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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 신학도 일관성도 없는 예장합동 총회 (뉴스앤조이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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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4-07-10 13:29 / 조회 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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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자신이 떨쳐 일어날 때다 

 

언젠가 무슨 일이 있어 산부인과 병원에 간 적이 있다. 분만실 복도를 걷는데 갑자기 어떤 여인이 대성통곡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무슨 사고라도 났나 싶어 지나가는 간호사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어떤 산모가 방금 분만했는데 딸을 낳았다고 저렇게 울고 있다"는 거였다. 그 산모의 자세한 속사정을 알아볼 필요도 없이 소중한 자식을 낳고 대성통곡하는 산모를 이해하기 좀 어려웠다. 자기도 여성이면서 고생고생해서 낳은 소중한 자식이 딸이라고 해서 저렇게 우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전주열린문교회 개척 초기이니까 벌써 30년도 더 된 이야기다. 우리 가족 포함해서 8명이 시작한 교회, 상가 2층 한쪽 귀퉁이 좁아터진 곳에 강대상과 의자 몇 개 들여놓고 예배하던 시절, 어느 주일엔가 낯선 여성 한 분이 우리 교회 예배에 참석하였다. 설교를 듣는 자세로 보아 초신자는 아니었다. 예배 후 예배실 뒤쪽에 딸린 좁은 공간에서 교우 몇 명과 점심을 챙겨 먹는 자리에 그 여성분을 모셨다. 함께 식사한 뒤 그 여성께서 조심스럽게 나에게 물었다. "저어 그런데, 이 교회 혹시 이단 아닌가요?" 만약 내가 이단이라면 솔직하게 이단이라고 말할 리가 있겠는가. 기가 막혀 그렇게 묻는 이유를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뜻밖에 "아니, 교회 공예배 시간에 여자 교인이 목사님 설교하는 강대상에 함부로 올라가서 성경을 봉독하길래" 그런 의심이 들었다는 것이다. 꾸욱 참고 꽤 장황하게 내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이며 이단 목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물론 그 뒤로 그 여성 성도를 다시 만나지는 못했다. 

 

지교회 공동의회에서 참석자 2/3 이상의 지지로 장로·권사·안수집사를 선출한다. 똑같이 2/3 이상의 표를 얻고도 여성들은 안수 없이 권사로 취임하고 장로와 안수집사는 안수 후 임직한다. 남성우월주의와 가부장적인 사고에 기반하여 여성에게 안수하지 않기 위한 꼼수로 성경에도 없는 '권사'라는 직분을 만들어 낸 것임에도, 공동의회에서 권사로 뽑힌 여성들은 '권사가 어디여? 고조, 하나님 은혜에 감사할 뿐'이라는 생각으로 알아서 기어 버린다. 그렇게 지내 온 세월이 100년이 훌쩍 넘었다. 요즘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일부 동문이 '강도사'에 목을 매며 총회 앞에 "강도사라도 줍소사" 엎드리는 모습에서 권사 직분에 감지덕지하는 흐름이 겹쳐 보여 총회를 상대로 싸우다가도 맥이 풀릴 때가 많다. 여성 안수 문제를 풀어 나가는 데 있어서, 제발 이제는 여성들 스스로 (표현이 좀 그렇지만) '자기 밥그릇'은 챙길 때도 되지 않았는가. 

 

과학도, 신학도, 교단 헌법도 변한다 

 

여러 번 말했듯이 성경에 "남자만 안수하라"든가 "여자는 안수하지 마라"는 명시적인 구절이 없기 때문에 여성 장로‧목사 안수 문제는 전적으로 성경해석학적인 문제다.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의 구호 중에 "개혁 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개혁주의 신학의 '개방성'이 개혁 교회의 가장 자랑스러운 특징이라는 말일 것이다. 특히 성경해석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지난날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여겨졌던 교리들이 뒤늦게 수정되거나 폐기되는 일도 빈번해졌다. 이 말은, 그동안 기독교 역사에서 왜곡된 신학과 교리를 기반으로 저질러진 오류(범죄)가 많이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십자군 전쟁이 그렇고, 갈릴레오 재판이 그렇고, 편평지구론이 그렇고, 저주받은 함의 자손이라 하여 흑인들을 혹독하게 차별한 역사가 그렇고, 그런 차별을 기반으로 교회가 노예제도를 오랫동안 찬성하며 동조했던 부끄러운 제국주의적 약탈의 역사가 그렇다. 

