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북핵의 진실과 주한미군 철수 논쟁[뉴스앤조이/구교형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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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03-01-23 10:42 / 조회 4,181 / 댓글0본문
북핵의 진실과 주한미군 철수 논쟁
한반도 둘러싼 현안, 어떻게 볼 것인가
1. 지금 한반도는 북핵과 주한미군 철수를 둘러싸고 큰 격돌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은 반세기가 넘도록 굳어진 분단체제를 뒤흔들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를 촉발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수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양 극단의 보도들을 보며 많은 국민들은 적잖이 혼란스러워 한다. 필자는 비교적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문제의 핵심들을 함께 나누며 해결책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 이 글을 쓴다.
2. 북한 핵문제의 실상은 과연 무엇인가?
2-1)북한 핵을 말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핵무기가 갖는 특성이 과연 무엇인가? 왜 핵무기를 가지려 하는가? 결론부터 말한다면, 핵은 엄밀한 의미에서 공격용 무기라기보다는 효과적인 정치/외교적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훨씬 크다. 그 증거로 45년 미국이 일본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핵무기를 사용한 이후 현재까지 수많은 나라들이 핵을 가졌고, 그 핵 보유국들이 벌인 전쟁들이 많았지만 한번도 실전에 사용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우선 핵무기는 재래식 무기와는 다르게 군인과 민간인을 구분할 수 없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무차별적 살상을 일으키므로 그 비인도적 성격에 대해 국제적으로 용인 받지 못하는 것이다. 또 핵은 최초 피폭에 의한 피해 못지 않게 사용 후 방사능에 의한 2차, 3차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어느 한 나라가 실전에 핵을 사용한다면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다.
핵확산 금지조약이란 그러한 핵의 위험성과 야만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다(물론 그 조약에 깃든 일방적인 강대국의 횡포가 많지만 여기선 논외로 하겠다). 따라서 핵을 사용한다는 건 너 뿐 아니라 나도 죽는다는 각오를 하지 않으면 여간해선 사용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더구나 초강대국이 아닌 제3세계 국가가 핵을 소유하거나 실전에서 사용한다는 것은 국제적 반발과 고립을 자초해 승전의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다.
2-2)사실 지금 한 나라가 핵을 보유하려 하면 그 준비단계에서부터 기존 강대국을 비롯한 국제적인 압력과 위협은 물론 수많은 제재와 간섭을 받아야 하므로 득보다 실이 더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강대국이 아닌 제3세계 국가들이 한사코 핵을 보유하려고 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이며, 그것은 언제인가? 그것은 특별히 효과적인 자위수단이 없는 한 나라가 스스로 서야 할 체제적 압박감을 심하게 느낄 때다.
가장 좋은 예로 우리나라도 70년대 중반 유신시대에 상당히 구체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서두르다가 중단된 일이 있다. 박정희 정권은 그 때 왜 핵무기를 만들려 했는가? 69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베트남 및 아시아로부터 미군병력을 철수하고, 이제부터 우방 각국들은 자국 방어에 스스로 책임질 것을 골자로 하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하였다. 미국은 그 발표대로 71년 주한미군 2만 명을 한반도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해 버렸다.
한미 군사동맹만 믿고 있다가 갑자기 허를 찔린 박정희 정권은 그 유명한 자주국방을 천명하면서 정권 차원에서 은밀히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것이다. 그 때 한국의 핵무장 계획을 눈치챈 미국은 어떤 방법으로 한국의 핵무장을 가로막았을까? 미국은 한국의 핵무장 계획이 이미 말한 체제적 압박감에 따른 자위조처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우선 한국의 핵무장을 외교적으로 압박하는 동시에, 주한미군 철수를 취소하고 자주국방을 지원하는 형태, 다시 말하면 한국의 안보위협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결국 한국의 핵무장을 막아내었다. 크게 보면 90년대 이후 북한이 핵무장을 서둘렀던 배경도 이와 같이 이해할 수 있으며, 따라서 그 해법을 찾는데 있어서도 교훈을 삼을 수 있다.
2-3)수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 했던 것은 바로 90년대 이후 점증된 체제붕괴의 위기를 해소하려는 마지막 수단으로 볼 수 있다.
남북한 분단의 틀을 깨고 새로운 한반도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시도된 국제적으로 의미 있는 첫 변화는 바로 91년 유엔 동시 가입이다. 남북한이 각자의 이름으로 유엔에 동시 가입한 사건은 반세기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급격한 체제변화 대신 화해와 공존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화해와 공존의 틀을 만들기 위한 국제적 시스템은 서방과 동구권에 의한 남북한 교차 승인이었다. 그것은 암묵적 전제였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남한)은 소련, 중국을 비롯한 동구권과 수교하고, 반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북한)은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서방과 수교하여 돌발적인 위험성을 국제적으로 없애자는 것이다.
