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득훈 칼럼]은퇴로 말씀해 주십시요[뉴조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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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05-10-20 11:49 / 조회 6,019 / 댓글34본문
은퇴로 말씀해 주십시오 |
조용기 목사님의 은퇴 선언을 지지하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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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조용기 목사님은 자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교계단체와 인사들, 그리고 교역자들과 성도들의 간절한 호소와 요청에도 불구하고 은퇴 의사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론 조용기 목사님의 신앙과 인격을 신뢰하며 끝까지 조용히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그러나 은퇴 철회를 촉구하는 대대적인 움직임이 사방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침묵을 지키는 것만이 옳은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용기 목사님이 최종적으로 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그의 은퇴 선언을 지지하는 한국교회 내의 한 흐름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믿습니다. 부디 조용기 목사님과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돌들이 외치는 것 같은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줌으로써 하나님 앞에서 아름다운 최종적 결정을 내려주기 바랍니다. 한국교회가 통렬한 자기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만일 지금의 상황에서 조용기 목사님이 결국 은퇴 선언을 번복한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더욱 참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표면적으론 더 좋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裏面)에 숨어 있는 교회의 병든 모습은 더 악화될 것입니다. 반성적 자기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은퇴 선언 철회를 촉구하는 입장과 은퇴 선언을 지지하는 입장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전자는 이대로 너무 좋으니 계속 가자는 것이고, 후자는 이대론 안되겠으니 여기에서 한 획을 크게 긋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것입니다. 결코 정년을 몇 세로 할 것이냐 자체가 이슈가 아닙니다. 얼마 전 여의도순복음교회 주최로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초대형집회 때 다양한 펼침막이 등장했습니다. 그 중엔 '영원한 우리 목사님 사랑합니다'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조 목사의 대형사진과 함께 'please continue'라는 글귀도 있었습니다. 그런가하면 '당회장님의 성역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쭈욱∼∼∼'이라는 염원도 담겨 있었습니다. 조용기 목사님이 영원히 이 땅에 살 수 없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렇게 영원성과 지속성을 강조하는 데는 현재 조용기 목사님의 사역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영적 상태가 참 좋고 행복하다는 긍정적 평가가 담겨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교인들의 의사에 따라 조용기 목사님이 현행 교단헌법이 허락하는 데로 75세까지 목회한다거나, 혹은 아예 교단헌법을 개정하여 종신토록 목회하다가 은퇴한다면 교회는 깊고 치열한 자기성찰의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표면적으론 그것이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기하성, 그리고 한국교회 전체를 위한 최선의 길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한국교회의 건강회복을 열망하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필두로 많은 한국교회가 깊이 빠져 있는 부패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화려한 표면과 썩어문드러져 가는 이면, 그리고 단기적 이득과 장기적 손실을 구분해서 볼 수 있는 영적 분별력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이 분별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느헤미야가 식음을 전폐하고 눈물로 기도하면서 이스라엘의 부패한 영적 상태를 깨달은 것처럼 통렬한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느 1:4∼7). 부디 조용기 목사님이 약속대로 은퇴하심으로 한국교회가 이런 기간을 거쳐 하나님께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탁월한 목회자로부터 주님께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부패한 모습 중 가장 심각한 증상은 주님의 교회 머리되심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교회가 주님께 충성을 하지 않고 탁월한 목회자에게 절대적 충성을 합니다. 목회자가 실질적으로 교회의 머리가 되면,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요 진리의 기둥과 터라는 본질(딤전 3:15)을 상실하게 됩니다. 사람들의 입맛에 맞도록 진리를 비틀어 왜곡시킵니다. 진리는 언어의 껍데기만 남고 그 안에는 세상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감언이설로 가득하게 됩니다. 한국교회가 기복신앙의 깊은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교회는 진정한 하나님나라를 추구하지 않고 자기 교세 확장에 몰두합니다. 이런 함정에서 벗어나는 것은 궁극적으로 성령의 역사로 가능하지만 사람의 몫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최선을 다해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어떤 점에서 주님보다 탁월한 목회자를 더 사랑하고 존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가장 뚜렷한 증거는 지난 4월 조용기 목사님의 공적 회개에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선 구체적이고 진지한 반향이 없다는 점입니다. 조용기 목사님은 한국교회 앞에서 크게 세 가지를 회개하였습니다. 첫째, 십자가를 짊어지는 제자도를 요구하지 않는 값싼 은혜를 설교한 점. 둘째, 형식적으론 이웃사랑의 실천을 이야기했지만 생색내기에 그친 점. 셋째, 세상의 불의에 침묵한 비겁함. 비록 자신과 아들이 관련된 여의도순복음교회 재정운영 문제에 대하여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깊은 자기성찰을 기반으로 한 고백이었기에 감동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고백이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한국교회의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기를 기대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은 그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실정입니다. 아니 어쩌면 조용기 목사님이 그 동안 복음의 참 모습을 가려왔다거나 왜곡하여왔다는 것은 그들에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조용기 목사님의 탁월한 능력, 그리고 그를 통한 교회의 기적적 성장에 눈이 멀었기 때문입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진정으로 조용기 목사님보다 주님을 더 사랑하고 존중한다면 지금쯤 교회 안에서 대대적 회개운동이 일어나고 있어야 합니다. 조용기 목사님의 잘못된 가르침을 절대화하여 무분별하게 수용함으로써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 큰 과오를 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는 가운데 조용기 목사님에 대한 절대적 충성은오히려 더 강화하는 실정입니다. 이는 조용기 목사님을 실질적으로 절대화하고 있는 객관적 증거입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기하성은 조용기 목사님의 참회를 단순히 존경의 눈빛으로만 바라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그의 잘못된 가르침이 한국교회에 어떤 폐해를 불러왔는가를 성찰하고 가슴을 치고 회개해야 합니다. 자신들이 조용기 목사님을 지나치게 신뢰하고 존경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가능했음을 깨닫고 지금이라도 조용기 목사님에 대한 절대적 충성심을 떨쳐버려야 합니다. 그 첫걸음이 바로 조용기 목사님의 은퇴 의사를 수용하는 것입니다. 모세처럼 조용기 목사님의 기력이 아직 쇠하지 않았을 때, 어쩔 수 없이 밀려서가 아니라 의식적으로 철저히 주님만을 의지하는 법을 익혀가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성도들과 교회가 계속 거부한다면 조용기 목사님은 입장을 단호하게 천명하셔야 합니다. 피차 심히 아프겠지만 그것이 한국교회를 진실로 사랑하는 길이라 믿습니다. 그 동안 조용기 목사님은 강단에서 말씀을 강력히 선포해오셨습니다. 이제 은퇴로 모든 교회를 향하여 더욱 강력하게 말씀해주시길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박득훈 /언덕교회 목사,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
2005년 10월 19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