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대표 서신]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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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5-11-06 11:42 / 조회 197 / 댓글 0본문

가을입니다. 이제 지나온 한 해의 발자국을 돌아볼 시간입니다. 길고 무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세상에 그늘진 모퉁이를 돌아 불어오는 바람이 매섭고, 우리의 심장을 깊숙이 파고드는 불안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시대입니다. 주저앉고 싶은 혼돈의 시절, 한국 교회의 좌표를 되짚어 보는 일은 고통스럽지만 회피할 수 없는 우리의 사명입니다.
2025년 한국 교회는 마치 폭풍우 속에서 돛대가 부러진 배와 같았습니다. 정치적 혼돈 속에서 길을 잃었고, 스스로 어둠의 온상이 되는 비극을 자처했습니다. 계엄 선포와 탄핵 결정으로 요동치는 혼란 속에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하며 공평과 정의를 요구해야 마땅했건만, 다수의 보수 교회와 교단 지도부는 오히려 극단적인 정치 이념의 맹목적인 확성기가 되었습니다. 설교 강단을 세속적 이념 투쟁의 전장으로 바꾸어 버린 목회자들의 극우 정치 설교는 거룩한 예배를 오염시켰고, 신도들은 목사에게 길들여진 불쌍한 영혼이 되어 맹종의 늪에 빠져버렸습니다. 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는커녕, 가장 완고하고 배타적인 세력이 되어 극단의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특히 여성을 향한 완고한 차별은 교회 공동체의 퇴행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예장합동 총회는 시대적 요청을 외면하고, 목사직을 남성으로 못 박는 헌법 개악을 결정하여 차별을 법제화하는 치욕스러운 역사를 썼습니다. 예장통합 총회도 여성 총대 파송을 의무화하자는 제안을 거절하며, 교회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여성이라는 절반을 배제하는 굳건한 벽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주신 천부인권을 스스로 부정하고, 성령의 은사를 성별로 재단하려는 패역함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여기에 더하여, 거룩이라는 이름 뒤에 감추어진 목회자들의 탐욕과 비루함은 멈출 줄 몰랐습니다. 재정 비리와 횡령, 그리고 끊이지 않는 성 비위 사건들은 교회와 사회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습니다. 목회자는 마땅히 순결한 신앙의 모범을 보여야 했으나, 교인들에게 허탈감과 배신감을 안겨주며 교회의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렸습니다. 2025년 한국 교회는,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곪아 터져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는 서글픈 자화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 개혁연대는 탄식하며 좌절하는 대신, 예언자적 소명을 붙잡고 가장 치열한 현장에 섰습니다.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음을 믿기에, 작지만 꺼지지 않는 개혁의 불씨를 들고 맞섰습니다. 특히 여성 사역자에 대한 차별을 제도화하려는 시도에 맞서 최전선에서 싸웠습니다. 목사직을 남성으로 한정하려는 예장합동 총회의 퇴행적 움직임에 맞서 여성안수를 금지하는 헌법 개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것이 단순한 교단 내 문제아니라, 교회의 미래가 걸린 문제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한 예장통합 총회에서 여성 안수 및 지위 향상에 대한 논의가 일축되는 치욕적인 순간을 목도하며, 교회의 비루한 성평등 의식을 고발하고 총회의 결정이 부당함을 외쳤습니다.
또한 교회가 극우 정치의 맹목적인 도구로 전락하는 현실을 비판하는 성명과 논평을 쉼 없이 발표했습니다. 목회자의 재정 투명성과 윤리 확립을 위한 제도 개선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비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억압받는 이들의 곁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가 되려 했고, 교회가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도록, 교회의 부끄러움을 스스로 씻어내기 위한 내부의 정화 작업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개혁연대의 활동 하나하나가 곧 한국 교회를 향한 예언자적 탄원이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때로는 고독하고, 때로는 거센 비난에 직면했지만, 우리는 이것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거룩하게 세우는 일임을 알기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이 모든 외로운 싸움은 우리 개혁연대 회원 한 분 한 분의 헌신과 동행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고백하건대, 우리의 여정은 언제나 그렇듯 힘겨운 재정적 어려움 속에 놓여 있습니다. 교회개혁 운동은 타락한 주류 교회의 거대한 자본에 맞서서 힘겹게 저항하는 작은 몸부림입니다. 우리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오직 회원 여러분의 순수한 후원으로만 운영되는 단체입니다. 공의와 정의를 외치는 목소리는 언제나 쉽게 외면당하고, 그 소리를 내기 위한 물질적인 기반은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취약함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힘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힘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능력만을 의지하겠다는 결단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붙잡아야 할 빛의 크기는 여전히 크고, 우리의 사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한국 교회가 극우 정치의 광풍에서 벗어나 복음의 본질로 돌아오고, 여성이 차별 없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중받고, 교회와 목회자가 거룩의 본질을 회복하는 그날까지, 우리의 걸음은 멈출 수 없습니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 사명의 무게를 함께 짊어져 주십시오. 지금까지 보내주신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에 감사드립니다. 개혁연대의 재정적 버팀목이 되어 주신 후원금을 유지해주시고, 또 증액해 주시기를 회원 여러분 한분 한분께 간절히 요청드립니다. 여러분의 작은 후원 하나 하나가, 이 땅의 교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예언자적 행동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연대는 단순한 시민단체가 아니라, 이 시대에 예수를 따르는 제자 공동체입니다. 부디 이 길에서 낙심하지 마시고, 주님이 예비하신 희망의새벽을 향해 함께 걸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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