이에 화답하듯 남한은 곧바로 소련, 중국을 필두로 모든 사회주의 국가와 수교했다. 그러나 이러한 암묵적 화해시스템의 또 다른 축인 북한과 서방과의 수교는 10여 년이 넘도록 진전되지 못했다. 게다가 사회주의 맹방인 구 소련과 중국 등 옛 공산권과의 관계는 예전만 못하게 되었다. 북한으로서는 외교적 고립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0년 대 들어 수해 등 거듭된 자연재해와 식량난으로 경제적 파산위기를 맞은 데다가 김일성 주석마저 급사함에 따라 북한사회는 체제유지 자체가 최대의 현안이 된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고립감은 남북한 주요상황 비교만 살펴보아도 금세 알 수 있다. 작년 12월 통계청이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인구는 4,734만 명(남한):2,225만명(북한)으로 2배가 차이나며, 국민총소득은 4,213억 달러:157억 달러로 26.8배, 1인당 국민총소득은 8,900달러:706달러로 12.6배의 차이가 나며, 수출입을 합한 무역 총액은 2,915억 달러:22억 달러로 무려 128배의 차이가 나는 것을 비롯해 모든 지표에서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남한은 선진국 대접을 받는다는 OECD회원국이기도 하다. 심지어는 군사력마저도 주한미군을 포함한다면 재래식 전력마저 남한이 우위에 선지가 이미 오래되었고(군사와 무기 숫자가 비록 북한이 앞선다 하나 그 효율성과 현대성, 그리고 군사비 총액에 있어서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남쪽이 앞선다. 이러한 사실은 서해교전을 통해 이미 충분히 확인되었다), 북핵을 말하지만 남한은 벌써 50년이 넘도록 미국의 핵우산 보호 아래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등 모든 부분에 있어 이미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남한은 어차피 통일문제를 포함한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북한정권이 그토록 거부감을 가졌던 남쪽과 손을 잡으려 하는 이유도 좋든 싫든 엄연한 격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부분에서 남한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지금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이라는 존재 자체가 완전히 무로 없어져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는 그것을 막을 수 있을 만한 어떠한 수단도 없다.
결론적으로 그들에게 미련을 갖게 만드는 마지막 하나 남은 협상수단이 바로 대량살상무기다. 그래서 북한은 핵을 통해 자기체제 생존과 관련된 마지막 흥정(협상)을 하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자꾸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실제로 전쟁을 일으킬까 두려워하는데, 그건 정말 핵이 무엇인지, 그리고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게 뭘 말하는지 몰라서 생겨나는 오해다. 이미 말했듯이 북한이 핵을 실전에서 무기로 사용한다는 것은 함께 죽자는 말이며, 전쟁에서 이긴다는 의미가 전혀 없다. 자신도 죽을 각오를 해야만 한다.
정말 북한이 핵을 통해 군사적 효과를 얻기 원한다면 이토록 엄청난 국제적 압박을 감수하고 굳이 핵 개발을 하기보다는 AN-2기 등을 이용해 남한에 산재해 있는 핵발전소를 파괴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수월할 것이다. 그러므로 북핵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평화적인 유일한 길은 북한을 인정하고, 체제위협을 덜어주고, 그들의 개혁, 개방을 도와주어야 한다(이러한 논리들은 단지 필자의 상상이 아니라 재미있게도 최근 보수냉전의 새로운 대표자로 떠오른 지만원 박사가 일찍이 자기 대표작인 "통일의 지름길은 영구분단이다"라는 책에서 주장했던 것이다).
2-4)이러한 필자의 말을 북한의 핵을 허용해도 좋다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라. 북한의 핵은 반드시 막아야만 한다. 나아가 북한 핵 뿐 아니라 한반도 비핵지대화는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을 포함해 한반도에 핵무기 보유 뿐 아니라 반입 자체가 금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를 필자는 두 가지로 말하고 싶다.
* 첫째, 이미 말했듯이 그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하지만 그래도 핵은 군사적으로도 충분히 사용될 수 있다. 반드시 군사적 승리를 목적으로가 아니라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또는 충동적인 실수로도 핵은 사용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경우 한반도는 남북한 가릴 것 없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잿더미로 변할 것이다.
* 둘째, 군사적으로 사용되지 않을지라도 한반도에서 한 나라가 핵을 보유하게 되면 필연코 주변 나라들을 자극하여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개발의 도화선이 될 것이고, 그것은 한반도 주변국들의 군사력 증강과 급속도의 긴장상태로 몰아 넣을 것이다.
