전체 교인들의 고민과 고통임을 생각할 때, 과연 하나님 앞이라면 어떻게들 했을까?

CORAM DEO(하나님 앞에서)

총회기간 동안 총회에 등록만 해놓고 행방이 묘연하여, 회의 시간마다 훤하게 비어있는 총대자리를 보면서 여전히 총대들이 스스로의 역할을 성심껏 다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아쉽다.

올 총회기간도 총대 빈자리가 여전했다. 마지막 날(목요일)엔 빈자리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오후 7시경 총회의 마무리 폐회예배시간엔 총대의 5분의 1인 100명도 안 되는 총대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번 총회에 참관하면서 총대들의 수고와 애로점도 알게 되었지만, 직접 내 눈으로 비어있는 자리를 보면서 크게 실망을 했다.

오죽했으면 ‘하나님 앞에서’ 라는 돌비석을 세워놓았을까? 하물며 ‘사람 앞에서’는 빤하지 않을까? 내년 총회에선 총회운영의 방법이 개선되고, 총대들의 진지하고 책임 있는 모습을 ‘실황중계방송’을 통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기라 / 교회개혁지원센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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