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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무국장 편지] 사무국장의 소소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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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9-07-29 13:46 / 조회 1,8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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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장 편지] 사무국장의 소소한 이야기

이헌주 사무국장


“예언자의 시각으로 보면 우상은 인간이 만들어 낸 ‘사물’일 뿐이며, 인간은 여기에 자기의 힘을 쏟아부음으로써 자신을 약화시키고 만다.

즉 우리는 자신의 창조물에 복종하며, 그 결과로 소외된 형태의 우리 자신과 접촉하게 되는 것이다. [우상]은 하나의 사물이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소유]할 수 있지만, 아울러 내가 그것에 복종함으로써 [그것]이 [나]를 소유하게 된다.”
-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 중에서


2018년 7월 첫날에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 일하기 시작했으니 이제 곧 꾹꾹 눌러 담은 한 해가 됩니다. 한 걸음 떨어져서 낯설게만 보던 일들을 직접적으로 고민하고 기획하면서 한국교회의 민낯을 대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한국교회를 생각하면서 한국교회가 삼위의 하나님을 대면하고 섬기는 것이 아님을 발견할 때마다 우울함을 떨쳐 버리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신격화된 시장의 이익 앞에서 무기력해진 교회의 모습은 참담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축적해 놓은 돈은 곧 권력이 되기에 돈과 경제 권력을 휘두르는 자들과 빼앗으려는 자들의 사투 그리고 그 사이에서 올곧이 피해자일 수밖에 없는 선한 성도들의 이야기가 한국교회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마음 한쪽의 시림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정치 권력의 숙주에 기생하려는 한국교회의 단면은 존재의 의미조차 저버린 모습이었으며,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려는 작은 마음들을 짓밟는 것이었습니다. 선한 성도들의 탄식보다 한국 사회에서 들려오는 탄식의 소리가 더욱 선명해지는 지금은 말할 수 없는 분노의 마음이 불쑥 고개를 내밀기도 합니다.

우상화된 그것에 복종함으로써 그것이 나를 소유하게 된다는 에리히 프롬의 지적처럼 돈과 권력에 지배를 받는 한국교회는 살아계신 하나님보다 그것들을 더욱 신뢰하고 그것들에 복종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희망]의 숨결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얼어붙은 대지에서도 숨을 틔우듯 그 끈질긴 생명의 이어짐은 한국교회에도 존재합니다. 곧 파산할 것 같은 위기처럼 보이는 이 순간에도 골방에서 엎드려 기도하는 낮은 자들의 기도가 있으며, 광야에서 외치는 자들의 함성도 여전합니다. 남겨진 그루터기의 이야기(사6:13), 우상에게 입 맞추지 않은 칠천인의 이야기(왕상19:18)는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한국교회의 이야기입니다.


한국교회의 내일을 위하여 마음 모아 주시는 후원자들과 관심으로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보내는 희망의 숨결이 바람이 되기를 소망하며, 희망의 바람을 타고 변화와 변혁의 날들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런 희망의 마음으로 또 다음을 준비합니다.



* 소식지 72호 공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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