그러므로 다시 말하지만 필자의 주장은 북한 핵을 인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 계기를 통해 북한 뿐 아니라 모든 주변국들의 핵 및 무력사용을 금지할 수 있는 국제적 협약의 틀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할 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도 한반도에서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국제적인 약속이 이루어져야 한다. 네가 가진 핵은 위험하니 만들어서는 안되고, 내 핵은 사용할 수 있다면 북한이 과연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2-5)그런 면에서 정말 위험한 것은 작년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포함한 이른바 불량국가에 대해서는 선제 핵공격도 불사하겠다고 말한 것 같은 경우다. 물론 정말 그렇게야 하겠느냐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발언 자체가 북한으로 하여금 더더욱 핵무장을 풀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미 충분히 말했듯이 제3세계의 핵은 자구책(정치적 협상용)의 성격이 강하지만, 초강대국의 그것은 공격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냉정히 말한다면 한반도에 핵전이 일어나도 미 본토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구한 말 청일, 러일전쟁 때처럼 강대국의 일방적 논리에 따라 한반도가 한순간 핵의 전쟁터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러므로 사실상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혹보다 더 위험한 것은 초강대국 미국의 일방적 패권전략과 핵 정책이다.
김대중 정부 내내 진행된 햇볕정책은 그러한 북한의 벼랑 끝 자해소동을 끝낼 수 있는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그러나 북한을 개방사회로 이끄는 문제는 우리 의지와는 별도로 미국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미국이 북한체제를 인정하고 국제사회로 중재해 준다면 북한은 굳이 핵이라는 최후의 무기를 가져야 할 필요성이 없어진다.
물론 협상과정에서 어느 정도 밀고 당기는 긴장과 압력은 필요하지만, 북한을 탈출구 없는 벼랑 끝에 내 모는 일이야말로 전쟁을 재촉하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면 붙어나 보고 죽자"는 자해의식 말이다. 지금 북한이 자신들의 핵문제를 가지고 한사코 미국과 협상을 벌이려고 정치적 쇼를 벌이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3. 작년 전국민적으로 타올랐던 촛불집회의 목적은 분명 주한미군 철수가 아니었다. 그 점은 누구나 다 안다. 다만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본질은 회피한 채 적당히 무마시키려는 미국 정부와 미군 당국의 무책임함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반미적 분위기가 조성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미국보다 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이 땅의 줏대 없는 정치인, 지식인들과 언론권력들은 그러한 분위기 자체를 몹시 불경하게 여겼을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작년 연말 범대위 내의 작은 규열을 기화로 숨죽이고 기다리던 그들은 촛불집회의 성격을 '반미'와 '미군철수'로 색칠해 버리고 지금 그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이 글이 미국과 주한미군의 성격을 본격적으로 논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우리 국익의 입장에서 미국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보다 책임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국민들 대다수는 미국과 주한미군에 대해 포괄적으로 감사의 심정을 갖고 있다. 그리고 주한미군의 존재 자체는 상당기간 한반도 평화정착에 긴요하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미국이, 그리고 주한미군이 한반도에서 어떻게 하든 무조건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이제 우리는 민족과 국익의 입장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최근 노무현 당선자의 북핵 및 대미관계에 대한 입장표명은 매우 성숙된 모습이라 생각한다.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는 미국보다 한국민들에게 사활적인 생존의 문제인 만큼 '미국이 우방이라면 한국의 입장을 가장 먼저 고려해 주어야 하며', '한국은 한반도 상황에 관하여 국익의 차원에서 미국과는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있으며', '그럴 때 한국 내 정치지도자 및 언론들은 미국이 아닌 한국정부의 입장에 서 줘야 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당연한 말이 아닌가?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우리가 미국과 다른 입장에 서게 될 때, 우리 정부의 설명보다는 미국의 입장을 먼저 걱정해 주는 자상하고 친절한 한국인들이 있음에 그저 기뻐해야만 할까?
우리는 자신이 '반미주의자'이기에 아무리 미국이 잘하고, 또 필요해도 무조건 반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지적하고 싶은 만큼, 우리는 '친미'이어야 하기에 아무리 미국이 섭섭하고 난폭하게 굴어도 무조건 지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더 이상 애국이라 말해서는 안된다.
