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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운형 칼럼] 교회개혁Q&A(2) 목사의 비리 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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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0-03-11 10:17 / 조회 3,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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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의 비리를 알게 됐어요

교회개혁 Q&A (2) 목사의 비리 문제 해결

질문 : 목사님의 비리를 알게 됐습니다. 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하나님께 벌을 받을까요?

중국의 한인 교회 A목사는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는 교인들에게 "교역자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하면 그 사람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난다"며 협박했습니다. 엘리사에게 "대머리여 올라가라"고 했던 청년들이 곰에게 찢겨 죽은 사건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왕하 2:23-24) 교역자뿐 아니라 누구의 눈에든 눈물을 흘리지 않게 조심해야겠지요. 열왕기하 2장의 말씀을 근거로 교역자를 비난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성경에 대해 무지한 경우이거나 악의적으로 곡해하는 경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청년들이 엘리사에게 "대머리여 올라가라"고 한 것은 그저 인간적인 비난이나 놀림이 아니라 하나님을 거부하는 행위였습니다. '엘리사가 하늘로 올라간 것처럼 너도 올라가 버려라'는 의미였습니다. 하나님을 거부하겠다는 강력한 저항이었지요.

이 본문 외에도 모세에게 항의한 미리암의 사건, 그리고 사울에게 대적하지 않았던 다윗의 예도 자주 악용되는 것 같습니다. A목사와 같이 범죄하거나 잘못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비난이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성도들을 협박하는 목사가 적지 않습니다. 자칭 '기름 부음 받은 종'이라며 성도들이 범접하지 못하게 하지만, 신약 성경에 따르면 목사뿐 아니라 모든 성도가 기름 부음 받은 제사장이요, 왕입니다. (벧전 2:9) 설사 그들만이 기름 부음 받은 자라 하더라도 잘못한 일에 대해 비판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기름 부음 받은 이들의 범죄에 대해 '사람'을 통해 지적하셨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윗이 밧세바를 범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나단 선지자를 통해서 다윗의 죄를 지적하고 고발했습니다. (삼하 12장) 또한 구약의 선지서를 보십시오.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들은 거의 모두 기름 부음을 받은 제사장, 선지자, 왕들입니다.

만약 어느 목회자가 범죄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이 그가 두려워 침묵하고 덮으려 한다면 이는 옳지 않은 행동입니다. 목사님의 죄나 거짓이 보인다면 그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말해야 합니다. 이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 일이 부담스럽다고 해서 숨어서 기도만 하다면, 이것은 올바른 기도가 아닙니다. 목사님을 사랑하는 것도 아닙니다. 형제가 죄를 범하는 것을 보면 그가 더 깊은 죄의 수렁으로 빠지기 전에 그를 건져 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나단은 다윗을 구해 낸 사람입니다. 나중에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불의에 대해 침묵하고도 '기도했다'는 명분은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형제의 범죄를 알게 됐을 때, 그저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찾아가 회개를 촉구하라고 하셨습니다. (마 18:15-17) 하지만 권하는 과정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목사님의 단순한 잘못이 아니라 치명적 범죄 사실을 알게 됐다면,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다음의 절차를 따를 것을 제안합니다.

첫째, 단 둘이 비공개로 내용을 묻습니다. (마 18:15)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자신이 알게 된 비리 사실이 아무리 정확한 자료에 근거했다 하더라도 당사자의 입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확인과 더불어 목사님에게 해명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로, 목사님 스스로 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함입니다. 그 범죄 사실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을 멈출 수 있도록, 그리고 정리할 수 있도록 권해야 합니다.

둘째, 단 둘의 만남을 통한 권고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몇몇 성도들의 중지를 모아 그 뜻을 전달합니다. (마 18:16) 우선 교회 내에서 신뢰할 만한 한두 분과 상의하여 동의를 얻습니다. 그리고 그분들과 다시 목사님을 만나서 회개를 권합니다. 몇몇 분들이 함께 하긴 하지만, 이는 비공개적어야 합니다. 이 문제가 공론화되기 전 다시 한 번 목사님에게 회개의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셋째, 공론화를 통한 문제 해결입니다. (마 18:17) 더 이상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에 대한 해결은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이 들 때에는 이를 교회에 알립니다. 사실 이 지점에서 많은 성도들이 고민합니다. 목사님의 비리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형제(목사)를 살리고, 교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모든 교인 앞에 알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만 이 과정은 교회개혁실천연대를 비롯한 전문 기관의 자문을 받아 진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위 과정은 대면(對面)이나 서면(書面) 모두 가능한 것이며, 어떤 방식이든 과정을 입증할 근거 자료를 남기는 것도 필요합니다. 대개의 경우 첫 번째 독대(獨對)를 통한 권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둘째, 셋째의 절차를 밟아도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안타깝지만 개혁연대에 제보된 수백 건의 상담 사례 중 목사님 스스로 회개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이런 경우 공론화나 법적 소송을 통해 절대적인 힘의 우위를 점하지 않는 한 해결의 여지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자신의 동기를 잘 살피는 것입니다. 만약 자신을 움직이는 힘이 목사님에 대한 분노뿐이라면, 목사님에게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깊은 상처를 주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하나님을 대신해서 심판하려 하는 것 또한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목사님과 교회에 대한 (의지적) 사랑의 마음을 잃지 않도록 기도하고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운형 / 뜨인돌교회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협동사무국장

※ 이 글은 3월 8일에 뉴스앤조이( http://www.newsnjo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095)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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