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국장 사임 및 부임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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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09-12-07 18:37 / 조회 1,846 / 댓글 0본문
11월 30일로 임기를 마친 정운형 목사와 12월 1일 부로 개혁연대 사무국장으로 일하게 된 남오성 목사의 인사말 입니다.
사임인사 드립니다
+ 정운형 목사
제가 내년 1월부터 뜨인돌교회에서 전임목사로 일하게 되어, 11월 말로 사무국장직을 사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서운해 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하면 협동사무국장으로서 신임 남오성 국장님을 도우며 교회상담을 계속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개혁연대 사무국의 일원으로 남아 있겠지만, 제가 실무책임자로서 사무국장직을 감당하던 동안 격려와 기도로 지지해주시던 회원님들께 인사를 드리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지난 3년, 제게는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개혁연대 사무국장으로 지원하고 인터뷰를 하던 때, 저의 둘째 아들은 두 달된 갓난아기였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 녀석이 얼마나 많이 컸는지, 유치원에도 다니고 밥도 어른만큼 먹는답니다. 그리고 그 사이 또 다른 생명이 잉태되어 셋째 아들도 얻었습니다. 특별히 제 안에 있던 개혁해야 할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 것은 매우 큰 변화입니다. 그동안 이곳에서 만난 문제 있는 목사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제 안에 있는 무언가를 들킨 것처럼 찜찜한 기분일 때가 적지 않았습니다. 제보되는 목사들의 수많은 비리와 죄악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제 안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것들입니다. 3년간의 자리를 털고 정리하면서‘저 자신에 대한 개혁’이라는 고민과 과제를 챙겨 가고 있습니다.
감사한 일들도 있었습니다. 제일 좋은 건 존경하는 분들이 생겼습니다.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 같이 얼굴도 모르는 분들 말고, 지근거리에 있으며 일상의 삶의 모습까지 존경할 분들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존경할 대상이 지도위원이나 집행위원 중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개혁연대 회원들 중 존경하게 된 분들이 꽤 있습니다.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물음에 이제 망설임 없이 얘기할 분들이 생겼습니다. 제게 있어서 이건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돌아보면 기쁘고 감사한 일들이 많지만,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교회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동지들을 만난 것이 제일 좋습니다. 언젠가 모 방송국의 신우회 설교를 마친 뒤 교제하는 자리에서 한 기자가 제게 물었습니다.“목사님 참 힘든 일을 하시는 것 같은데, 어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세요?”, 잠시 생각한 후“드물긴 하지만 상담 교회 문제가 해결됐을 때인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분들과 한국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2시간이 흘렀습니다. 대화를 마칠 즈음 질문했던 그 기자분께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이 기자님, 제가 언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지 다시 대답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이 기자님 같이 뜻을 같이하는 동지를 만났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고 힘을 얻습니다.”
지난 3년, 때론 두렵기도 했고 답답함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기쁘고 행복했던 건 여러 동지들 덕분이었습니다. 하나님, 우리 아버지의‘그 나라’를 향해 가는 이 길,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얼굴로 뵐 그 날까지 건강하시고 평안하십시오. 샬롬!
부임인사 드립니다
+남오성 목사
안녕하세요. 개혁연대 신임 사무국장 남오성 목사입니다. 회원 여러분께 첫 인사 드립니다. 반갑습니다.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가네요. 부디 잘 마무리 하시고, 몸도 맘도 따뜻한 연말 되시기 바랄게요.
먼저 제 소개를 드릴게요. 새해에 마흔 한 살 되고요, 목사안수는 성결교단(예성)에서 받았습니다. 개혁연대에 오기 전에는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로 교회사를 가르쳤죠. 지금 두 살 연상의 아내와 초등학교 4학년 되는 큰 딸과 유치원 다니는 둘째 딸과 함께 의정부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교회는 내년부터 일산은혜교회 대 학부를 섬기게 되고요.
제 살아온 얘기를 잠깐 드릴까요? 1970년 인천에서 태어나, 부천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다녔죠. 89년에 연세대 신학과에 입학했는데 공부보다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더 많았습니다. 불의한 자들의 지배 아래 의로운 자들이 고통 받는 현실에 분개하며 대학생활을 보냈습니다. 이런 사회문제에 대한 교회의 책임을 고민하기 시작한 건 성결대 신학대학원 다닐 때부터였죠. 학교에서는 세상과 괴리된 근본주의 신학을 배우고, 교회에서는 성경본문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은사체험 일변도의 설교를 들으면서,‘이 시대를 향한 교회의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라고 고민했습니다.
그 답을 찾게 된 것은 유학시절입니다. 미국 듀크대와 보스턴대에서 공부하면서, 하나님께서 타락한 교회와 사회를 묵과하지 않으시고 개혁자들을 통해 일하신 모습들이 교회사에 면면히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되고는, 제 소명을 발견했습니다. 고국에 돌아와 웨신대 교수로서, 그리고 성서한국과 개혁연대 집행위원으로서 교회개혁운동을 하며 그 소명은 더 분명해졌습니다. 교회의 사명은 세상을 구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교회는 그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원의 신 여호와가 아닌 풍요의 신 바알과 재물의 신 맘몬을 섬기는 우상숭배의 죄를 범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걱정해야 할 교회가 세상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구조선이 되어야 할 교회가 유람선인 냥 착각하더니 결국 난파선이 되고 만 것이죠.
교회가 세상을 구원하는 진정한 주체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우선 교회 자신부터 개혁되어 합니다. 저는 이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개혁연대 사무국장이 되겠습니다. 저는 헌신과 용서의 사역을 하고 싶습니다. 우선 타락한 교회로 인해 고통 받는 분들을 돕고, 교회의 구조와 제도를 바로 세우고, 올바른 교육을 통해 올바른 신앙에 이르게 하는 일에 헌신하겠습니다. 또한 죄는 철저히 배제하되 죄인은 사랑으로 포용하는 용서의 사역을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제 자신을 개혁의 주체이기 전에 개혁의 대상으로 여기고, 남의 눈의 티끌보다 먼저 제 눈의 들보를 살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원님들께 부탁 하나 드릴께요.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저는 개혁연대를 섬기기 위해, 혈연과도 같은 모 교회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저를 세습 담임목사로 세우려 했기 때문이죠. 교회 세습을 통해 안정된 삶을 구가할 수 있는 이 땅의 복과 의로운 일을 위해 고난을 자처해야 하는 하늘의 복 사이에서 고민했습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죠. 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기 위해 일 년 동안 주저했는데, 아직도 긴장되고 떨리네요. 제가 시험에 들지 않도록,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