다시 말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현재 주한미군은 필요하다. 그러나 설령 몇몇 사람들이 미군철수를 주장했다고 해서, 미군이 그렇게 쉽게 떠나지는 않는다. 미군의 한국주둔은 단지 우리를 위한 배려이기에 앞서 미국 자신의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미군은 그들의 일차적인 필요 때문에 주둔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땅의 지식인들이여, 미국의 심기를 조금 불편하게 했다고 해서 그렇게 송구해 하거나 황송해 할 필요는 없다. 미국에게 도움이 된다면 우리가 떠나라 해도 미군은 주둔할 것이며, 더이상 필요없다면 우리가 아무리 잡아도 미군은 떠날 것이다. 미군의 문제는 차라리 바로 이것이다.
4. 특히 일부 정치성을 띤 보수 기독교 인사들이 <조선일보>를 비롯한 이 땅의 정치적 보수세력과 연대를 벌이려는 시도를 경계한다. 이미 필자가 밝혔고, 대다수 국민들이 이해하고 있듯이 촛불집회는 '반미 또는 주한미군 철수' 집회가 결코 아니다. 그러나 한기총과 기독교지도자협의회,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중심이 돼 벌이고 있는 일명 '평화기도회'는 약소국인 제 나라 국민의 생존권은 거의 관심도 없으면서, 초강대국인 미국의 소외감을 달래주려는 눈물겹게 아름다운 '강자 사랑'의 아량을 보여주었다.
다른 글에서 다시 밝히겠지만, 김대중 정부에 이어 노무현 당선으로 주류의 자리에서 밀려나 재기의 칼날을 갈고 있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이 땅의 보수기득권 세력은 지금 그들의 부활을 위해 한국 보수 기독교계를 파트너로 삼으려는 구애 노력을 벌이고 있다(한 예로 <월간조선> 조갑제 사장의 개인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한국 보수 기독교계에 대한 그의 절절한 구애와 사랑고백을 들을 수 있다).
4-1)<월간조선> 조갑제 사장은 더 이상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치한 기독교 구애공세를 그만 두라. 그것이야말로 종교를 정치적 입장을 위해 이용하는 행위이다.
4-2)한기총을 비롯한 이 땅의 책임 있는 목회자들은 더 이상 한국교회를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자멸해버린 공룡처럼 만들지 말라.
필자는 지난 시절 이 땅의 대형교회와 원로 목회자들이 한국교회 부흥과 복음화에 큰 공헌했다는 사실을 조금도 무시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러한 공로만큼, 아니 그것을 훨씬 상회할 만큼 특히 90년 대 이후 그들로 인해 한국교회가 짊어지고 있는 부담과 전국민적 눈총이 얼마나 따가운지 이제는 말해야 한다.
하나님의 교회를 마치 사유재산인 것처럼 자기 가족에게 넘기면서(주요 대형교회의 교회세습, 교회 재산을 아들의 신문경영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한 조용기 목사 등) 일반인들에게 재벌상속의 비아냥을 듣게 했고, 부패 정치인들 빰칠 만큼 돈과 권력에 물든 모습을 보여줌으로 연약한 성도들로 하여금 교회를 떠나게 했으며, 결과적으로 오늘날 복음과 한국교회로 하여금 온 국민적 따돌림을 당하게 만든 점을 어찌 무시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번 일부 정치적 기독교 지도자들이 주도한 광화문 집회는 교회 비리 묵살로 인해 지금까지 저지른 그들의 죄에 결코 못지 않은 것이다. 지금처럼 거대하기만 했지 하나님과 백성들의 마음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한국 기독교에 대한 백성들의 민심이반은 더욱 거세어질 것이다.
이른바 '평화기도회' 후 주최측인 한기총 사이트에는 다음과 같은 가슴 아픈 글들이 가득찼다.
"기독교가 이런 집단인지 예전에 미쳐 몰랐다.
나는 기독교를 절대 믿지 않을 것이다...
우리 어머니가 요즘 교회에 2주 나가셨다고 한다.
내 목아지를 걸고 교회 못나가게 할 것이다.
기독교는 이렇게 스스로 사람들을 몰아내고 있다.
예수는 오늘도 문밖에 서서 길잃은 양들을 기다린다고 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예수에게 가는 양을 못가게 가로 막고 있다.
나는 교회 가려는 사람 말릴 것이다.
이건 내 생각뿐 아니다.
주위 사람들... 나랑 비슷한 생각하는 사람 많다.
그 죄 다 어디다 받으려고 하는지
효순이 미선이가 죽었는데 팔자가 그런 걸 어쩌냐니?
니들 자식들이 미군에게 죽어도 그런 소리 할 수 있단 말인가?...정말 미친 종교다."
마지막으로 호소한다. 특히 대형교회 목회자들이여, 하나님의 자녀인 성도들을 한낱 목회자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동원부대로 만들지 말라.
그리고 <조선일보>여, 민족생존권을 볼모로 삼는 자해극을 더 이상 연출하지 말라.
