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 예장합동 제111회 총회 전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의 요구를 담은 입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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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6-09-11 16:37 / 조회 14 / 댓글0본문
"안수의 문을 여는 것이 아니라, ‘이미’ 부르신 이를 인정하라"
다가오는 교단총회를 앞두고 우리는 한국교회에 엄숙히 요청합니다. 여성에게 목사와 장로, 안수집사의 길을 막아 온 규정을 거두고, 하나님께서 남성과 동등하게 여성에게도 맡기신 말씀과 돌봄과 다스림의 은사를 교회가 정직하게 인정하십시오. 이것은 시대의 유행을 교회 안으로 들이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시대의 질서와 뒤섞여 있던 우리의 눈을 복음으로 맑게 씻는 일입니다.
성경의 첫 장(章)은 남자와 여자를 함께 하나님의 형상으로 선포합니다(창 1:27). 하나님의 형상은 한쪽에만 새겨진 특권이 아니며, 땅을 돌보고 생명을 지키라는 사명도 어느 한 성(性)에만 위임되지 않았습니다. 오순절의 성령은 아들과 딸에게 함께 부어졌고, 늙은이와 젊은이, 종과 여종의 입에 예언의 불을 놓으셨습니다(욜 2:28–29; 행 2:17–18). 성령의 은사는 성별(性別)의 허가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교회의 직분은 그 은사를 제한하는 울타리가 아니라, 공동체가 그 부르심을 분별하고 책임 있게 세우는 표지여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대의 남존여비(男尊女卑) 관습이 참혹하게 밀어낸 여성들을 제자로 부르시고, 그들의 믿음과 증언을 공적(公的)으로 받으셨습니다. 부활의 새벽, 교회가 가장 먼저 들어야 했던 복음(福音)은 여성들의 입술을 통하여 사도들에게 전해졌습니다(마 28:1–10; 요 20:11–18). “예수 부활”의 기쁜 소식을 남성 사도들에게 전한 여성들은 사도들의 사도였습니다. 바울의 교회에는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 뵈뵈가 있었고, 말씀을 함께 가르친 브리스길라가 있었으며, 사도들 가운데 뛰어난 이로 기억된 유니아가 있었습니다(롬 16:1–7; 행 18:26). 초대교회의 기억은 여성의 리더십을 낯선 예외가 아니라 복음의 운동 안에 실제로 흐르던 은혜로 증언합니다.
우리는 바울 서신의 몇 구절을 들어 여성의 가르침과 다스림을 영구히 금(禁)하는 문자주의적 해석이, 성경 전체의 증언을 감당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 특정 교회의 혼란과 그 시대의 왜곡된 흐름을 바로잡기 위해 주어진 권면을, 모든 시대 모든 교회의 여성에게 내린 침묵의 명령으로 바꾸어서는 안 됩니다(고전 11:5; 딤전 2:11–15). 성경의 권위를 지킨다는 말은 성경의 한 문장을 고립시켜 다른 문장들을 침묵시키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창조에서 새 창조에 이르는 하나님의 구원 이야기를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무너진 담과 성령께서 자유롭게 나누시는 은사를 함께 듣는 일입니다(갈 3:28; 엡 2:14).
한국교회는 지금 세상 앞에서 복음의 신뢰를 다시 배워야 하는 때에 서 있습니다. 교회학교와 심방, 교육과 선교, 돌봄과 예배의 현장을 오래 지켜 온 여성들이, 정작 말씀을 선포하고 성례를 집례하며 공동체의 책임을 함께 질 공적 사역에서는 철저히 배제(排除)되는 현실을 우리는 더 이상 경건한 전통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은사를 받았으나 인정받지 못한 이들의 침묵은 질서가 아니라 상처입니다. 그 상처를 방치하는 교회는 자기 몸의 한 지체를 묶어 둔 채 온몸의 건강을 말하는 셈입니다.
안수는 권력을 나누는 시혜(施惠)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부르시고 교회가 ‘이미’ 경험한 은사를, 검증과 훈련과 공동의 분별을 거쳐 공적으로 확인하는 거룩한 책임입니다. 그러므로 여성 안수의 길을 여는 일은 남성과 여성을 맞세우는 일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에서 누구의 부르심도 성별 때문에 무효가 되지 않게 하는 일입니다. 남성과 여성의 아름다운 동역, 이것이야말로 교회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정의이며, 화해의 복음에 합당한 순종입니다.
이에 우리는 총회 총대들과 각 교단의 지도자들에게 촉구합니다. 여성의 목사·장로·안수집사 피택과 안수를 가로막는 헌법과 규정을 개정하십시오. 신학 교육, 목회 현장, 노회와 당회의 모든 과정에서 여성 후보자에게 동등한 기회와 공정한 검증의 길을 보장하십시오. 또한 오랜 세월 차별을 겪어 온 여성 사역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이 안전하고 존엄하게 사역할 수 있는 제도를 서둘러 세우십시오.
총회는 단지 규정을 결정하는 회의가 아닙니다. 교회가 누구의 목소리를 복음의 목소리로 들을 것인지, 누구의 손을 주님의 손으로 맞잡을 것인지 결정하는 거룩한 자리입니다. 이제 부질없는 두려움 때문에 은사를 묶어 두지 마십시오. 관습의 그림자보다 성령의 빛을 따르십시오. 교회가 여성에게 안수의 문을 여는 날, 우리는 새로운 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 하나님께서 부르신 이들을 비로소 교회 안에서 괄목상대(刮目相對)하며 알아보게 될 것입니다.
“너희 각 사람이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같이 서로 봉사하라.” 베드로전서 4장 10절
우리의 요구
1. 하나님 나라 사업에 남녀의 동등한 부르심은 창조와 구속의 당연한 섭리입니다. 남성과 여성의 아름다운 동역, 이것이야말로 교회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정의이며, 화해의 복음에 합당한 순종입니다. 여성 안수 즉시 시행하십시오.
2. 교단 헌법과 모든 시행 규정에서 성별을 이유로 목사·장로·안수집사의 피택과 안수를 제한하는 조항을 삭제하십시오.
3. 신학교, 고시, 노회·지방회, 당회와 개교회의 모든 후보 선발·교육·검증 과정에서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기회와 기준을 보장하십시오.
4. 여성 사역자에게 가해져 온 배제와 차별을 조사·시정하고, 안전하고 존엄한 사역 환경과 실효성 있는 권리구제 체계를 마련하십시오.
5. 예장합동 총회는 성경적인 남녀의 동등한 부르심 대신 ‘여성 지위 향상’이라는 꼼수로 혼란을 주다가 결국 퇴행하게 된 사태를 사죄하고, 여성 안수를 교단의 주변 의제가 아니라 복음의 신뢰와 교회의 갱신을 위한 결단으로 채택하며, 여성 안수 이행을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마련하여 공표하십시오.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
2026년 9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