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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직회를 재미있게 해 봅시다[서재석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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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03-01-11 12:11 / 조회 4,8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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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서재석 집행위원이 출석하고 있는 한영교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입니다. 함께 나누면 유익할 것 같아 여기에 옮깁니다. 세 번에 걸쳐 쓰여 진 글이지만 편의상 한 개의 글로 올립니다. 더 많은 글을 보실려면 한영교회 홈페이지http://www.hypc.org로 들어가셔서 사랑방을 클릭해 주세요. 관리자


제직회를 재미있게 해 봅시다

지난 주일 오후에 금년도 마지막 정기제직회가 있었습니다. 늦가을 휑한 날씨 탓인지, 아니면 양김의 전쟁(60대의 두 팀 감독 성이 김씨라서)으로 불리워진 삼성과 엘지의 한국시리즈의 하이라이트 격인 6차전이 같은 시간대에 열려서인지 금년 들어 가장 적은 수의 제직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 시간 남짓 열렸습니다. (처음부터 맥이 빠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겠지요?)

제직회가 별로 인기 없는 회의라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조금 너무한 것 같아, 출석인원을 계수, 보고하는 서기께 <일년 여섯 차례의 정기제직회에 최소한 1회 또는 2회(둘 다 1/3 이하)도 참석하지 않는 회원에 대해서는 차후년도 제직 임명에 어떤 제한을 가하도록 제안해 주실 의향이 없느냐?>는 짖꿎은 질문을 드렸더니, 회칙상 그런 제안을 할만한 조항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사회를 보시던 담임목사님께서, 아닌 게 아니라 매년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당회에서 한번 의논해 보겠다는 정도의 진행 발언으로 가볍게 넘어갔습니다.

저는 지난 3년 동안 거의 꼬박 제직회에 참석하면서 제직회가 여러 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직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 마디로 말해서 도무지 재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별 재미가 없기 때문에 상당수의 제직들이 아예 참석하지 않는 걸 자연스럽게 여기며, 참석해도 별다른 기대나 긴장감 없이 적당히 빨리 끝나기를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이 훨씬 많이 계시겠지요?)

일반적으로 제직회는 지난 회의록 낭독, 위원회별 보고, 재정 보고에 이어 위원회들이 헌의한 재정과 관련한 안건을 논의하고, 기타 토론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최소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1시 40분에 시작하는 오후예배를 마치고 출석을 점검하다 보면 대개 회의는 3시가 되어야 개회되게 마련이므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기 십상입니다. (귤과 사탕 몇 개, 때론 요구르트가 제공되긴 하지만, 역부족입니다.ㅎㅎ)

제직회를 재미있고 활기차게 하기 위한 제 첫 번째 제안은 아주 단순합니다. 맑은 정신으로 회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라도 정기제직회가 있는 주일의 오후예배는 안 드리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교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모처럼 휴강을 맞는 학생들처럼 교우들도 좋아하시지 않을까요? 정 서운하신 분들은 사랑부실에서 성경공부를 하시거나 기도로 제직회를 돕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

만약에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제직회를 점심식사 후 1시부터 바로 시작해 2시 30분 또는 3시 정도까지 할 수 있는데, 이 때 예상되는 유익이 적지 않습니다. 몇 가지만 꼽아볼까요:

1. 당연히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제직들의 출석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참석자가 많은 회의는 열기도 생기고, 좀더 새롭고 다양한 제직들의 의견 청취로 연결됩니다.

2. 시간 여유가 있으므로 회의를 좀더 충실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이어지는 글들에서 구체적으로 다뤄 보겠습니다.

3. 제직회를 마치고 제직들의 기도회나 교제로 이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예배나 기도회를 먼저 갖고 회의는 사무적으로 처리하려는 선입견을 갖기 쉬운데, 생각을 바꿔서 회의를 예배처럼 여기면서 먼저 하고 예배나 기도로 마무리하는 것도 한 번 시도해 볼만 하지 않을까요.


