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득훈 서신] 교회개혁운동에 긴급 수혈을 부탁드립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5-10-19 14:58 / 조회 1,705 / 댓글 0본문
[공동대표 서신]
교회개혁운동에 긴급 수혈을 부탁드립니다!
박득훈 공동대표
며칠 전 사무국으로부터 문자 하나를 받았습니다. 안식월 중이지만 100인 모금을 위한 호소의 글을 써 줄 수 있는지 묻는 문자였습니다. 참 난감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저는 원래 30대부터 소위 페이스 미션(faith mission)에 익숙해 온 처지였기 때문입니다. 성도들에게 구체적으로 재정요청을 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며 사역한다는 신조이죠. 이는 하나님께서 재정을 허락해주시는 만큼만 사역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재정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감당할 수 있는 사역이 있으면 지속하고, 없으면 겸손하게 조용히 물러서는 것입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제가 페이스 미션에 더 마음이 끌리게 된 것은 한국교회의 고질적인 병폐와 깊은 관련이 있었습니다. 사실은 탐욕 때문이지만 주님을 위해 큰일을 한다며 교인들의 주머니를 털어온 교계의 흐름에 깊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저는 동료 그리스도인들에게 헌금을 독려하는 은사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근데 제가 거절하기 힘든 부탁을 받았네요. 아마도 주님께서 이젠 저에게 재정요청과 관련해 지나치게 순결주의적 태도를 버리라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 이렇게 귀한 신앙동역자들에게 재정적 긴급수혈을 호소하는 글을 올립니다. 사실 지난 13년 동안 우리 주님께선 불가능을 가능케 해 주셨습니다. 교회개혁운동엔 웬만해선 재정이 모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여기엔 주님의 놀라운 은혜와 신앙동역자들의 눈물겨운 기도와 수고가 있었습니다. 근데 2010년에 이어 이번에 재정적인 면에서 제법 위급한 상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500만원의 적자가 있었고, 지금 통장의 잔고가 없어 사무국 간사들의 월급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몹시 송구스럽습니다. 지금 한국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렵기에 적지 않은 분들이 종종 생존의 위협까지 받고 있음을 제가 익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개혁연대에 재정적으로 헌신하는 분들은 대부분 자신이 섬기는 교회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좋은 단체들로부터도 늘 도움요청을 받고 있음 역시 알고 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니 형편이 어려우신 분은 이 글로 인해 지나치게 무거운 책임을 느끼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다만 이번 글로 개혁연대의 사정을 새롭게 인지하게 되었고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긴급수혈요청에 응해 주셨으면 합니다.
>> 2002년 창립 기자회견 당시
이와 같이 요청 드리면서 우리 모두 잊지 않았으면 하는 초심을 새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돌아보면 개혁연대는 소위 개미군단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셈입니다. 2002년 교회개혁실천연대를 출범시킬 때, 교회개혁운동만큼은 돈에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설립동지들 가운데 깊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재정이 비교적 넉넉한 소수의 교회나 개인에게 의존하지 말고, 상대적으로 소액이지만 꾸준히 헌신할 수 있는 회원들을 모아 가는데 힘을 쏟자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결의를 불쌍히 여기시고 소중한 회원들을 모아주셔서 오늘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의 재정요청을 긴급수혈이라고 표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개혁연대가 건강해져서 더 이상 이번과 같은 긴급수혈을 요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힘을 보탰으면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그건 백종국 공동대표께서 초창기부터 틈만 나면 상기시켜주신 대로 매개의 변증법에 빠지지 말자는 겁니다. 개혁연대는 한국교회개혁운동을 매개하는 한낱 수단에 지나지 않음을 언제나 명심하여, 운동이 확산되어 갈지라도 결코 주인노릇하려는 유혹에 빠지지 말자는 결의입니다. 이는 인위적으로 개혁연대를 확장하려하거나 억지로 그 생명을 연장하려 하지 말자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긴급수혈이 자주 요청된다면 개혁연대에 빨간불이 들어온 거라는 경각심을 갖게 됩니다. 혹시 우리들 마음에 한국교회를 향한 주님의 눈물이 서서히 메말라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젠 지칠 대로 지쳐서 그만 뒤로 물러서고 싶어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님 앞에서 조용히 묵상하고 기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우리가 그런 상태에 놓여 있다할지라도 우리 주님은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셔서 깊이 이해해주실거라고 믿습니다. 쓰러져 있는 우리 곁에 더욱 가까이 다가와 주셔서 우리 무릎을 일으켜 세워주시고 팔을 붙들어 주셔서 다시금 힘차게 교회개혁의 길을 걸어가게 하실 줄 굳게 믿습니다. 그와 같은 은혜가 사랑하는 신앙의 동역자들에게 넘치길 축원드립니다.
>> 100인모금 참여하기 http://me2.do/G7BHJ56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