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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까운 책방 추천도서] 모르고 지나칠 뻔한 책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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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9-11-13 14:07 / 조회 2,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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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책방 추천도서] 모르고 지나칠 뻔한 책을 소개합니다!

김신일 집행위원(대전 가까운책방 대표, 가까운교회 목사)



#1. 『까대기』 저자 이종철, 보리 출판사,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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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운영을 시작한 지 어느덧 2년이 다 돼간다. 책방을 운영하며 예전에는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던 일들을 생각하게 되고, 깨닫게 된다. 먼저 만화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견이 크다는 것. 만화하면 왠지 얕잡아보고 수준 낮은 아이들이나 보는 책(?) 혹은 심심풀이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다. ‘작품성과 예술성이 높은 작품이 얼마나 많은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한번은 엄마와 아들이 책방에 들어왔다. 책방에 들어온 엄마는 아들에게 “아들, 맘에 드는 책 한번 골라봐. 대신 만화책은 안 돼”. 나름 그래픽 노블 전문서점을 표방하는 책방에 들어와서 만화책은 안 된다니….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하나는 유통과 관련된 것이다. 사실 작은 서점들은 직접 출판사를 통하여 책을 공급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내가 거래하는 중간 도서공급회사는 선입금 후 차감하는 방식으로 책을 공급한다. 물론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지만 결제 없이 책을 미리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량도 적고 금액도 적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주문한 책은 택배를 통해 받는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몇 번씩 책을 주문하는 입장에서 택배 일을 하시는 분을 자주 만나게 된다. 택배 물량이 많아서 배달이 늦어질 때는 저녁 9시 가까이 되어서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전날 오전에 주문한 책이 다음날 배달되는 것인데 집에서 편하게 필요한 물건을 받아보는 소비자로서는 생각해 보지 못했던 택배 배달원의 일상을 조금은 엿보게 되었다.

이종철 작가의 만화 <까대기>는 우리에게 어떻게 주문한 물건이 오게 되는지, 그 물건이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동이 필요한지 보여준다. 속칭 ‘까대기’는 택배에서 물건을 상하차하는 작업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가대기’는 창고나 부두에서 인부들이 쌀가마니 같은 무거운 짐을 갈고리로 찍어 당겨서 어깨에 메고 나르는 일, 또는 그 짐을 일컫는 말이라고 하니 ‘까대기’는 ‘가대기’의 변형된 말이라 짐작 할 수 있다.


아무튼 주인공은 만화가 지망생으로 지방에서 올라와 아르바이트로 ‘까대기’일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이제는 일상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택배의 뒷면을 보게 된다. 가령 택배 노동자들은 특수고용직노동자로 분류된다. 지점과 계약한 개인사업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노동자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 택배는 배송만으로는 충분한 수입을 얻기 힘들다. 대략 개당 700~900원의 수수료(부가세 제외)를 받는데 그것만으로는 수입이 충분하지 않다.


당연히 택배 노동자들도 이런 저런 일상을 살아간다. 가령 월요일은 전날인 일요일 물류센터에서 지난주 배송되지 못한 물량만 작업하기 때문에 지점으로 오는 물량도 거의 없다. ‘까대기’도 일이 적다. 다음날인 화요일은 택배 물량이 급증한다. 주말에 주문한 것들까지 포함되어 오기 때문이다.
곧 김장철이다. 절임 배추나 김치를 택배로 주문하여 집에서 누구나 손쉽게 받는 세상이다. 그러나 그렇게 한 번의 클릭이나 스마트폰, 전화 한 통으로 손쉽게 물건을 받는 일은 누군가의 엄청난 노동의 대가로 가능한 일이다. 그 속에도 사람의 만남이 있고 수많은 일상이 벌어지고 있다.

#2. 『공공신학으로 가는 길』 저자 최경환, 도서출판 10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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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성서한국과 함께 성서대전 운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7년이 되었다. 서울에서는 그나마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참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고 나름 의미 있는 일들을 벌이는 기독교 NGO도 많다. 그러나 지방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선교단체는 있어도 기독교 NGO로 활동하는 단체는 거의 없다. 여전히 교회들은 개교회의 성장과 부흥에만 관심이 있고 다른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더군다나 공공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탐색 없이 반동성애 운동이나 편향된 정치적 문제에 교회의 이름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교인들을 동원하는 것을 보면 여전히 당황스럽다.

그런 와중에도 우리나라에서도 나름대로 공공신학에 관한 논의가 점차 활발해지는 것 같아 반갑다.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가고 기독교의 공공성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문제는 종교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가령 새벽기도회나 금요기도회 혹은 주일성수나 십일조, 개인기도와 QT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 여전히 교회는 자신들의 게토 속에서 자신들만의 성을 쌓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럼 뭐가 문제일까? 총체적 복음에 대한 인식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교리에 대한 이해는 관념적이고 피상적이다. 하나님 나라는 죽음 저편 피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 나라는 오늘 이 땅에 존재하는 하나님의 통치이다. 기독교는 현실에 눈감고 주문만을 되뇌는 도피의 종교가 아니다.
교단 헌법의 세습 금지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밀어붙이는 초대형교회의 비상식적 세습과 일반 상식에 반하는 초대형 교회 건축(사랑의교회 건축에는 토지 매입과 건축에만 3,001억 원이 들어갔다고 한다)과 불법 점용(최근 대법원에서 불법이라고 판결이 났다) 등 굵직한 사건들만 들어도 숨이 턱 막힐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앙의 공공성은 무슨 의미를 지닐까? 기독교 신앙은 많은 기독교인이 착각하는 것처럼 교회는 한국사회에 그다지 영향력이 크지 않다. 한국사회는 다종교사회일뿐더러 종교인구 자체가 인구의 50%를 겨우 넘기는 비종교적 사회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사회의 가장 큰 종교 집단은 “무종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공공신학에 대한 논의는 더욱 절실하다. 교회가 이런 사회 현실 속에서 자신들의 목소리에 설득력을 가지려면 그 주장이 어떤 것이든 공공성을 기반으로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아무리 외친들 그게 기독교 밖 다른 이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공공신학으로 가는 길>은 저자 최경환의 말처럼 공공신학을 이론적으로 다룬 책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공공신학을 소개하고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단초로서 의미가 크다.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여전히 생소한 분야인 공공신학에 대한 이해와 논의를 위한 의미 있는 책이 나와서 반갑다. 책의 분량도 200쪽을 조금 넘어서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다. 교회에서 혹은 관심 있는 사람들이 기독교 신앙과 신학이 공공의 영역에서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 함께 읽고 논의 할 수 있는 책이다. 신학생과 목회자뿐 아니라 많은 기독교인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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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호 소식지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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