구교형 (2003-01-23 오전 8:36:32)
한반도 둘러싼 현안, 어떻게 볼 것인가
1. 지금 한반도는 북핵과 주한미군 철수를 둘러싸고 큰 격돌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은 반세기가 넘도록 굳어진 분단체제를 뒤흔들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를 촉발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수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양 극단의 보도들을 보며 많은 국민들은 적잖이 혼란스러워 한다. 필자는 비교적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문제의 핵심들을 함께 나누며 해결책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 이 글을 쓴다.
2. 북한 핵문제의 실상은 과연 무엇인가?
2-1)북한 핵을 말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핵무기가 갖는 특성이 과연 무엇인가? 왜 핵무기를 가지려 하는가? 결론부터 말한다면, 핵은 엄밀한 의미에서 공격용 무기라기보다는 효과적인 정치/외교적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훨씬 크다. 그 증거로 45년 미국이 일본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핵무기를 사용한 이후 현재까지 수많은 나라들이 핵을 가졌고, 그 핵 보유국들이 벌인 전쟁들이 많았지만 한번도 실전에 사용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우선 핵무기는 재래식 무기와는 다르게 군인과 민간인을 구분할 수 없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무차별적 살상을 일으키므로 그 비인도적 성격에 대해 국제적으로 용인 받지 못하는 것이다. 또 핵은 최초 피폭에 의한 피해 못지 않게 사용 후 방사능에 의한 2차, 3차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어느 한 나라가 실전에 핵을 사용한다면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다.
핵확산 금지조약이란 그러한 핵의 위험성과 야만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다(물론 그 조약에 깃든 일방적인 강대국의 횡포가 많지만 여기선 논외로 하겠다). 따라서 핵을 사용한다는 건 너 뿐 아니라 나도 죽는다는 각오를 하지 않으면 여간해선 사용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더구나 초강대국이 아닌 제3세계 국가가 핵을 소유하거나 실전에서 사용한다는 것은 국제적 반발과 고립을 자초해 승전의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다.
2-2)사실 지금 한 나라가 핵을 보유하려 하면 그 준비단계에서부터 기존 강대국을 비롯한 국제적인 압력과 위협은 물론 수많은 제재와 간섭을 받아야 하므로 득보다 실이 더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강대국이 아닌 제3세계 국가들이 한사코 핵을 보유하려고 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이며, 그것은 언제인가? 그것은 특별히 효과적인 자위수단이 없는 한 나라가 스스로 서야 할 체제적 압박감을 심하게 느낄 때다.
가장 좋은 예로 우리나라도 70년대 중반 유신시대에 상당히 구체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서두르다가 중단된 일이 있다. 박정희 정권은 그 때 왜 핵무기를 만들려 했는가? 69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베트남 및 아시아로부터 미군병력을 철수하고, 이제부터 우방 각국들은 자국 방어에 스스로 책임질 것을 골자로 하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하였다. 미국은 그 발표대로 71년 주한미군 2만 명을 한반도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해 버렸다.
한미 군사동맹만 믿고 있다가 갑자기 허를 찔린 박정희 정권은 그 유명한 자주국방을 천명하면서 정권 차원에서 은밀히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것이다. 그 때 한국의 핵무장 계획을 눈치챈 미국은 어떤 방법으로 한국의 핵무장을 가로막았을까? 미국은 한국의 핵무장 계획이 이미 말한 체제적 압박감에 따른 자위조처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우선 한국의 핵무장을 외교적으로 압박하는 동시에, 주한미군 철수를 취소하고 자주국방을 지원하는 형태, 다시 말하면 한국의 안보위협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결국 한국의 핵무장을 막아내었다. 크게 보면 90년대 이후 북한이 핵무장을 서둘렀던 배경도 이와 같이 이해할 수 있으며, 따라서 그 해법을 찾는데 있어서도 교훈을 삼을 수 있다.
2-3)수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 했던 것은 바로 90년대 이후 점증된 체제붕괴의 위기를 해소하려는 마지막 수단으로 볼 수 있다.
남북한 분단의 틀을 깨고 새로운 한반도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시도된 국제적으로 의미 있는 첫 변화는 바로 91년 유엔 동시 가입이다. 남북한이 각자의 이름으로 유엔에 동시 가입한 사건은 반세기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급격한 체제변화 대신 화해와 공존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화해와 공존의 틀을 만들기 위한 국제적 시스템은 서방과 동구권에 의한 남북한 교차 승인이었다. 그것은 암묵적 전제였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남한)은 소련, 중국을 비롯한 동구권과 수교하고, 반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북한)은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서방과 수교하여 돌발적인 위험성을 국제적으로 없애자는 것이다.
