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영근 칼럼]일반 매체의 교회 비판,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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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04-12-29 11:17 / 조회 4,837 / 댓글 0본문
일반 매체의 교회 비판, 어떻게 볼 것인가 |
변명 아닌 적극 해명 나서야…교회가 먼저 올바로 서는 모습 보이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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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근 cco@adamja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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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BS에서 방영한 '한국 기독교를 말한다'는 프로그램을 필두로, <한겨레21>에서 한국 기독교의 보수적 성향을 공격하는 특집기사를 실었고, 급기야 <시사저널>에서는 '조 목사께 묻습니다'라는 표제 아래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한 교계의 반응은 대체로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교회가 스스로 정화능력을 상실한 까닭에 일반 매체가 비판하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한탄하며 이번 기회에 철저한 회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

둘째는 이런 보도는 교회의 실정을 잘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 치부하며 애써 무시하는 것이다. 마지막 반응은 소위 음모론이다. 조직적으로 교회를 음해하려는 세력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이 특별히 이 정권 들어서 심해졌다는 데까지 발전하면 최근 대광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채플 거부 운동 또한 같은 선상에 일어난 사건이 되어 설득의 근거로 제시되곤 한다.
원래 말과 고약은 붙이는 데마다 붙는다 하니 못할 얘기는 없겠으나, 정확한 진상을 알기 어려운 일반 성도들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개탄스러울 뿐 아니라, 이런 보도를 어찌 봐야 하는지 도무지 혼란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위해 매스컴의 보도를 접하는 시각을 지극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여기에서 객관적인 입장이란 이런 기사에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는 보통 기독교인의 눈으로 살펴보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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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다룬 <시사저널> 표지. ⓒ뉴스앤조이 | ||
먼저 문제의 보도가 오보인 경우를 상정해 보자. 모든 매스컴 보도는 오보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그 양과 질에서 매일매일 다르지만 방송의 뉴스 시간이나 신문, 잡지의 지면은 대부분 미리 정해져 있는 까닭에, 중요한 사건이 많은 날은 축소될 수밖에 없고 별다른 뉴스가 없는 날은 확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짚어보아야 할 점은 문제의 기사가 오보라면 고의성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점일 것이다. 일부러 어떤 의도를 가지고 저지른 왜곡이라면 당연히 항의해야 할 일이고, 고의가 없는 단순한 실수였다면 정정보도를 요청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오보임을 입증할 수 있는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 없이 무조건 성도들을 동원하여 소리를 질러대고 압력을 가한다면 이왕 밝혀진 허물에 또 다른 허물을 더하는 어리석은 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의 기사가 사실인 경우를 생각해 보자. 부끄러운 일이지만 교회의 치부가 일반 매체를 통해 보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철저한 회개가 그 첫째요, 둘째는 책임자를 밝혀내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문제의 원인을 철저히 찾아서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는 것은 뱉은 음식을 다시 씹는 개의 짓이라 책망한 성경구절을 기억할 일이다.
세 번째는 가장 까다로운 경우로 사실이긴 하지만 진실이 아닌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다. 매스컴은 앞에서 살펴본 대로 시간과 지면의 한계 때문에 편집과정을 거치면서 진실과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예배실황을 중계하는 텔레비전 방송에서 졸고 있는 사람을 클로즈업 시켜 내보낸 경우, 시청자들은 예배가 지루하여 모두들 졸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졸고 있었던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했다면, 모두들 졸았다는 시청자의 생각은 진실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그러나 졸고 있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 아닌 까닭에 허위보도라고 볼 수도 없는 까닭에 사실이긴 하지만 진실은 아닌 보도인 것이다.
한국교회, 왜 근거 제시 못하나
따라서 앞에서 살펴본 교회 비판 기사들이 바로 이런 경우라면 언론사를 상대로 반박하는 일에 분명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형평의 원칙을 내세우면 교회에 우호적인 기사도 실어달라는 부탁은 할 수 있을지언정 정정보도를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사에게는 교회 실정을 알리는 객관적이고도 실증적인 보도자료를 계속 보냄으로써 보다 균형 잡힌 시각을 갖도록 돕는 일이 필요하다. 그러나 궁극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시청자나 독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교회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하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이제 문제의 보도 이후에 한국교회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살펴 보아야 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는 교인들이 나서 <시사저널>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한기총에서는 이를 교회를 향한 조직적인 핍박으로 규정하고 시정 요구에 나섰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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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의 보도 이후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이 몰려가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 ||
결국 한국교회는 문제의 기사를 고의적인 왜곡으로 단정했다는 얘기가 되는데, 이런 경우에도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설득력 없는 억지에 불과한 점이라는 점은 앞에서 밝힌 바와 같다.
여기에서 교인들 주장처럼 이미 다 지난 날 지적 받은 일들이 이제 제 자리를 잡아 시정되었다면 이를 입증하면 될 일인데, 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 의문으로 남는다.
교회는 정녕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가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 보아 "문제의 기사가 전한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모습들이 진정 사실이라는 말인가?" 그리고 "한국교회는 부끄러운 자신의 허물은 덮어두고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악을 쓰는 조직적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말인가?" 하는 개탄스런 심정을 감출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진정 수긍하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수 없다. 할 수만 있다면 부인하고 싶은 처참한 심정이다.
그러나 진정한 회개는 옷을 찢고 재를 뒤집어 쓴 부끄러운 모습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화인 맞아 모든 감각이 죽어버린 것이 아니라면 이 상황에서 철저한 회개 후에 구할 것은 한 없는 하나님의 은혜뿐이다. 죄가 깊은 곳에 은혜가 더하리라는 소망밖에는 바라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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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근 박사. ⓒ사진제공 아담재 | ||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결코 무너질 수 없다. 다만 명백한 범죄를 회개하지 않는 어리석은 자들이 무너질 뿐이다. 모두들 잠잠한 까닭에 돌들이 소리치는 오늘, 주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분별하는 지혜를 간구하여야 한다.
가린 것 없이 모든 것을 드러내어 옥석을 가릴 최후의 심판을 믿는 성도라면, "만일 우리가 죄 없다 하면 스스로 속이고 또 진리가 우리 속에 있는 아니할것이라"(요 11:8)는 경고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2004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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