제직회를 재미있게 해 봅시다(2)

모든 회의가 그렇듯이, 제직회도 사회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회자가 어떻게 회의를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회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간혹 회의 중간중간 유머를 던져 날카로운 의견대립으로 긴장 상태에 놓인 회의장 분위기를 일거에 화기애애하게 바꾸어 놓는 사회자들을 보면 감탄과 존경이 절로 우러나지요.

반대로 맺고 끊는 게 분명하지 않은 너무 점잖거나 경험없는 사회자를 만나면 어느 안건 하나 똑 부러지게 처리되지 않으면서 질질 늘어지기 십상입니다. 세미나나 포럼에 가 보면 예정 시간을 넘겨 중간 쯤 되면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해 끝날 때쯤엔 반도 안 남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때 애써 참석한 분들은 안타깝고 속이 타게 마련이지요. 연신 시계를 보기도 하고, 하품도 연발합니다.

또 드물기는 해도, 한국 교회 전체를 놓고 볼 때 거의 독재자처럼 회의를 주도하면서 반대 의견이나 이견을 아예 무시하고, 심지어 겁 주기까지 하는 수준 이하의 목회자들도 아직까지 여럿 계신 모양이라 안타깝기도 합니다.

우리 목사님은 이런 점에서 별로 흠잡을 데 없는 좋은 사회자라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시간 안배, 제직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여유, 필요할 땐 맺고 끊는 진행 등으로 원만한 사회를 보시지요. 최근엔 특히 여성 제직들이 의견을 피력하도록 권장하셔서 회의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지기도 했구요.

그러나 내년도에 제직회를 좀더 재미있게 진행하기 위해 한 가지 주문이 허용된다면, 기왕이면 회의를 진행하실 때 강단에서 내려오셔서 회의를 이끌어 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강단에서의 사회는 의도하든 않튼, 예배와 설교 분위기가 나기 때문입니다. 회의는 회의처럼 하자는 생각이지요.

좀 뚱딴지 같은 주장 같지만, 만약에 목사님께서 관행을 깨고 강단에서 내려오셔서 강대상 대신에 찬양대 지휘자의 보면대를 앞에 놓고 사회를 보신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1. 목사님께서 내려오시면 제직들과의 지리적 거리가 가까워질 뿐 아니라, 심리적 거리도 훨씬 가까워집니다. 우선 교우들과 눈높이가 비슷해지니까 좀더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을 열어 가실 수 있습니다.

2. 제직들의 표정을 좀더 상세히 관찰하실 수 있습니다. 회의를 힘들어하고 지겨워하는 분들이 얼마나 되는지, 혹 발언하고 싶지만 주저하는 분들을 찾아 격려하실 수도 있습니다.

3. 안팎에서 센세이션이 일어날 겁니다. 우리 교회로서는 또 다른 화제를 낳으며 다른 교회들에 신선하고 잔잔한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도무지 한국 교회엔 이런 즐거운 뉴스가 없거든요.

저는 짖궂게 상상해 봅니다. 마치 TV 토크쇼를 진행하는 사회자들처럼 객석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마이크를 들이대는 목사님과 제직회를 할 수는 없는가를. 진지한 침묵 속의 경청에 이어 무거운 분위기를 날려 보내는 폭소가 어울어지는 회의를 할 수는 없는가를.

제직회를 재미있게 해 봅시다(3)

돌아오는 주일 오후에 정기제직회가 열리게 되므로 지난 번(11월 중순)에 이어서 제직회를 재미있게 하는 방안에 대해 몇 가지 제안해 보겠습니다. 저는 올해 집사 일을 안 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이런 이슈를 굳이 다룰 필요는 없지만, 교회를 위해 좀 보완,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제안해 보겠습니다.