이에 화답하듯 남한은 곧바로 소련, 중국을 필두로 모든 사회주의 국가와 수교했다. 그러나 이러한 암묵적 화해시스템의 또 다른 축인 북한과 서방과의 수교는 10여 년이 넘도록 진전되지 못했다. 게다가 사회주의 맹방인 구 소련과 중국 등 옛 공산권과의 관계는 예전만 못하게 되었다. 북한으로서는 외교적 고립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0년 대 들어 수해 등 거듭된 자연재해와 식량난으로 경제적 파산위기를 맞은 데다가 김일성 주석마저 급사함에 따라 북한사회는 체제유지 자체가 최대의 현안이 된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고립감은 남북한 주요상황 비교만 살펴보아도 금세 알 수 있다. 작년 12월 통계청이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인구는 4,734만 명(남한):2,225만명(북한)으로 2배가 차이나며, 국민총소득은 4,213억 달러:157억 달러로 26.8배, 1인당 국민총소득은 8,900달러:706달러로 12.6배의 차이가 나며, 수출입을 합한 무역 총액은 2,915억 달러:22억 달러로 무려 128배의 차이가 나는 것을 비롯해 모든 지표에서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남한은 선진국 대접을 받는다는 OECD회원국이기도 하다. 심지어는 군사력마저도 주한미군을 포함한다면 재래식 전력마저 남한이 우위에 선지가 이미 오래되었고(군사와 무기 숫자가 비록 북한이 앞선다 하나 그 효율성과 현대성, 그리고 군사비 총액에 있어서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남쪽이 앞선다. 이러한 사실은 서해교전을 통해 이미 충분히 확인되었다), 북핵을 말하지만 남한은 벌써 50년이 넘도록 미국의 핵우산 보호 아래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등 모든 부분에 있어 이미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남한은 어차피 통일문제를 포함한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북한정권이 그토록 거부감을 가졌던 남쪽과 손을 잡으려 하는 이유도 좋든 싫든 엄연한 격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부분에서 남한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지금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이라는 존재 자체가 완전히 무로 없어져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는 그것을 막을 수 있을 만한 어떠한 수단도 없다.
결론적으로 그들에게 미련을 갖게 만드는 마지막 하나 남은 협상수단이 바로 대량살상무기다. 그래서 북한은 핵을 통해 자기체제 생존과 관련된 마지막 흥정(협상)을 하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자꾸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실제로 전쟁을 일으킬까 두려워하는데, 그건 정말 핵이 무엇인지, 그리고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게 뭘 말하는지 몰라서 생겨나는 오해다. 이미 말했듯이 북한이 핵을 실전에서 무기로 사용한다는 것은 함께 죽자는 말이며, 전쟁에서 이긴다는 의미가 전혀 없다. 자신도 죽을 각오를 해야만 한다.
정말 북한이 핵을 통해 군사적 효과를 얻기 원한다면 이토록 엄청난 국제적 압박을 감수하고 굳이 핵 개발을 하기보다는 AN-2기 등을 이용해 남한에 산재해 있는 핵발전소를 파괴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수월할 것이다. 그러므로 북핵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평화적인 유일한 길은 북한을 인정하고, 체제위협을 덜어주고, 그들의 개혁, 개방을 도와주어야 한다(이러한 논리들은 단지 필자의 상상이 아니라 재미있게도 최근 보수냉전의 새로운 대표자로 떠오른 지만원 박사가 일찍이 자기 대표작인 "통일의 지름길은 영구분단이다"라는 책에서 주장했던 것이다).
2-4)이러한 필자의 말을 북한의 핵을 허용해도 좋다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라. 북한의 핵은 반드시 막아야만 한다. 나아가 북한 핵 뿐 아니라 한반도 비핵지대화는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을 포함해 한반도에 핵무기 보유 뿐 아니라 반입 자체가 금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를 필자는 두 가지로 말하고 싶다.
* 첫째, 이미 말했듯이 그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하지만 그래도 핵은 군사적으로도 충분히 사용될 수 있다. 반드시 군사적 승리를 목적으로가 아니라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또는 충동적인 실수로도 핵은 사용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경우 한반도는 남북한 가릴 것 없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잿더미로 변할 것이다.
* 둘째, 군사적으로 사용되지 않을지라도 한반도에서 한 나라가 핵을 보유하게 되면 필연코 주변 나라들을 자극하여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개발의 도화선이 될 것이고, 그것은 한반도 주변국들의 군사력 증강과 급속도의 긴장상태로 몰아 넣을 것이다.
