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고] "예장합동, '동역사'나 '강도권' 주고 시간 흘려보내지 말라…여성 안수는 지금 당장" (뉴스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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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4-07-10 13:38 / 조회 352 / 댓글 0본문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여안추) 출범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총신대학교 졸업생 김자은 씨다. 그는 총신대에서 33대 대의원 총회 의장, 총학생회 비상특별위원장 등 많은 활동을 했다. 이제는 그 판을 떠났다고 했지만 그래도 총신 관련 뉴스가 나오면 눈길이 가고 마음이 간다고 한다. 여안추에서 듣고 싶었던 목소리, 총신대를 다녔던 여성을 인터뷰했다.
-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총신대학교 15학번 기독교교육과를 졸업한 김자은입니다. 지금은 이화여자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신학 공부를 하면서 공공기관 실무자로 지내고 있습니다.
- 여안추 출범 소식을 관심 있게 보고 있었다고 하셔서 놀랐어요. 여안추 출범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강호숙·박유미 교수님 페이스북을 보다가 알게 되었어요. 이렇게 여안추 결성까지 연합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되면서 '드디어 될 것이 됐군'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좀 더 빨리 연합해서 추진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저는 여성 안수 운동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미 시행하는 교단에서는 당연한 것이지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이 기독교 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높고, 합동 교단 내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니니까요.
- 총신대에는 어떻게 가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제가 고3쯤 다녔던 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이었어요. 그때는 교단에 대해 잘 몰랐고, 그저 서울에서 갈 수 있는 신학교를 찾아서 총신대와 장신대를 넣었는데 둘 다 합격한 거예요. 교단 관련해서 생각하기보다는 가고 싶은 학과와 집에서의 거리를 위주로 생각했네요. 많은 고민을 하다가, 총신은 종합 대학교니까 신학 외에 다른 전문성도 폭넓게 키울 수 있고, 좀 더 열린 신학을 공부하면서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어 선택했어요.
- 총신대 기독교교육과에 입학하면서 기대한 것과 현실은 어땠을지 궁금해요.
저는 총신에 교회 목회를 하려고 간 것은 아니고, 교회에서 제가 생각했던 질문들을 해소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어요. 근데 전혀 해소되지 않았죠. 신앙에 대한 질문들에 신학적인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 건데, 다니다 보니 교회 생활의 반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OT 때 '개혁주의 보수 신앙'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 봤어요. 그런데 졸업할 때에도 솔직히 개혁주의 보수 신앙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 자은 님의 친구들은 총신에 어떤 기대로 입학했을까요?
기독교교육과 남자 동기들은 목사가 되고 싶어 하는 친구가 많았어요. 청소년 사역 등에 필요한 교육적인 부분을 더 배우고 싶어 기독교교육과에 왔다고 했죠. OT에서 만난 여자 동기는 '사모'가 되려고 총신에 왔다고 했어요. 그런 분이 다수는 아니었지만 몇몇이 "난 사모가 될 거야"라고 해서 충격받았죠. "사모가 직업이야?" 제가 이렇게 물어봤던 기억이 나요. 저는 모태신앙이 아니라서 교회에서 사모가 어떤 입지인지 그때까지만 해도 전혀 몰랐어요.
자기가 목회하고자 하는 여학생은 제 주변에 없었어요. 고민하는 친구가 있긴 했어요. 어머니가 목사인 친구였는데, 장로교 계열의 신학교가 서울에 총신대와 장신대 정도니까 두 곳 중 하나를 선택해서 온 거겠죠. 사역하고 싶은 친구들은 사실 신대원을 다른 곳으로 가죠. 제 친구도 백석대로 갔고, 저희 과 나온 동기들도 졸업 후에 교회 사역을 많이 하고 있어요.
- 예장합동은 1998년 제83회 총회에서 "여성의 목사직이나 장로직에 대해서는 성경이 보여 주는 대표성의 원리와 창조 질서의 원리의 측면에서 허락할 수 없다"고 여성 안수 문제에 대한 총회의 입장을 결의했는데, 이것을 알고 입학한 건가요? 교단 안에서 여성 안수를 주장하면 "여성 안수 안 주는 거 알고도 총신대에 온 거 아니냐"는 역공세를 펴는 사람도 있는데,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요.
여성 안수가 안 된다는 것을 입학 후에 알았어요. 1학년 '영적 지도자 훈련'이라는 교양 수업 중 토론하다가 친구들이 총신에서는 여성 목사 안수가 안 된다는 거예요. 그때 "응? 여자 목사님들이 있잖아" 이랬더니 "그건 교단이 다른 거야"라고 해서 알게 되었죠. 아마 저만 몰랐을 것이고, 대부분은 목회자 자녀들이라 알고 왔을 거예요. 저는 교단이 이런 입장인 줄 잘 몰랐죠. 적극적으로 생각해서 사유하고 판단해야 하는 책임이 개인에게 있지만, 이 학교가 나한테 이런 걸 가르칠지, 이렇게 배워서 목회자가 될지 못 될지 몰랐어요. "안 되는 줄 알면서 왜 왔느냐"는 말은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맡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아파요. 저는 목사가 되려고 총신에 간 것은 아니었지만, 여성 안수 기회가 주어졌다면 아마 목사가 되는 일도 고민했을 수도 있어요.
- 내부 학생들 사이에서 항의하는 의사 표현은 없었을까요? 내부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너무 들리지 않아요.