1. 초임 제직 시절 제직회에 참석하면서 가장 당혹스러웠던 것은, 도무지 회의 안건이 사전에 마무것도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거의 일방적으로 회의가 진행되는 전근대적인 교회 풍토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집사님들은 능동적으로 회의에 참석하기보다는 방청석에 앉아 앞에서 펼쳐지는 별로 재미없는 공연(쇼)을 수동적으로 봐주어야 하는 형국이었습니다. 안건과 자료가 사전에 제시되지 않는 회의에서는 임기응변 외에는 별로 기대할 게 없으므로 회의는 점점 건조해져 갈 뿐이지요. 제직들의 주보함에 한 주 전, 아니 최소한 오전예배까지는 주보와 함께 회의 안건이 끼워질 수는 없는 건가요?

2. 지금은 많이 완화되었지만, 2, 3년 전 제직회에 참석해 보면, 발언하시는 분들이 대개 장로님들 일색이었습니다. 집사님들은 위원회별 보고 시간 외에는 별로 발언에 나서지 않았고, 특히 참석자의 절반이 넘는 여성 제직들(권사, 집사)은 더더욱 발언 기회를 얻기 어려워 거의 아무도 의견을 말씀하실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게 굉장히 이상하고 어색해 보였고, 속 상하기도 했습니다. 몇 차례 지켜보다가 사회를 보시는 목사님께 여성 제직들의 의견을 물어보시라는 식의 우스꽝스런 질문을 우회적으로 드린 적도 있을 정도니까요.

1)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은, 회중석 통로 세 곳에 스탠드 마이크를 세우는 일입니다. 사실 어떤 의견을 말하고 싶어도 앞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심히 부담스러워 아예 안 하고 마는 경우가 태반일 겁니다. 물론 앉은자리에서 일어나서 의견을 피력할 수도 있지만, 잘 안 들리기도 하고, 사회자와 장로님들은 마이크를 사용하는데, 여성 제직들만 육성으로 어렵게 이야기하게 할 필요는 하나도 없지 않을까요?

2) 여성 발언 할당제를 도입하는 것도 연구하면 좋겠습니다. 남성 제직들은 입장 바꿔 생각해 보세요. 한 시간 넘게 진행되는 제직회에서 여성 제직들이 아무도, 한 마디도 안 한 채 끝나는 회의가 무슨 재미가 있겠는지를요. 전체 발언 수의 30% 이상을 여성 제직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역할도 주시고, 분위기도 띄워주시면 어디가 덧날까요?(가령 출결 확인하는 서기나 회계보고하는 일을 왜 꼭 무뚝뚝한 남성들이 도맡아 해야 하는지 저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3. 제직회의 상당 부분은 사실 숫자 즉 돈과 관련되어 있는데, 이 분야를 좀더 새롭게 연구해야 회의가 재미있어질 것 같습니다. 현재 제공되는 회계보고서 양식은 숫자로만 채워져 있어, 회계에 능한 사람이 아닌 일반 제직들로선 아무리 봐도 교회 재정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고, 재정의 흐름을 모르다보니 교회 일에 참여할 흥이 안 나게 마련이지요.

1) 그래프나 표를 좀 다양하게 사용하면 좋겠고, 무엇보다도 숫자만 나열하지 말고 교회 재정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재정 사용 리포트>가 병기되어야 할 것입니다. 중요한 항목들은 숫자를 말로 풀어 써서 제시해 달라는 것이지요.

2) 연초도 되고 해서 제직회나 공동의회 등에서 교회 재정 항목 중 민감한 부분이 전임/협동 교역자 사례비 부분인데, 지나치게 보안 의식을 강조하지 말고 궁금하고 관심 있는 교우들에겐 상세한 자료가 제공되도록 준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열린 행정을 하자는 말씀이지요. 일례로 지난 11월 제직회에서 제가 질의한 협동 교역자들 사례비 자료는 제게 서면으로 제출하시겠다고 했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구두로나 서면으로 전달되지 않고 있는데, 이런 걸 굳이 쉬쉬할 필요가 있을까요? 유홍준 선생이 우리 문화재를 보는 만큼 느낄 수 있다고 했듯이, 아는 만큼 헌금에도 적극적인 참여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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