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의 후원편지

“신이 주은 양을 만들 때, 무엇을 주시고 무엇을 주시지 않은 것 같나요?”
“신께서는 저한테 남김없이 전부 다 주신 거 같아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중

아름답고 겸손한 답변입니다. 어린이의 이야기 속에는 신에 대한 경외감, 그리고 그에 대한 감사가 묻어있습니다. 마음은 울컥하고 부끄러운 지금의 저를 돌아봅니다. 곰곰이 생각하다 내려야 할 서대문역도 지나칩니다.

‘무엇을 주시고 무엇을 주시지 않았나?’를 따져보던 요즘에 ‘전부 다 주신 하나님’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감사한 것보다는 결핍된 것에 포커스를 맞춰왔으니까요. 그런데 저 어린이의 마음을 배울 수만 있다면, 굳이 결핍된 것을 향해 헤맬 필요가 없겠네요.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전부를 다 받은 존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어쩌면 교회 안의 갈등은, 가진 것과 가지지 않은 것을 따질 때부터 시작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결핍을 채우기 위한 욕심이 갈등을 일으키고, 그 갈등은 모두를 아프게 합니다. 서로가 비교되고 열등함을 느낀 누군가는 소리 없이 교회를 떠납니다.

새해에는 조금 덜 아팠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을 가졌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교회로 모인 우리는 나 자신에게도 상대방에게도 따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하나님나라의 기준이라면, 어린이의 마음이라면 우리는 부족함 없이 전부를 받았습니다.

지나간 생각을 끄집어내어 몇 글자 적어보았습니다. 저는 요새, 제 일을 통해 혹은 책을 통해 교회로 모여 사는 삶을 생각해보곤 하는데요. 그러한 생각들, 문득 지나간 생각들을 앞으로 종종 가볍게 여러분과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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