2016년 강호숙 교수님과 박유미 교수님이 부당 해고 당하셨을 때 충격이 있었죠. 그때 이후로 저희 때는 여자 교수는커녕 강사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여학생회가 그런 문제에 대해 교단의 성경적 가치관을 따라야 한다는 미온적인 입장이어서 내부 항의가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나마 당시 14학번 신학과 회장이 그 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성명서를 냈던 걸로 기억해요. 이런 문제에 관심 있는 학생들도 있었죠. 그런데 움직이기가 어려운 구조인 게, 타 학과 여학우들은 여성 목사나 리더십을 자신과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여학생들도 얘기 안 하는데 남학생들이 같이 운동해 주겠어요?
그해 여학생회가 선거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돕는 배필'이라고 하기도 했어요. 돕는 배필로서 기도로 지원해 주겠다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이미 교단이 말하는 남녀 가치관으로 규정 지은 거죠. 뭔가를 기대할 수 없었어요.
제가 총신에서 느꼈던 답답함이, 내가 배우는 신학으로는 이 사람들의 논리를 깰 수 없다는 거였어요. 합동에서는 여성에게 목사 안수 안 주는 게 평등이라고 주장해요. 왜냐하면 그렇게 지어졌고 직분은 위계가 아니라고 해요. 이게 약간 말장난인데, 사실 직분이 위계가 아니라면 왜 담임목사·부목사로 나누나요? 그냥 다 목사로, 모두 성도라고 부르죠.
저도 사실 답답한 마음이 들거든요. 당사자들은 어디서 뭐 하나 이런 생각도 들고. 선배들이 미온적이었으니까 해결이 안 된 거라는 마음도 있어요. 그런데 여성 목사를 바라는 여학생들 사이에서도 사회나 신학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당사자들이 왜 이렇게 나서지 않는가'라고 할 수도 없는 게, 그들도 거대한 시스템 앞에 서 있는 것이라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지점도 있겠다 싶어요. 누군가에게 총신은 사회에 안 좋은 일만 하는 목사들이 있는 곳일 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는 그곳의 신학을 통해 하나님을 만났고 사역자를 꿈꾸게 됐을 거예요. 이런 구조적인 억압 안에 있는 그들에게 자꾸 '나오라'고만은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 자은 님은 2022년 예장합동 정기총회 때 기자회견을 통해 "교세 확장이든 무엇이든 좋다. 여성을 동일한 '성도'로 인정하는 그 첫길의 시작으로서 여성 목사 안수에 대한 논의를 시작이라도 해 달라"고 발언했는데요. 올해 109회 총회가 열리면 총대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총대들이 "그렇게 여성 안수 원하면 여성 안수 주는 타 교단으로 가라"고 자주 말하잖아요. 본인들이 다른 종교로 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들과 내가 같은 하나님을 믿는 건가, 이들은 이교도 무리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수님도 바울도 다 여성 사역자들이 옆에 있었고, 하나님도 아담에게 하와를 지어 주셨는데 왜 본인들이 반대하지?', '뭘 막으려고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여성 안수 이슈로 여성들이 다 떠나고 교회가 텅텅 비면 교회가 무너지는데, 왜 받아들이지 않을까요. 종말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지난 3월 '동역사' 내용도 봤고 이번 총회 때 강도권을 준다고 하던데, 한 발 내딛는 의미는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무엇이 달라지는 걸까요? 강도권 주고 10년 20년 흘려보내지 말고, 지금 여성 안수 논의가 활발히 나올 때 바로 가야 해요.
- 예장합동이나 총신대 내부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저는 기독교 교육을 전공하는 입장에서, 보수적인 교회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만약 목사가 된다면 다른 곳에서 목사 안수를 받기보다는 공부했던 곳에서 목사가 되는 것이 내가 애정하는 이들과 함께하기에 더 좋으려나 싶은 마음도 있어요. 그런 마음이 있으면서도, 갈등이 있어요.
저는 내부에 있는 여성들에게 "나가라"고, "탈출하라"고 말하고 싶거든요. 여성 안수 주는 다른 교단을 선택해도 되는데 굳이 총신에 있어야 하는지, 남아서 싸우기에는 내부에 그럴 동력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어요. 교회의 중추가 되는 여성 집단이 40~50대 여성인데, 그들은 이미 사회에서도 편견과 차별로 힘든데 교회에서 또 편견과 차별로 힘들어야 하나, 교회에서는 위로받고 평등한 세상을 꿈꿀 수 있는 단 하루 주일을 보내면 안 되나 싶어요. 그래서 여성들이 교회를 더 많이 이탈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제 신학의 결이나 나아갈 방향은 총신에서 많이 떠나왔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거기서 누렸던 경험들이 있고 거기서 만났던 사람들이 있고, 그들 중 여전히 절대다수가 그곳에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 마음이 총신에서 떠나질 않아요. 총신 뉴스 나오고 이러면 아직도 관심이 가고, 계속 마음이 가네요.
"이 운동에 제가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 그녀의 반짝임 속에서 총신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총신이 여성 안수가 가능했다면, 투쟁을 통해 진작에 실시됐다면 그와 같은 더 많은 여성 신학생이 교단 안에서 반짝반짝 빛을 발했을 것이다. 예장합동은 좋은 인재들을 놓치고 있다. 이제라도 여안추 운동을 통해서 그 상상을 현실로 가깝게 만들어 갈 것이다.
김종미 / 여안추 섬김이,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 여성 안수를 지지하는 그리스도인 1000명 서명운동
서명 링크: https://bit.ly/여성안수지지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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