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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설교비평>좌익이 보수세력 위협한다(?)[박득훈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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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03-02-25 02:10 / 조회 5,110 /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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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비평>좌익이 보수세력 위협한다(?)
김홍도 목사, 안보위기 과대포장...한국전 상처 '재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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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앞 기도회에 참석해 설교하고 있는 김홍도 목사.ⓒ뉴스앤조이 김승범

올해 들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중심으로 한 교계 지도자들은 부쩍 안보의 위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1일과 19일에 있었던 시청 앞 기도회가 그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또한 한기총은 3월 1일에는 3·1절 84주년을 맞아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야외음악당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한 구국금식기도회'를 열어 도덕성 회복과 부정부패 청산 그리고 민족의 죄 회개와 자유평화수호를 위해 기도하는 한편 북한의 핵포기와 인권개선 그리고 주한미군철수반대의 뜻도 모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겉으로는 이번 구국기도회는 지난 번 1,2차 평화기도회와는 차별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상 그 연장선상에서 다시 한번 한국의 안보위기에 대해 환기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흐름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한 교계 지도자가 있습니다. 서울 금란교회의 김홍도 목사입니다. 이번에는 그가 지난 1월 26일 주일 '공산주의는 왜 나쁜가?'라는 제목으로 한 설교를 비평적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김홍도 목사 설교에 대한 비판이 이번이 벌써 세 번째입니다. 혹시 식상해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의 안보에 대한 생각이 보수적인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뿐 아니라 많은 성도들의 의식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이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 설교의 목표는 공산주의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투철한 안보의식을 갖게 하는데 있습니다. 여기서 공산주의에 대한 기독교적 시각을 논의하는 것은 너무 벅찬 일입니다. 그래서 김 목사의 안보위기 강조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안보의 위협

먼저 땅굴과 북한의 남한 군복 수입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1971년에 김일성이 명령하기를 1개 사단이 땅굴 2개씩 도합 20개의 땅굴을 파라고 명령했는데 여러분 북한사회에서 김일성의 명령을 거역할 자가 있겠습니까? 그러면서 땅굴 하나가 원자탄 10개보다 더 중요하다고 그렇게 말했답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남한의 군복 30만 벌을 홍콩을 통해 가져갔는데 원단을 가져갔는지 만들어 갔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20개의 땅굴을, 그것만 아니라 가지를 쳐서 수십 개 몇 백 개가 됐는지 알 수가 없단 말씀예요. 아 뭐 미국이 인공위성으로 다 감시하고 대한민국이 다 있는데... 아 그러면 그 전에 땅굴 4개 발견한 것은 인공위성이 가르쳐 주어서 안 것입니까? 아니에요.

남한의 군복을 입고 특수부대 10만 명이... 이 한 명이 백 명 당한다는 사람이에요. 한꺼번에 쫙 일어나면 올라오면 주적개념도 없어졌는데 여러분 싸울 수가 있겠어요? 게다가 마 상상컨대 남한의 대통령하고 북한의 김정일하고 무슨 서약서에 다 도장 꽝꽝 찍고 서명해서 이제부터 한 나라다 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공산화되고 마는 것입니다.'


김 목사는 1월 5일 설교에서 이미 땅굴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언급한 바가 있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 아니기 바랍니다만, 수원 근처 화성에 땅굴이 발견되었고 북한이 굴착 공사하는 소리도 녹음하고 그들이 사용하는 쇠 로프도 건져 올렸다고 해서 우리 교회 장로님 두 분이 어제 직접 가서 확인하고 오기도 했습니다.... 부산에서도 땅굴을 발견했는데 그 발견한 사람 둘이 행방불명되었다고도 하고 죽었다고도 합니다. 연천에서도 땅굴을 발견했는데 그 사람도 죽었다고 합니다. 화성 땅굴을 발견한 사람도 최근에 죽었는데, 과로로 죽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다 사실이 아니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가 하면 1월 26일 설교에서는 남한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의 간첩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황장엽 씨에 의하면 지금 [고정 간첩] 5만 명, 그 몇 년 전 만해도 5만 명을 내려보냈다는 것입니다. 그래가지고 쇄뇌공작을 합니다. 의식화 작업을 합니다... 간첩들이 계속 전교조니 뭐니 좌익단체를 통해서 자꾸 자꾸 일으켜 세워요. 이번 촛불 시위도 여중생 사망을 애도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반미 감정을 일으키고 성조기를 불태우며 “미군철수”를 외치는 것은 북의 불순 세력의 책동입니다.'