 

민주주의에 관한 한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조차 여성에게 참정권을 주기 시작한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오늘 한국 보수 교단에서 '여성 안수 불허' 방침으로 상징되는 여성 차별 문제 역시 하나님 앞에 말을 꺼내기도 참으로 낯뜨거운 주제다. 최근 몇백 년 사이에 성경해석학이 눈부시게 발전했고 그에 따른 신학적 결론이 많이 달라졌음에도 21세기 대한민국의 보수 교회는 여전히 18세기 이전의 낡은 신학과 교리, 조선 시대의 가부장적 틀이라는 우물에서 한 발짝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아니, 우물 밖에 전혀 다른 바깥 세상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까맣게 모르고 있다. 여성 안수를 허용하면 마치 기독교 신앙이 깡그리 무너질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그렇게 허약한 신학이 참된 개혁신학일 리 없다. 여성 안수를 허용하면 정말로 기독교 신앙과 교회가 무너지는지는 이미 앞서서 여성 안수를 허용한 교단들이 쫄딱 망해 버렸는지 확인해 보면 된다. 심지어는 여성 안수와 동성애를 악착같이 연동시키는 사악함마저 보인다. 틈만 나면 동성애 타령하는 이들에게는, 동성애만 문제이고 교회 안에서 이성애자들의 성적인 범죄는 전혀 없는가 되묻고 싶다. 그래서 예장합동 교단에서는 목사들의 성범죄에는 한결같이 그토록 관대한 것인가. 

 

성경 구절의 선택적 해석과 자의적인 적용 

 

고린도전서 14:34,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는 말씀을 문자적으로 적용하여 여성 안수를 반대하는 자가 많다. 이어지는 35절에서 "만일 무엇을 배우려거든 집에서 자기 남편에게서" 물으라는 문맥에 비추어 볼 때, 34절의 "여자"가 유부녀(고린도교회에서 공예배 시간에 문제를 일으키는 일부 유부녀)들이 명백함에도, 34절의 "여자"를 '여성 전체'로 일반화해서 '입틀막' 하는 못된 자세(여성 차별)를 보인다. 바울이 이 편지를 쓸 때 바울과 고린도 교인들 사이에 서로 잘 알고 있는 어떤 내용 곧 오늘의 우리로서는 추정하기도 힘든 많은 내용이 생략되었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이 본문을 읽는 것이 성경해석학의 기본 원칙인데, 이 해석학적 기본기가 전혀 없기에 바울의 말을 아주 선택적으로, 남성우월론자들의 입맛에 맞는 말씀만 문자적으로 적용하여 남성우월론을 강화하는 것이다. 바울서신의 한두 구절에 목을 맬 것이 아니라 사도 바울 신학의 기본 목적이 하나님나라 확장, 교회의 건강한 성장, 신학적 포용성과 탄력성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하는 것 아닌가. 선택적 적용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바울이 쓴 로마서 16:16의 "너희가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와 같은 대목은 문자적으로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대체 바울의 말대로 공예배 시간에 왜 목사와 성도들이 서로 입맞춤으로 인사하지 않는 것인가. 어떤 한 구절을 문자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면 다른 구절도 일관성 있게 그렇게 해야 신학과 교리가 최소한의 진정성을 획득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뿐이 아니다. 역시 바울이 쓴 로마서 16:7 말씀도 여성 안수 반대론자들은 아예 못 본 체한다. 아래에 로마서 16:7의 헬라어 본문과 영어 번역문을 인용한다. 

 

[Scrivener 1881] ἀσπάσασθε Ἀνδρόνικον καὶ Ἰουνιᾶν τοὺς συγγενεῖς μου καὶ συναιχμαλώτους μου, οἵτινές εἰσιν ἐπίσημοι ἐν τοῖς ἀποστόλοις, οἳ καὶ πρὸ ἐμοῦ γέγονασιν ἐν Χριστῷ. 

 

[NASB95] Greet Andronicus and Junias, my kinsmen and my fellow prisoners, who are outstanding among the apostles, who also were in Christ before me. 

 

[NKJV] Greet Andronicus and Junia, my countrymen and my fellow prisoners, who are of note among the apostles, who also were in Christ before me. 

 

[NRSV] Greet Andronicus and Junia, my relatives who were in prison with me; they are prominent among the apostles, and they were in Christ before I was. 

 

헬라어 원문도 그렇고, 인용한 영어 번역 성경들도 여성인 유니아를 "사도들 중에 탁월한/유명한 사람"이라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여성인 유니아를 사도 바울이 "사도"라고, "사도들 중에서도 탁월한 사람"이라고, 그는 "내 믿음의 선배"라고 말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성경을 제 입맛에 맞게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는 일 때문에 예수님과 바리새인들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그 갈등으로 인해 어떻게 바리새인들(유대인들)이 예수님께 적개심을 품고 마침내 그분을 나무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는지를 생각해 보면, 성경을 입맛대로 선택적으로(필요할 때만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 얼마나 심각한 신성모독의 죄를 짓게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신학과 교리(교단 헌법), 교회 정치에 일관성이 전혀 없다 

 

