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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임왕성 칼럼] 416 세월호 참사, 망각의 유혹과 맞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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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5-04-14 14:27 / 조회 1,946 /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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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세월호 참사, 망각의 유혹과 맞서라!

임왕성 집행위원(새벽이슬 총무간사)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다가옵니다.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어진 것 없이 그저 허망하게 흘러가 버린 지난 1년은 어쩌면 기억하려는 자들과 망각하려는 자들의 뒤엉킨 몸부림의 시간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몸부림의 비극은 기억망각의 주체가 뒤바뀌었다는 데 있습니다. 생떼 같은 자식들이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생방송으로 지켜보면서도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었던, 그래서 다시는 그 날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유가족들은 그 날의 기억을 어떻게든 잊지 않으려 몸부림쳤습니다. 그런데 정작 손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침몰사고를 끔찍한 재난으로 만들어 버렸던, 그래서 더 철저하게 이 날의 무능과 실패를 기억함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정부와 정치권은 오히려 어떻게든 이 참사를 망각하기 위해 몸부림쳤습니다. 이러한 기억망각의 주·객체적 혼동과 뒤엉킴이 2015년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이고 비극이고 절망입니다.


하나님은 성서의 여러 곳에서 이스라엘에게 그들의 지난 역사를 기억하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비단 승리의 역사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너희가 애굽 땅에서 종 되었던 것, ‘광야에서 불순종했던 것, ‘지난 날의 비통함도 모두 기억하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성공과 실패, 순종과 불순종의 그 모든 사건과 기억들의 파편들이 모여 비로소 이스라엘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 모든 기억을 싸안고서 가나안땅으로 들어라가고 말씀하십니다.

세월호 참사와 그 비통함의 기억은 비단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만의 것이 아닙니다. 그 기억은 대한민국이라는 땅 위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기억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비록 고통스런 기억이지만 우리가 그 기억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직면하며 나아갈 때, 비로소 그 때 우리는 그 기억을 딛고서 그러한 참사의 재발을 막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런 의문도 듭니다. 자꾸 기억하라’, ‘기억하라라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기억하라는 것인가? 우리가 기억해야 할 대상과 실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맞습니다. 우리가 기억하고자 하는 것은 단지 신문 사회면에 실린 하나의 사건으로서의 세월호 침몰사고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고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을 그리고 그와 연관된 이단종파를 기억하고자 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 기억하고자 하는 것은 세월호 참사의 실체적 진실입니다. 아마도 세월호 참사의 실체적 진실은 두 개의 기둥으로 세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의 기둥은 세월호 침몰이라고 하는 선박사고의 원인과 책임소지를 가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의 기둥은 단순한 사고로 끝날 수 있었던 사건이 참사라고 하는 재난으로 확대된 것에 따른 원인과 책임소지를 가리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기둥이 제대로 섰을 때, 세월호에 대한 기억의 실체가 분명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연말 제정된 세월호 특별법에 따른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간 진행된 검찰의 조사가 세월호 참사 실체적 진실의 한 기둥인 침몰 사고 자체의 원인과 책임소지를 가리는 데 집중되어 있었다면,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는 실체적 진실의 또 다른 기둥인 단순한 사고를 넘어 재난으로 확대된 데 따른 원인과 책임소지를 가리는데 집중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연말 특별법이 통과된 이후로 아직까지 특별조사위원회가 제대로 출범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몇 일 전에 발표된 정부의 시행령을 보면, 과연 정부가 실체적 진실규명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있는 우리는 어느새 우리의 기억 속에 스멀스멀 일어나는 망각의 유혹과 맞서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히려 기억의 주체가 되어야 할 자들이 자행하는 추잡한 망각의 획책과도 맞서 싸워야 할 것입니다. 잊을 수 없어서, 버릴 수 없어서, 떠날 수 없어서, 여전히 그 끔찍한 기억을 붙잡고 살아가는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위로는 아마도 세월호 참사의 실체적 진실을 함께 밝히고, 지키고, 기억하는 것이리라 믿습니다. 부활의 소망과 기쁨을 나누는 4, 한국교회가 비통함 가운데 있는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또한 바로 그것이 될 것입니다.

* 본 원고는 소식지 공감 4월호에 실렸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는 4월에 한국교회에 드리는 제안

1. 세월호 가족 초청 간담회를 열어주세요.

2. 고난주간 세월호 특별 뉴스레터를 구독+공유해주세요.

3. 412일은 세월호 기억 주일로 지켜주세요.

4.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예배에 함께 해주세요.

5. 팽목항 실종자 가족과 함께하는 기도회에 참여해주세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기독인모임

자세한 내용 http://sewolchris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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