그러므로 다시 말하지만 필자의 주장은 북한 핵을 인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 계기를 통해 북한 뿐 아니라 모든 주변국들의 핵 및 무력사용을 금지할 수 있는 국제적 협약의 틀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할 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도 한반도에서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국제적인 약속이 이루어져야 한다. 네가 가진 핵은 위험하니 만들어서는 안되고, 내 핵은 사용할 수 있다면 북한이 과연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2-5)그런 면에서 정말 위험한 것은 작년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포함한 이른바 불량국가에 대해서는 선제 핵공격도 불사하겠다고 말한 것 같은 경우다. 물론 정말 그렇게야 하겠느냐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발언 자체가 북한으로 하여금 더더욱 핵무장을 풀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미 충분히 말했듯이 제3세계의 핵은 자구책(정치적 협상용)의 성격이 강하지만, 초강대국의 그것은 공격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냉정히 말한다면 한반도에 핵전이 일어나도 미 본토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구한 말 청일, 러일전쟁 때처럼 강대국의 일방적 논리에 따라 한반도가 한순간 핵의 전쟁터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러므로 사실상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혹보다 더 위험한 것은 초강대국 미국의 일방적 패권전략과 핵 정책이다.
김대중 정부 내내 진행된 햇볕정책은 그러한 북한의 벼랑 끝 자해소동을 끝낼 수 있는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그러나 북한을 개방사회로 이끄는 문제는 우리 의지와는 별도로 미국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미국이 북한체제를 인정하고 국제사회로 중재해 준다면 북한은 굳이 핵이라는 최후의 무기를 가져야 할 필요성이 없어진다.
물론 협상과정에서 어느 정도 밀고 당기는 긴장과 압력은 필요하지만, 북한을 탈출구 없는 벼랑 끝에 내 모는 일이야말로 전쟁을 재촉하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면 붙어나 보고 죽자"는 자해의식 말이다. 지금 북한이 자신들의 핵문제를 가지고 한사코 미국과 협상을 벌이려고 정치적 쇼를 벌이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3. 작년 전국민적으로 타올랐던 촛불집회의 목적은 분명 주한미군 철수가 아니었다. 그 점은 누구나 다 안다. 다만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본질은 회피한 채 적당히 무마시키려는 미국 정부와 미군 당국의 무책임함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반미적 분위기가 조성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미국보다 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이 땅의 줏대 없는 정치인, 지식인들과 언론권력들은 그러한 분위기 자체를 몹시 불경하게 여겼을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작년 연말 범대위 내의 작은 규열을 기화로 숨죽이고 기다리던 그들은 촛불집회의 성격을 '반미'와 '미군철수'로 색칠해 버리고 지금 그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이 글이 미국과 주한미군의 성격을 본격적으로 논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우리 국익의 입장에서 미국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보다 책임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국민들 대다수는 미국과 주한미군에 대해 포괄적으로 감사의 심정을 갖고 있다. 그리고 주한미군의 존재 자체는 상당기간 한반도 평화정착에 긴요하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미국이, 그리고 주한미군이 한반도에서 어떻게 하든 무조건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이제 우리는 민족과 국익의 입장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최근 노무현 당선자의 북핵 및 대미관계에 대한 입장표명은 매우 성숙된 모습이라 생각한다.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는 미국보다 한국민들에게 사활적인 생존의 문제인 만큼 '미국이 우방이라면 한국의 입장을 가장 먼저 고려해 주어야 하며', '한국은 한반도 상황에 관하여 국익의 차원에서 미국과는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있으며', '그럴 때 한국 내 정치지도자 및 언론들은 미국이 아닌 한국정부의 입장에 서 줘야 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당연한 말이 아닌가?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우리가 미국과 다른 입장에 서게 될 때, 우리 정부의 설명보다는 미국의 입장을 먼저 걱정해 주는 자상하고 친절한 한국인들이 있음에 그저 기뻐해야만 할까?
우리는 자신이 '반미주의자'이기에 아무리 미국이 잘하고, 또 필요해도 무조건 반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지적하고 싶은 만큼, 우리는 '친미'이어야 하기에 아무리 미국이 섭섭하고 난폭하게 굴어도 무조건 지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더 이상 애국이라 말해서는 안된다.
다시 말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현재 주한미군은 필요하다. 그러나 설령 몇몇 사람들이 미군철수를 주장했다고 해서, 미군이 그렇게 쉽게 떠나지는 않는다. 미군의 한국주둔은 단지 우리를 위한 배려이기에 앞서 미국 자신의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미군은 그들의 일차적인 필요 때문에 주둔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땅의 지식인들이여, 미국의 심기를 조금 불편하게 했다고 해서 그렇게 송구해 하거나 황송해 할 필요는 없다. 미국에게 도움이 된다면 우리가 떠나라 해도 미군은 주둔할 것이며, 더이상 필요없다면 우리가 아무리 잡아도 미군은 떠날 것이다. 미군의 문제는 차라리 바로 이것이다.
