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고상환 참가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뉴스앤조이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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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08-05-29 10:38 / 조회 5,051 /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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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상환 집사가 촛불문화제를 참관하고 있다. (사진제공 고상환) | ||
5월 17일, 이스라엘 사람들이 여리고성을 돌며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고 소리칠 때처럼 여리고 성벽이 무너진 것 같은 함성이 서울의 중심인 청계천에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단지 “협상무효·고시철회”, “잠 좀 자자, 밥 좀 먹자”, “4/15 공교 육포기 정책 철회”라는 함성이 가득한 밤이었다. 어린아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촛불을 부여잡고 정부에 외치는 구호는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우렁찼다.
예전 우리 학생 시절에는 독재정권과 반민주주의 세력 사이에 앙칼진 외침과 과격한 몸짓이 가득했다면, 지금의 시위는 너무 생경하게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움과 흥까지 느낄 수 있는 장이었다. 아마 월드컵 응원을 겪으면서 그런 문화가 자연스럽게 우리 국민들에게 다가온 것이다. 그만큼 우리 국민의 의식이 성장한 것 같다. 어느 쪽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라 하지만 그것은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되찾은 10년이다.
386자녀라 할 수 있는 10대 청소년들은 청년 대학생들의 이기적이고 무력한 모습을 탄핵하고 있다. 10대들은 변질한 부모에게도 다시 초발심으로 돌아가라고 외치고 있다. 나는 시청 앞에서 있었던 공교육정상화를 외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경각심과 자부심을 느꼈고 밝은 조국을 상상했다. 그들은 분명 살아 있다. 교실에 앉아서 철없이 공부만 하는 아이들이라고만 보았던 그들이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어 있었다.
간간히 연예인들의 공연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100분 토론에 출현했다가 스타가 된 미국에 사는 이선영 주부와 평범한 사람들의 발언, 강달프라는 애칭이 어울리는 민주노동당 강기갑의 포효와 같은 연설이 이어졌다. 그리고 청소년이 연기한 연극 등 그동안 여러 집회들과 다른 순서들이 이어졌다. 몇몇 시민 단체와 정치인들이 꾸미는 집회는 많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사람들은 함께 웃고 외쳤다. 나는 동참하면서 장엄함과 가슴이 울리는 감격을 맛보았다.
‘왜 이명박 정부는 이 외침을 무시하고 불법적인 집회라고 막으려 하는가? 왜 거짓말로 진실을 가리려는 것인가? 수많은 정권들이 사소한 거짓말로 망하거나 국민 앞에 엎드렸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거짓말로 정권을 내놓았던 군사정권을 기억하는가? 우리의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조종에 의해 움직인다고만 보는가?’ 이런 의문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청소년들은 조종한다고 조종당하지 않는다. 이명박정부가 주체적 자아가 있는 이들을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청와대 사람들은 20세기를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청소년들에게 미안해 하며 집회에 동참하는 어른들을 보면서, 국민의 힘은 이 사회를 나가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느낀다.
여리고성이 무너진 것처럼 거짓의 성은 무너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고상환/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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