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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운형 칼럼] 교회개혁Q&A(6) 교회 '정관'이 왜 필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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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0-05-07 18:00 / 조회 3,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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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교회 '정관'이 왜 필요한가요?

교회 개혁 Q&A (6) 민주적 정관 도입

한국의 보통 교회는 자기 교회가 속한 교단의 '헌법'('헌법'은 각 국가에 하나 있는 최고의 법률임에도 여러 교단이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표현입니다.)을 교회의 규약(칙)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모든 교단이 사용하고 있는 '헌법'은 교회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을 뿐 아니라, 비민주적 구조이기 때문에 교회의 규약(칙)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교단 '헌법'의 부작용

한국교회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의 '헌법'에 따르면, 각 교회에는 공동의회와 제직회가 의회의 기능을 하고 있으며 당회는 행정, 사법 기관의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사실상 당회에는 의회, 행정, 사법 기능 등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보통 교회가 부패하게 되는 원인, 갈등을 겪게 되는 큰 원인은 당회나 담임목사에게 주어진 과도한 권한이 남용되기 때문입니다.

S교회의 경우, 교회의 몇 년간 예산에 해당되는 고가의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을 소수의 당회원만이 알고 진행했습니다. P교회의 경우, 심각한 불법과 부정을 저지른 담임목사가 몇몇 당회원을 협박하여 수억 원의 부당한 은퇴금을 받아 내는 밀실 합의를 끌어냈습니다. K교회의 경우, 담임목사의 불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대다수의 성도들의 의견을 무시하며 목사직을 지켜(?)냈습니다. 이런 사례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다수의 한국교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독재 정치의 대표적 부작용입니다.

담임목사 임기제

개혁연대는 교회의 민주적 운영을 위해서 수년 전부터 '모범 정관'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습니다. 유기체로서의 교회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장애가 될 뿐 아니라 심각한 부패를 초래하는 독재적 구조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 모범 정관은 효과적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민주적인 정관을 가진다고 해서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민주적 건강한 교회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며, 하나의 방법론일 뿐입니다.

모범 정관의 핵심은 담임목사 임기제, 그리고 사역자회의(운영위원회)입니다. 담임목사 임기제는 매 3년(혹은 6년)에 한 번씩 담임목사에 대한 신임을 물어 1/2 이상의 신뢰를 얻어야 다음 3년(혹은 6년)간의 사역을 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담임목사 임기제는 설교, 심방 등 목회에 대해 포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목사직을 수행하기에 심각한 하자(?)가 있음에도 버티기로 일관하는 이들에 대한 불신임도 수월케 합니다.

사역자회의(운영위원회)

또한 사역자회의는 우리 교회의 주요한 문제들을 심의하고 결의하는 회의체입니다. 사역자회의에는 목양회장, 장로회장, 집사회장, 그리고 각부 부장 등 교회의 각 기관 (소위) '평신도' 대표들이 참여함으로 많은 교인들의 의견이 반영하는 민주적 운영을 가능하게 합니다.

당회나 소수의 사람들에게 집중된 권한은 교회가 병들게 하는 위험이 잠재되어 있을 뿐 아니라, 목회나 교회 운영이 비효율적이게 합니다.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 교인들의 참여가 제한되기 때문이고, 교인들의 의사가 잘 반영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교회 민주주의

흔히 '민주주의'라고 하면 '신본주의(신주주의)'의 반대 개념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오해입니다. 신본주의의 반대 개념은 인본주의이며, 민주주의의 반대 개념은 독재 정치입니다. 신약 시대와 개신교 초기의 교회는 하나님의 뜻이 교회에 잘 이뤄지도록 사용했던 민주적 교회였습니다.

칼뱅은 제네바 교회 목회 당시 '민주적인 체제'가 가장 성경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장로를 뽑아 대의 정치를 시행했습니다. 한국의 주류 교단인 장로교단도 칼뱅의 제네바 전통을 이어 민주적 정치 체제를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상당 부분 왜곡되고 변질되었습니다. 껍데기만 민주적이고 내용은 완전한 독재적인 정치 체제인 것입니다.

칼뱅의 제네바에서는 장로의 임기가 1년으로 정해져 있었고, 매년 그의 사역에 대한 평가를 했습니다. 그리고 장로를 했던 성도가 집사의 역할을 하기도 하는 그런 수평적 구조였습니다. 물론 교회의 운영에 대해서도 목사와 정로의 정기적 회의를 통한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목사와 장로 간의 적절한 견제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한국 장로교의 정치 구조는 선교 초기부터 심각하게 왜곡되었고, 세월이 지나면서 그것이 더욱 심화되고 고착되었습니다.

건강한 교회를 위하여

피가 잘 돌아야 사람이 건강하듯, 의사소통이 잘 되는 교회가 건강한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모범 정관은 교회가 성령을 통해 한 몸, 즉 '유기체'라는 말씀(고전 12장)에 따라 건강한 교회 세우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모범 정관에 규정된 바대로, 모든 성도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은사에 따라 역할을 잘 감당하게 되면 목회자들은 설교와 목양에 전념할 수 있어 더욱 말씀과 은혜가 풍성한 교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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