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편지] 이헌주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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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4-06-12 13:28 / 조회 192 / 댓글 0본문
2018년 7월부터 2024년 5월까지 6년간 개혁연대 사무국장으로 수고한 이헌주 목사의 사임편지입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 업무를 마무리하며 '나는 바로 지금 여기에 닿았다'는 글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그동안 수고해주신 이헌주 사무국장은 사무국은 떠나지만 앞으로 집행위원으로 교회개혁운동에 함께 할 예정입니다.
[이헌주 사무국장 사임편지]
‘가다 보면 어딘가에 닿을 것이다.’
기대한 만큼 이룬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얻은 것도 있었지만 잃은 것도 있으며, 좋은 날도 있었지만 별로인 날도 있었고, 웃는 날도 있었지만 슬픈 날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보낸 시간입니다. 하는 일의 결국을 통제하고, 만들어 낼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나, 그런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았고. 예기치 못한 자리에 설 때가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개혁과 변화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었으며, 손과 발을 쉬게 둘 수 없었습니다. 가다 보면 어딘가에 닿을 것임을 그래서 한 해를 시작하고 또 한 해를 꿈꾸던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 닿았습니다.
걸어온 길이, 길이 아니었듯 나아갈 길도, 길이 아닌 것 같은 삶의 어느 한 곳에 닿았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부는 바람이 시원한 것이 그나마 위로가 됩니다.
‘메꿈’
오래도록 익숙한 분들은 시간의 흐름에서 자신의 자리를 내주었고, 새로운 이들이 등장하였습니다. 그 간극을 메꾸는 것이 아마도 제가 해야 할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움푹 패여 골이 난 곳에 징검돌 하나를 던지고, 앞과 뒤를 이어가는 것, 교회개혁의 앞과 뒤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소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작하신 분들과 시작할 분들과의 간극을 줄여보려 노력했고 새로운 시각을 가진 새로운 분들이 집행위원으로 함께 해 주신 것이 제게는 큰 위안입니다. ‘잘했다’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도록 ‘교회개혁’, 이 길에 함께 해주시고, 함께 할 이를 위해 곁을 내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남김’
일을 미루어 두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일을 남겨둡니다. 남겨 둠이 열심히 하지 않았음은 아님을 기억해 주세요. 지난 시간 동안 분주히 두들겼으나 깨지 못한 것은 능력의 모자람보다 겹겹이 층을 이룬 돌덩이가 너무 거대했네요. 우리 함께 한 모든 시간이 헛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앞선 선배의 흔적을 따라오기도 하고, 그를 지나쳐 앞으로 나가는 것을 보면 시간을 허투루 보낸 것은 아닌가 봅니다. 교회개혁의 무거운 바위를 다음 시간으로 슬쩍 미루고, 다하지 못한 일들도 남겨두는 마음이 무겁습니다만,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져 찬란한 날이 올 것을 꿈꾸면서도 여전히 남겨진 껄끄럽고 단단한 것에 포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바람’
‘악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평범하게 되는 날이 오지 않도록’ 누군가는 소란을 피워야 합니다. ‘생각 없음’이 윤리적 우월이 되는 시대와 교회에 대하여 끊임없이 소리쳐야 하는 소명을 가진 이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그 벽 앞에서 통곡하는 것이 멈출 때 세상과 교회는 ‘악’의 깊음으로 침잠할 것입니다. 이제, 저는 제가 있는 그 자리에서 소리치겠습니다. 이어가시는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자리에서 소리쳐 주십시오. 시대와 교회가 더 어두워지지 않도록 함께 소리쳐 나가면 좋겠습니다.
‘가다 보면 어딘가에 또 닿을 것이다.’
기대한 만큼 이룰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보내시는 자리가 있다면 그곳에서 교회개혁에 대한 꿈을 가진 이로서 마음다해 살아가겠습니다. 지금까지 돌보아 주신 모든 분께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푸르른 날에 이헌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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