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자에 부담 안주려 집까지 옮긴 원로목사 [크리스챤투데이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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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06-05-09 14:42 / 조회 2,823 / 댓글 3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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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건일 목사, 서강교회서 39년 목회하다 ‘아름답게 은퇴’
언제부턴가 한국교회에서는 잘 은퇴하는 것이 목회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워져 버렸다. 모범적인 목회를 해 온 목회자들조차도 목회세습이나 선·후임자 간의 갈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가운데 수십년동안 한 교회에서 존경받는 목회자로 섬기다 ‘아름다운 은퇴’의 본을 보이는 목회자가 있다.
도건일 목사는 104년 전통의 서강교회에서 27대 담임으로 부임해 39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목회하다가 지난달 30일 은퇴했다. 목회 기간이 길었던만큼 미련과 애착도 많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도 목사는 더욱 자신의 마음을 다잡고 ‘아름다운 은퇴’를 준비했다.
아름다운 은퇴 위해 세습 거부… 설문 통해 후임 선정
“서강교회에서 이렇게 길게 목회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서강교회 역대 담임자들의 임기가 평균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저 또한 처음엔 그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렇게 긴 기간 목회하면서도 큰 잡음없이 은퇴하게 되어 은퇴하는 날이 흥분될 만큼 감사했습니다. 목회란 외롭고 힘들게 뛰는 길인데 박수를 받으며 갈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지요.”
도 목사는 자신의 장남과 사위가 해외에서 활동하며 촉망받고 있는 목회자임에도 불구하고, 세습을 거부하고 교인들의 의사를 존중해 가며 후임 목회자를 결정했다. 그는 자신의 은퇴 1년 전에 준비위원회를 구성했고, 교인들이 원하는 후임 목회자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설문조사했다. 그리고 교회 장로들이 그 조건에 맞는 지원자 22명을 꼼꼼히 심사하도록 했고, 그 결과 서울연회 총무로 있던 여우훈 목사가 후임으로 선정됐다.
도 목사의 은퇴 준비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는 후임 목회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40년 가까이 정든 마포지역을 떠나 일산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교회 부목사들과 사무원, 사찰집사까지 모두 불러 만찬하면서 후임목사를 정성을 다해 섬길 것을 당부했다. 교회 담임직은 은퇴해도 선교를 멈춰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중국선교와 미자립교회 지원 계획도 세웠고, 이미 사재 5천만원을 털어 실천하고 있다.
항상 든든하게 뒷받침해준 박영조 사모
도 목사의 이러한 목회 역정에는 언제나 든든한 동역자인 그의 아내 박영조 사모가 있었다. 서울대학교 문리대 출신인 그녀는 자신을 앞세우지 않고 항상 한 걸음 뒤에서 때론 반려자로, 때론 비서로, 때론 상담자로 그의 목회를 뒷받침했다. 그녀의 부친은 공산당에 의해 순교한 감리교 목사였다.
도건일 목사 역시 순교자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1936년 중국 흑룡강성 해림시에서 태어난 도건일 목사는 해방 후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왔다. 그는 목사였던 부친이 공산당에 의해 순교하자, 부친의 유지를 잇기로 결심하고 감리교신학대학교,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시드니 크리스천대학, ACTS-풀러신학대학원 등을 거쳐 1960년 강화창리교회 담임전도사로 목회를 시작했다.
교육했던 이들 모두 훌륭하게 성장… 감독회장도 나와
그는 이후 정릉교회, 동대문교회 등을 거치며 부목사로 활동했다. 세 교회에서의 목회는 길지 않았지만 알찬 시간이었다. 그가 창리교회에 있던 당시 가르쳤던 청년 중 한명이 지금의 감독회장인 신경하 목사고, 다른 이들도 잘 성장해 지금은 대부분 목사 혹은 장로가 되었다. 이들은 그의 은퇴찬하예배에도 참석,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도 목사는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는 최근에야 각광받고 있는 교회 내 어린이집, 방과후교실, 노인학교 등을 이미 수십년 전에 도입해 지금까지 운영해 왔다. 또 ‘마포구 교회와 경찰협의회 회장’, ‘마포구 교회와 구청협의회 초대회장’, 실로암안과병원 이사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또 감리교 평신도국 위원장, 한국교도소성서보급회 초대회장, 대한기독교교육협의회 회장, 한국기독교가정생활위원회 위원장, 한·중선교협의회 공동의장 등을 역임하며 교단 내에서 뿐 아니라 교회연합 사업에서도 적극 활동해왔다. 중국도 총 26차에 걸친 선교 끝에 20교회를 건축하고 지도자를 양성했다.
