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교단총회 참관활동] 교회개혁실천연대 교단총회 참관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5-10-01 14:50 / 조회 299 / 댓글 0본문



교회개혁실천연대 간사로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처음으로 교단총회 참관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참관활동은 교단 총회가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는지를 감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올해 우리는 통합총회의 주제인 “용서, 사랑의 시작입니다”를 변형해 “회개, 사랑의 시작입니다”라는 주제로 기자회견과 참관활동을 진행했다. 나는 이 가운데 합동, 고신, 통합 총회를 참관하며 느낀 점을 기록해 두고자 한다.
장로교에서 합동과 통합은 규모와 영향력 면에서 가장 크다. 그래서인지 이번 총회 역시 충현교회와 영락교회 같은 대형교회에서 열렸다. ‘장자교단’이라는 타이틀은 있지만, 그에 걸맞는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모습은 매년 반복되고 있으며,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첫날 향한 곳은 예장합동 총회가 열리는 강남구 충현교회였다. 교회에 들어서자 검은 양복 차림의 중년 남성 목사들이 광장을 가득 메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사이에서 총신여동문회는 여성안수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물티슈를 총대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는데, 그 대비가 낯설고 불편하게 다가왔다.
기자회견에서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으로 함께 외친 목소리는 총대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동시에 관심을 끌기도 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말이 떠올랐지만, 함께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감사가 더 크게 다가왔다.
올해 합동 총회의 가장 주목할 만한 안건은 “여성 강도권을 허용하는 대신 목사 자격을 29세 남성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총회는 선거 후보자 논란으로 이틀을 허비했고, 정작 이 중요한 안건은 단 몇 분 만에 통과되었다. 실망스러웠지만, 오히려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야 함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다음 날은 예장 고신 총회가 열리는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으로 향했다. 전날 합동 교단의 화려한 규모와 달리, 이곳은 외부인이 보아도 총회가 열린다는 사실조차 알기 어려울 만큼 소박했다. 강당 앞에는 각 교단장들이 보낸 화환이 놓여 있었고, 사진을 찍는 고령의 총대들이 눈에 띄었다. 총대 인선의 폐쇄성을 다시금 체감할 수 있었다.
개혁연대는 기윤실, 고신을 사랑하는 모임, 건강한 교회와 사회 포럼과 함께 “고신총회는 종교탄압 운운하지 말고, 손현보 목사 징계로 교회 명예 회복하라!”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성명서 낭독이 이어지자 일부 총대들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마치 두터운 벽을 마주한듯한 순간이었지만, 오히려 그 순간에도 목소리를 내는 일이 필요함을 절감했다. 이후 저녁 회무 전에는 침묵 피케팅을 진행했다. 무심히 지나가는 총대들도 있었지만, 관심을 보이는 총대들도 있었다. 주최측의 항의로 인해 중단되었지만, 외쳐야 할 목소리를 낸 시간은 충분히 의미 있었다.
이번 고신 총회에서는 손현보 목사의 설교와 관련해서 올라온 세 개의 헌의안이 모두 신학부로 넘어가 1년간 연구하기로 결정되었다. 또한 신임 총회장은 법정 판결을 존중한다고 말했지만, 불구속 재판을 요구하는 성명도 냈다. 교단이 종교탄압 논리에서 한발 물러선 것은 작지만 분명한 변화였다.
이어 나는 사무실에서 온라인으로 예장 통합 총회를 모니터링했다. 통합 교단은 논란이 많았던 총회재판국을 개혁하는 안건을 통과시켰고, 전 총회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총회윤리위원회 신설도 결의했다. 여성 총대 법제화는 부결되었으나, 공천조례 개정 연구가 시작된 점은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하게 했다.
총회를 지켜보며, 교회의 걸음이 사회와 교인들의 기대에 비해 한없이 더디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비민주적 절차, 폐쇄적 구조, 여성의 배제는 여전히 한국교단 총회의 고질적 문제였다. 그러나 동시에, 꾸준한 문제 제기가 제도적 변화로 이어진다는 경험도 했다. 고신 총회는 ‘종교탄압’ 논리에서 한발 물러섰고, 통합 총회는 재판국 개혁과 윤리위 신설을 결정했다. 이는 참관활동의 필요성을 다시 확인시켜주었다.
이번 활동을 마치며 떠올린 성경 속의 한 장면이 있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던 날의 장면이다. 그 날, 아이들과 사람들이 소리 높여 찬송하자 서기관들은 그들을 잠재우라 요구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고 말씀하셨다.
이번 총회에서 함께했던 참관단은 마치 그 돌들과 같았다. 총대들 사이에도 개혁적 목소리가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소리 지르는 돌’이 되는 일이다. 우리의 외침이 더디게나마 교단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 믿는다. 그 길 위에서 내딛는 발걸음을 주님께서 기억하실 것이다.
이해민 (교회개혁실천연대 간사)
- 이전글[행사스케치] 제 3회 제주평화신학포럼 '기억이 불러오는 평화' 2025-10-17
- 다음글[이슈파이팅] 예장합동 110회 총회 앞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 기자회견 2025-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