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문서자료

칼럼 [구교형 칼럼]우리는 왜 순복음교회 고발을 유보했는가[뉴조01/11]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06-01-11 17:06 / 조회 5,526 / 댓글 4

본문

우리는 왜 순복음교회 고발을 유보했는가?
그간의 경과와 입장을 밝힌다

구교형(ku6699)

14582-2-9123.jpg
▲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와 교회개혁실천연대 방인성 집행위원장은 10일 오전 교회에서 만나 3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2006년 1월 10일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그동안 여러 차례 공언해왔던 여의도순복음교회 재정 비리에 대한 고발을 일단 유보했다. 이미 예고된 기자회견과 고발에 대한 취재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기자회견장에 찾아온 많은 언론사 기자들에게 갑자기 바뀐 상황을 설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날 자료들을 위해 새벽까지 준비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던 우리 실무자들에게도 급작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고발을 천명한 최후의 순간까지 ‘고발을 위한 고발’이 아니라, 가능하면 여의도순복음교회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를 고대했던 우리 개혁연대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만남이었기에 갑작스러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교회개혁실천연대의 원칙은 처음부터, 그리고 앞으로도 할 수 있는 대로 최대한 협상과 설득 등을 통해 교회 스스로가 자정해 나가도록 권고해 나가되 결국 전혀 바뀌려는 의사가 없을 경우 시위 등 압력뿐 아니라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사법당국에 호소하는 길도 인정하고 있다.

"은퇴하면 고발하고, 은퇴 안하니 고발 안하는 것인가" 비판에 대해

항간에서는 “조용기 목사가 은퇴하면 고발하지 않고, 은퇴하지 않으니 고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듣기도 했으나, 자주 언급했듯이 우리는 단순히 조용기 목사가 은퇴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발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교회가 문제들을 스스로 고쳐갈 의사가 없고 그런 구조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부득불 하나님이 주신 또 다른 권세인 정당한 사법질서의 힘을 빌리려는 것이었다(롬 13:1~4).

또 ‘개혁연대는 걸핏하면 고발을 무기 삼아 위협 한다’는 선전성 오해도 듣는다. 우리는 위와 같이 필요하면 사법부에 호소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지만, 개혁연대 창립 3년이 넘도록 고발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고 실제 고발장을 작성해본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개혁연대는 작년 2월에도 순복음교회 장로회장이 써준 교회개혁 합의서를 받고 고발 방침을 유보했다가, 결국 작년 5월 기하성 정기총회 조용기 목사 은퇴 철회 성명서 이후 이어진 ‘뒤집기’에 당했다. 많은 분들로부터 ‘속았다’, ‘너무 순진하다’는 비난을 들었다. 그러나 개혁연대는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믿을 만한 상황에서 약속을 하면 기독교인들은 믿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혹시 나중에 속을지라도. 그리고 그 당시 우리는 충분히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다. 개혁연대가 걸핏하면 고발을 무기로 위협하기는커녕 우린 원론적으로는 고발을 인정하면서도 최후의 순간까지 고발을 아주 신중하게 생각해왔다.

기독교인은 믿을 만한 상황이면 믿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

원론적으로 말한다면, 이번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와 교회개혁실천연대 방인성 목사의 만남을 통해 나눈 내용들은 일단 다시 한번 신뢰를 바탕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뿐이다. 끝난 것은 없다. 그래서 고발 철회도 고발 위협도 아니라, 말 그대로 일시 중단, 즉 ‘유보’일 뿐이다. 이번 만남을 통해 나온 이야기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조용기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취임 50주년이 되는 2008년까지 후임자를 선정하고 2009년 2월에 담임목사직과 당회장직에서 물러난다.
2. 조용기 목사는 교회재정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교회의 주요 결정들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3. 조용기 목사는 교회와 관련된 주요 기관들의 인사에 있어서 더 이상 누구도 특혜 받지 않고 공정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최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1번 내용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그간의 과정과 배경 이해가 필요하다. 작년 5월 기하성 총회 정기총회 성명서 이후 반 년간 총회, 교회, 심지어 교계적으로도 조용기 목사 은퇴 철회 및 75세 연장은 이미 기정사실화돼 버리고, 그 안에서 개혁연대의 항의는 소리 없는 외침으로 묻혀버려 갔다. 결국 아무런 개혁조치도 없이 정년은 연장되고 개혁연대는 그저 공언한 대로 고발하는 것밖에 남지 않는 상황이었고, 우리는 정말 싫었지만 그 준비를 해갔다.