한편 도 목사의 후임인 여우훈 목사는 오는 28일 서강교회 본당에서 ‘서강교회 창립 104주년 기념예배’를 겸해 취임예배를 드린다.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도건일 목사, 서강교회서 39년 목회하다 ‘아름답게 은퇴’
언제부턴가 한국교회에서는 잘 은퇴하는 것이 목회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워져 버렸다. 모범적인 목회를 해 온 목회자들조차도 목회세습이나 선·후임자 간의 갈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가운데 수십년동안 한 교회에서 존경받는 목회자로 섬기다 ‘아름다운 은퇴’의 본을 보이는 목회자가 있다.
도건일 목사는 104년 전통의 서강교회에서 27대 담임으로 부임해 39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목회하다가 지난달 30일 은퇴했다. 목회 기간이 길었던만큼 미련과 애착도 많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도 목사는 더욱 자신의 마음을 다잡고 ‘아름다운 은퇴’를 준비했다.
아름다운 은퇴 위해 세습 거부… 설문 통해 후임 선정
“서강교회에서 이렇게 길게 목회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서강교회 역대 담임자들의 임기가 평균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저 또한 처음엔 그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렇게 긴 기간 목회하면서도 큰 잡음없이 은퇴하게 되어 은퇴하는 날이 흥분될 만큼 감사했습니다. 목회란 외롭고 힘들게 뛰는 길인데 박수를 받으며 갈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지요.”
도 목사는 자신의 장남과 사위가 해외에서 활동하며 촉망받고 있는 목회자임에도 불구하고, 세습을 거부하고 교인들의 의사를 존중해 가며 후임 목회자를 결정했다. 그는 자신의 은퇴 1년 전에 준비위원회를 구성했고, 교인들이 원하는 후임 목회자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설문조사했다. 그리고 교회 장로들이 그 조건에 맞는 지원자 22명을 꼼꼼히 심사하도록 했고, 그 결과 서울연회 총무로 있던 여우훈 목사가 후임으로 선정됐다.
도 목사의 은퇴 준비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는 후임 목회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40년 가까이 정든 마포지역을 떠나 일산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교회 부목사들과 사무원, 사찰집사까지 모두 불러 만찬하면서 후임목사를 정성을 다해 섬길 것을 당부했다. 교회 담임직은 은퇴해도 선교를 멈춰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중국선교와 미자립교회 지원 계획도 세웠고, 이미 사재 5천만원을 털어 실천하고 있다.
항상 든든하게 뒷받침해준 박영조 사모
도 목사의 이러한 목회 역정에는 언제나 든든한 동역자인 그의 아내 박영조 사모가 있었다. 서울대학교 문리대 출신인 그녀는 자신을 앞세우지 않고 항상 한 걸음 뒤에서 때론 반려자로, 때론 비서로, 때론 상담자로 그의 목회를 뒷받침했다. 그녀의 부친은 공산당에 의해 순교한 감리교 목사였다.
도건일 목사 역시 순교자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1936년 중국 흑룡강성 해림시에서 태어난 도건일 목사는 해방 후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왔다. 그는 목사였던 부친이 공산당에 의해 순교하자, 부친의 유지를 잇기로 결심하고 감리교신학대학교,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시드니 크리스천대학, ACTS-풀러신학대학원 등을 거쳐 1960년 강화창리교회 담임전도사로 목회를 시작했다.
교육했던 이들 모두 훌륭하게 성장… 감독회장도 나와
그는 이후 정릉교회, 동대문교회 등을 거치며 부목사로 활동했다. 세 교회에서의 목회는 길지 않았지만 알찬 시간이었다. 그가 창리교회에 있던 당시 가르쳤던 청년 중 한명이 지금의 감독회장인 신경하 목사고, 다른 이들도 잘 성장해 지금은 대부분 목사 혹은 장로가 되었다. 이들은 그의 은퇴찬하예배에도 참석,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도 목사는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는 최근에야 각광받고 있는 교회 내 어린이집, 방과후교실, 노인학교 등을 이미 수십년 전에 도입해 지금까지 운영해 왔다. 또 ‘마포구 교회와 경찰협의회 회장’, ‘마포구 교회와 구청협의회 초대회장’, 실로암안과병원 이사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또 감리교 평신도국 위원장, 한국교도소성서보급회 초대회장, 대한기독교교육협의회 회장, 한국기독교가정생활위원회 위원장, 한·중선교협의회 공동의장 등을 역임하며 교단 내에서 뿐 아니라 교회연합 사업에서도 적극 활동해왔다. 중국도 총 26차에 걸친 선교 끝에 20교회를 건축하고 지도자를 양성했다.
한편 도 목사의 후임인 여우훈 목사는 오는 28일 서강교회 본당에서 ‘서강교회 창립 104주년 기념예배’를 겸해 취임예배를 드린다.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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