지난 1월 19일 시청 앞 기도회 현장에서 김 목사는 간첩에 대해 더욱 적나라하게 언급했습니다.

'지금은 한국에 고정 간첩이 5만 명이 넘고 친북사상을 가진 사람이 400만 명이 넘는다는 것입니다. 틀림없이 여기도 고정간첩이 와 있습니다. 회개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안보의 위협을 강조하는 설교에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요.

치유되지 못한 상처

국방부는 그 동안 민원이 제기된 땅굴들은 모두 사실이 아님이 판명되었다고 공식적인 입장 밝힌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그러한 것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면서도 김목사는 마치 곧 북한의 특수부대 10만 명이 남한의 군복을 입고 땅굴로 침투해서 남한을 간단하게 접수라도 할 것처럼 안보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김 목사가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인지 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북한의 공산주의로부터 받은 깊은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로 보입니다. 우리 민족은 동족상잔이라는 정말 불행한 역사적 경험을 하였습니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이 공산주의자들에게 토지와 재산을 빼앗기기도 하고 목숨을 잃기도 하였습니다. 자연히 북한 공산주의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심이 가슴 깊은 곳에 새겨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처는 그리스도의 손에 의해 치유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그러나 김 목사의 설교를 듣다보면 그 상처가 오히려 도지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는 1월 26일 설교에서 '공산주의를 알고 체험한 사람들은 "공산화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라는 표현을 두 번이나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산화되면 제일 먼저 죽을 사람들은 목사들이며 크리스천들입니다.... 공산당들이 제일 미워할 사람은 바로 목사와 교인입니다'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에 대해 적절한 비판의식을 갖는 것은 크리스천으로써 건강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비판의식이 지나쳐 병적인 두려움 그리고 일종의 편집증과 증오심으로 변질되는 것은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그런 정서를 가지고는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과 대화를 통해 평화를 이루어 가는 일은 참으로 요원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은혜로 김 목사의 마음 깊은 곳에 새겨진 상처가 치유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교계지도자로써 동족상잔을 겪은 민족의 상처를 더 도지게 하기보다는 끌어안고 눈물로 치유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독재정권과의 협력 후유증

안보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위기의식을 확산시키는 또 하나의 이유는 상당수의 대형교회 지도자들이 과거 군부독재정권과 협력적 관계에 있었던 경험에서부터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군부독재정권 당시 정권의 정통성을 확립하며 장기집권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바로 안보논리였습니다. 그 당시 대형교회 지도자들은 조찬기도회, 성명서 그리고 언론광고 등을 통해 직접적인 지지를 표명하거나 침묵함으로써 안보논리로 무장된 독재정권에 협력을 했던 것입니다. 독재정권을 정의의 이름으로 비판하는 예언자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불의한 정권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두둔했던 것입니다.

이는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무거운 짐이었습니다. 그러나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민주화가 되는 과정에서 관련 당사자들은 이러한 과거를 정직하게 대면하고 회개하거나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단지 직접적인 관련성이 별로 없는 교회갱신단체가 두리 뭉실 반성하는 식으로 넘어갔던 것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상당수 대형교회 지도자들은 민주화와 탈냉전이라는 새로운 현실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기가 어려웠던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민주화에 편승하여 그 열매를 누리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지지 기반에 일정 정도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열렬한 반공운동은 그들의 정체성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안정감을 잃지 않기 위해 안보의 위기를 필요이상으로 강조함으로써 반공사상을 다시 강화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비합리적인 설교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과거에 대한 정직한 청산이 있어야 합니다. 독재정권의 안보논리에 자발적으로 혹은 마지못해 편승해 자신들의 지지기반을 넓혀왔던 것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철저히 회개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럴 때 좀더 합리적으로 북한의 행동과 안보상황을 분석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처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미래는 과거에 대한 정직한 청산을 통해서 비로소 열리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미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심