그 무렵 교회 관계자들로부터 연락이 왔고, 그들은 하나같이 이미 결정된 정년 연장만 양해해주면 개혁연대가 요구하는 실제적인 개혁조처는 이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때 우리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 공언한 대로 고발을 하되 교회의 실제적으로 진전된 개혁안을 제시할 기회도 접을 것인가, 아니면 이미 물 건너간 70세 은퇴를 양보하는 대신(당시는 이미 조용기 목사 70세 정년 은퇴 시한이 반 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실제적인 교회의 개혁조처를 만들어갈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한국교회를 상대로 한 공개적 자정 선언을 요구

개혁연대 집행위원들의 대체적 분위기는 후자의 입장이 많았다. 다만 75세까지의 임기연장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고, 교회 측에서 호소하는 대로 대형교회로서 조용기 목사의 후임을 준비하는 데 꼭 필요한 실무적인 시한을 양해한다는 의미에서라면 2008년까지만 임직하고 그 다음해 물러나도록 제시했다. 그리고 그 약속도 더 이상 한 단체에 불과한 개혁연대에 하지 말고,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하라고 했다.

그러나 교회 측 대표들은 이미 발표한대로 75세 연장만은 물러설 수 없다는 뜻이 분명했기에 개혁연대는 실질적 교회 자정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여 고발을 준비하였고, 그러던 중 그동안 확답을 피해왔던 조용기 목사가 돌연 송구영신예배를 통해 75세 연장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조용기 목사를 직접 만나면서 교회의 결의에 반하는 은퇴 시기를 앞당긴다 것을 약속한 것이다

이미 은퇴를 번복했는데, 73세든 75세든 뭐가 중요하냐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ㅣ 2011년(75세)에서 2009년(73세)으로 은퇴를 앞당긴 것은 단지 은퇴년수를 가지고 밀고 당긴 것이 아닌 큰 의미가 있다. 첫째, 교회 내부 절차에 따라 일사천리로 진행해왔던 결정도 교회 밖의 정당한 요구에 의해 수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그것은 세계 최대의 힘만을 내세우며 밀어붙였던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자신감과 조용기 목아세 대한 절대의존성에 한계를 지우는 일이다. 둘째, 공동의회 결의대로 75세 연장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것은 충분히 예상되듯이 조 목사 정년연장에 무임승차해 75세 정년을 주장할 계획이던 기하성과 교회 주변 많은 목회자들의 계산에 구멍을 내는 일이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순복음교회의 민주성, 투명성, 공정성 회복

그러나 어찌 보면 더욱 중요한 것은 2번, 3번 안이다. 우리가 한사코 조용기 목사의 은퇴문제에 집착했던 것도 결국은 교회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 인사의 공정성이 확보되는 개혁된 교회를 만들어가려는 것이었다. 순복음교회가 지금껏 몸살을 앓았던 것도 운영의 비민주성, 폐쇄성, 정분에 매인 인사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2번, 3번 내용처럼 단지 '잘 하겠다'는 약속뿐이라면, 그것은 헛공약이 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이번 조용기 목사의 약속들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실행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는 지금까지보다도 더 큰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개혁연대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더욱 민주화되고 투명화되고 공의로운 교회가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후속 조처들을 제안하고, 협의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실무 준비를 지금부터 해나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조용기 목사의 약속은 순복음교회가 실제적인 개혁으로 나가고, 고발을 완전 철회할 수 있기 위한 유보라고 말하고 싶다. 아니 그렇게 만들어가야 한다.

쓰고 보니 구차스럽기도 하고, 장황하기도 하다. 그러나 굳이 이런 설명의 글을 쓰는 이유는 정당한 비판 뿐 아니라, 억측과 오해도 많아 그동안의 정황과 경과를 밝히는 것이 그건 개혁연대의 활동을 지켜봐주신 많은 성도들에 대한 당연한 도리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 개혁연대는 늘 상반된 두가지 주문 앞에 선다. 한편에서는 "더 과감하게 시시비비를 가리고 잘못된 것들을 세상에 선뜻 드러내야 한다"는 말씀과 다른 한편에서는 "교회는 일반적인 단체와는 다르다. 교회에 대한 주장은 훨씬 신중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개혁연대는 결코 완전하지도 않고, 모든 판단이 옳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매순간 중요한 결정마다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우리의 체면보다는 교회가 올바로 세워질 것과 하나님의 주권 확립을 먼저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모든 것은 단지 설명이 아니라, 실천으로 담보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개혁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계속된 조언과 격려, 질책을 기다린다.

구교형 /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