나는 예장합동 교단 소속 목사로서 총신에서 배운 신학에 여전히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런 만큼 우리 예장합동 교단이 21세기 한국 사회와 지구촌을 거룩하게 견인할 수 있기를 아직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럼에도 교단 밖에 있는 사람들의 무참한 손가락질과 비아냥을 대할 때마다 예장합동 소속 목사인 것이 한없이 부끄럽고 가슴 아플 때가 솔직히 많다. 군대에서도 여성들이 별을 달고 장군이 되는 시대, 여성이 대통령도 총리도 장관도 교수도 판검사도 심지어는 중장비 기사도 하는 21세기에, 똑같은 하나님의 형상인 여성들을 거침없이 차별하면서 "개혁 신앙을 보수하겠다"고 겁 없이 외치는 자세에는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성경을 자의적으로 선택하여 문자적으로 적용하면서, 신학을 빙자해서, 교리와 교단 헌법을 빙자해서 "여성 안수는 안 된다"고 한다. 마치 신학과 교리 그리고 교단 헌법이 만고불변의 진리인 것처럼 함부로 떠든다. 그렇다면 교단 헌법 맨 끝에 '헌법 개정을 위한 부칙'은 뭐하러 만들어 놓았는가. 그 부칙 자체가 헌법이 완전하지 않음을 시인하는 것 아닌가. 

 

긴말 할 것 없이 여성 안수를 허용하지 않는 교단 헌법과 교단의 신학과 교리가 맞다고 치자. 그렇다면 최소한 그 신학과 교단 운영에 일관성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해야 한다"는 교단의 신학이 맞다면, 총신대와 총신대 신학대학원의 여자 교수들을 즉시 내보내야 한다. 총신 신대원에 여학생들을 입학하지 못하게 막아야 하며, 각 지교회의 여전도사들을 즉시 다 내보내야 한다. 교회학교 교사도 오직 남자로만 구성하고 여자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하며, 찬양대도 남성들로만 구성해야 한다. 왜? 여자들은 교회에서 잠잠해야 하니까. 총회 임원들이 한국교회 연합 행사에 참여할 때 타 교단의 여자 목사와 자리를 나란히 한 죄를 속회 회개하고 앞으로는 그런 자리에 함부로 나가지 말아야 한다. 또한 교단 신학에 반(反)하는 나 같은 사람도 총회에서 속히 징계해야 한다. 교단이 방금 말한 대로 신학과 교회 정치의 일관성을 보인다면 나도 더는 여성 안수를 시행하라고 요구하지 않을 생각이다. 

 

맺으며 

 

어쩌다 나는 남자로 태어났다. 내가 선택한 것도 아니고 시험 봐서 취득한 것도 아니다. 남성, 여성은 우주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의 은총, 그 복된 결과다. 그러기에 성별은 무슨 자격도, 권리도 아니다. 성별의 차이 때문에 사역을 제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예장합동 교단의 총대들은 여성인 어머니가 없는가, 여성인 아내가 없는가, 여성인 딸이 없는가. 내가 보기에, 남성우월론에 찌들어 여성 안수를 반대하며 여성을 무참히 차별하는 그들은 어머니도 아내도 딸도 없는 것 같다. 

 

한국교회가 여기까지 성장하는 데 여성 성도들의 눈부신 헌신이 있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지금도 교단 산하 지교회마다 어쩌면 여성 성도가 훨씬 많을 것이다. 그 여성들의 헌신이 없다면 즉시 문 닫아야 할 교회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여성 성도들에게 헌신은 요구하면서 교단의 치리 기구인 당회와 노회와 총회에는 단 한 명의 여성도 참여하지 못하게 하고 남자들이 권력자로 계속 군림하는 현실이 하나님나라의 가치에 털끝만큼이라도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과연 이것이 대의제를 채택한 유구한 장로교 정치 원리에 걸맞은 일인가. 

 

예수님이 주인인 교회, 예수님이 주인인 총회라고 고백은 요란뻑적지근하게 하면서, 남자 종놈들이 여종들의 소명을 좌지우지하여 감히 주인(하나님) 노릇하는 신성모독의 죄를 교회의 머리이신 주 예수님께서 언제까지 두고만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여성 사역자 처우 개선'이 뭔가. 도대체 누가 누구의 처우를 개선한다는 것인가. 예장합동 교단은 남종들이 하나님인가. 총회 총대(예수님의 남종들) 중에 누구라도 자신 있게 나서서 한번 대답해 보라. 여성(집사, 목사, 장로) 안수는 우리가 믿는 기독교 복음의 핵심 본질이다. 

 

"예장합동 교단은 여성 안수 즉각 시행하라!!!"

"예장합동 교단은 여성 안수 즉각 시행하라!!!"

"예장합동 교단은 여성 안수 즉각 시행하라!!!" 

 

이광우 / 전주열린문교회 담임목사, 총신대학교 법인이사 

 

※ 여성 안수를 지지하는 그리스도인 1000명 서명운동

서명 링크: https://bit.ly/여성안수지지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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