땅굴을 비롯하여 안보위기를 강조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북한의 한반도 적화야욕을 널리 알려 미군이 지속적으로 주둔해야 하는 이유를 내세우기 위함입니다. 그러기에 이번 시청 앞 기도회나 김 목사의 설교에 접하면서 매우 황당해지는 것은 설교와 간절한 기도를 통해 표면적으로는 하나님만을 의지한다고 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미국에 목을 매달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미군주둔이 현재 한국의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정당하지 못한 행동을 할 때는 당당하게 항의도 하고 변화를 촉구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촛불시위의 정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반미와 미군철수운동으로 몰아붙이며 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애걸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신앙적 자존심을 훼손할 뿐 아니라 스스로의 신앙고백과 모순되는 행동이었습니다. 예컨대 김 목사는 설교 결론 부분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기 아래 있는 나라는 망할 수 있어도 무릎 위에 있는 나라, 기도하는 민족은 망하지 않을 줄로 믿습니다. 하나님이 하실려고만 하신다면 하루 아침에 김정일을 꺾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 김정일 사탄의 정권을 붕괴시킬 수도 있습니다... 핵무기, 다량 살상 무기도 땅굴들도 무용지물이 되게 하실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위기상황이라는 것은 알고 그 대신에 우리는 정신치리고 기도해야 할 줄로 믿습니다.'

무기의 힘보다 기도의 힘을 의존하겠다는 신앙의 표현이 절절하게 담겨져 있는데 미국의 마음을 얻어내기 위해 시청 앞에서 기도하기 전 영어로 미군주둔을 호소했던 김 목사의 모습과 잘 연결이 되지를 않습니다.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굴욕적인 관계를 수용하면서 까지 그 관계를 유지하려는 것은 결국 하나님보다는 미국을 더 의존하려는 불신앙적 행위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개혁세력을 친북세력으로 매도

안보의 위협을 강조하는 설교의 또 하나의 문제점은 이를 빌미로 합리적 개혁세력을 친북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목사는 앞서 인용한 부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이 촛불시위를 주도한 세력은 한국의 안보가 위협받고있는데도 한가하게 반미시위나 하고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것을 보니 친북세력에 책동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어이없는 논리의 비약이 있습니다.

우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촛불시위를 북의 불순세력의 책동에 의한 것으로 판단함으로써 시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촛불시위의 성격을 반미와 미군철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 속에 전교조도 집어넣으면서 민족해방(NL)을 외치는 주사파 계통의 좌익단체와 민중민주(PD)를 외치는 세력과 나란히 배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리의 비약이 생기는 이유는 김목사의 설교에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좌경 집단들이 목표로 삼는 것은 무엇인고 하니 남한의 보수 정당을 깨뜨려 버리고 친북정당, 친북정부를 세우겠다는 것입니다. 또 뭐야 보수 재벌 파괴하겠다. 보수 언론 그러니까 바른 말하는 신문 방송, 보수 교회-보수교회는 특별히 대형교회입니다. 말씀대로 가르치는! 운동권이라고 정치만 하는 그런 교회가 부흥될 것 같죠? 만날 파리만 날리고 앉아 있죠. 이것들을 두고는 적화통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보수세력을 비판하는 세력이 있다는 진단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비판적 개혁세력을 모두 좌경집단으로 매도함으로써 그들의 목소리를 일거에 잠재우려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여기서 교계지도층 인사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개혁의 길

김 목사로 대변되는 한국교회의 대형교회 지도자들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때입니다. 물론 이들이 한국동란을 통해 받은 상처를 이해합니다. 독재정권과 협조했던 과거도 이해되는 바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러한 슬픈 과거를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정리하지 못한다면 안보논리를 이용해서 개혁세력을 친북세력으로 몰아붙여 잠재우려는 어리석은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구적 자세를 하나님 앞에 내려놓음으로 말미암아 좀더 객관적으로 현실을 파악하고 합리적으로 대처함으로 바른 개혁과 평화통일의 길을 걸어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박득훈 (2003-02-24 오후 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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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출전은 <뉴스앤조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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