4. 특히 일부 정치성을 띤 보수 기독교 인사들이 <조선일보>를 비롯한 이 땅의 정치적 보수세력과 연대를 벌이려는 시도를 경계한다. 이미 필자가 밝혔고, 대다수 국민들이 이해하고 있듯이 촛불집회는 '반미 또는 주한미군 철수' 집회가 결코 아니다. 그러나 한기총과 기독교지도자협의회,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중심이 돼 벌이고 있는 일명 '평화기도회'는 약소국인 제 나라 국민의 생존권은 거의 관심도 없으면서, 초강대국인 미국의 소외감을 달래주려는 눈물겹게 아름다운 '강자 사랑'의 아량을 보여주었다.
다른 글에서 다시 밝히겠지만, 김대중 정부에 이어 노무현 당선으로 주류의 자리에서 밀려나 재기의 칼날을 갈고 있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이 땅의 보수기득권 세력은 지금 그들의 부활을 위해 한국 보수 기독교계를 파트너로 삼으려는 구애 노력을 벌이고 있다(한 예로 <월간조선> 조갑제 사장의 개인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한국 보수 기독교계에 대한 그의 절절한 구애와 사랑고백을 들을 수 있다).
4-1)<월간조선> 조갑제 사장은 더 이상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치한 기독교 구애공세를 그만 두라. 그것이야말로 종교를 정치적 입장을 위해 이용하는 행위이다.
4-2)한기총을 비롯한 이 땅의 책임 있는 목회자들은 더 이상 한국교회를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자멸해버린 공룡처럼 만들지 말라.
필자는 지난 시절 이 땅의 대형교회와 원로 목회자들이 한국교회 부흥과 복음화에 큰 공헌했다는 사실을 조금도 무시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러한 공로만큼, 아니 그것을 훨씬 상회할 만큼 특히 90년 대 이후 그들로 인해 한국교회가 짊어지고 있는 부담과 전국민적 눈총이 얼마나 따가운지 이제는 말해야 한다.
하나님의 교회를 마치 사유재산인 것처럼 자기 가족에게 넘기면서(주요 대형교회의 교회세습, 교회 재산을 아들의 신문경영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한 조용기 목사 등) 일반인들에게 재벌상속의 비아냥을 듣게 했고, 부패 정치인들 빰칠 만큼 돈과 권력에 물든 모습을 보여줌으로 연약한 성도들로 하여금 교회를 떠나게 했으며, 결과적으로 오늘날 복음과 한국교회로 하여금 온 국민적 따돌림을 당하게 만든 점을 어찌 무시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번 일부 정치적 기독교 지도자들이 주도한 광화문 집회는 교회 비리 묵살로 인해 지금까지 저지른 그들의 죄에 결코 못지 않은 것이다. 지금처럼 거대하기만 했지 하나님과 백성들의 마음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한국 기독교에 대한 백성들의 민심이반은 더욱 거세어질 것이다.
이른바 '평화기도회' 후 주최측인 한기총 사이트에는 다음과 같은 가슴 아픈 글들이 가득찼다.
"기독교가 이런 집단인지 예전에 미쳐 몰랐다.
나는 기독교를 절대 믿지 않을 것이다...
우리 어머니가 요즘 교회에 2주 나가셨다고 한다.
내 목아지를 걸고 교회 못나가게 할 것이다.
기독교는 이렇게 스스로 사람들을 몰아내고 있다.
예수는 오늘도 문밖에 서서 길잃은 양들을 기다린다고 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예수에게 가는 양을 못가게 가로 막고 있다.
나는 교회 가려는 사람 말릴 것이다.
이건 내 생각뿐 아니다.
주위 사람들... 나랑 비슷한 생각하는 사람 많다.
그 죄 다 어디다 받으려고 하는지
효순이 미선이가 죽었는데 팔자가 그런 걸 어쩌냐니?
니들 자식들이 미군에게 죽어도 그런 소리 할 수 있단 말인가?...정말 미친 종교다."
마지막으로 호소한다. 특히 대형교회 목회자들이여, 하나님의 자녀인 성도들을 한낱 목회자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동원부대로 만들지 말라.
그리고 <조선일보>여, 민족생존권을 볼모로 삼는 자해극을 더 이상 연출하지 말라.
구교형 (2003-01-23 오전 8: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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