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달려온 인생의 뒤안길, 황혼을 맞는 노인 대다수는 사회와 가족에게 무관심의 대상이다. 이런 노인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언제든 환영하는 곳이 있어 지역사회 내 화제가 되고 있다.

◇ 의성교회 김용희 부목사(좌),
황영석 담임목사(우)
바로 부천 의성교회담임목사 황영석, 김용희 부목사가 운영하는
‘의성경로대학’이 다. 6월 봄학기 종강을 앞두고 어김없이 목요일이면 함께 하는 어르신들의 표정은 유난히 활기차
보였다.

◇ 경로대학의 어르신들
모습
1982년 황영석 목사 개척으로 시작된 교회 역사는 23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내에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황 목사는 “건강에 이상이 생긴 이후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이후 신학대 진학과 함께 목회 안수를
받게 됐다"며 "생사의 벼랑 끝에서 손을 잡아주신 하나님을 향해 남은 시간들은 복음사역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설립된‘의성경로대학’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어린아이의 모습과 같이 부족한 부분이 있음에도 많은 어르신들은 경로대학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내 경로당을 다니며 학교 개강을 알리던 처음과 달리 이제는 입소문으로 시작 두 해 만에 학교 제적 450명 중 꾸준히
출석하는 어르신만 200여 명이 넘고 있다. 그 이유는 가정과 자식이 있어도 점점 줄어드는 대화와 무관심은 노인들을 소외시켜
무기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도 노인들을 위한 복지 혜택이나 관심은 이미 관심사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평소
노인 복지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황 목사는 “어르신들의 인생의 황혼을 외롭고 쓸쓸하게 맞는 모습이 안타까워 미약하나 힘이 되자는 뜻에
경로대학 문을 열게됐다”는 배경을 밝혔다.
만 6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로대학은 봄(4∼6월)과
가을(9∼11월)학기로 나누어져 모든 과정이 무료로 진행된다. 무료 진행이라고 프로그램 내용이 소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경로대학에 참여해 본다면 잘못된 생각임을 알 수 있다.
교회 차량으로 어르신들을 모셔오는 것은 기본이고
레크레이션, 건강체조, 학과 수업 등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은 지루할 틈도 없이 일사불란한 수업은 한글교실(초·중·고급)을 비롯한
영어, 일어, 컴퓨터, 발맛사지, 등 10가지가 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 한글 수업

◇ 발맛사지
수업
무료한 시간 달래기로 시작됐던 수업은 어느새 학생들의 열기를 발산하며 한가지라도 놓칠까
귀 기울여 수업듣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나이를 잊은 향학열의 생동감 있는 에너지를 내뿜고 있었다. 또한 수업 후 갖는 점심시간을 통해 단순히 한끼 식사만을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 학생 신분으로 만난 소중함을 되새기며 친목을 다지는 시간으로 자리 매김했다.
교회의 자체적 지원만으로 운영되는 경로대학은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부터 점심준비와 모든 과정이 성도들의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고 있다. 봉사자들은 얼굴 가득 환한 웃음을 띠고 어르신들을 안부를 물었으며 맞잡은 손에는 진심으로 어르신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독거노인과 몸이 불편해 경로대학 참여가 여의치 않은 어르신을 위해 지역 복지관과 연대, 정기적으로 밑반찬을 배달하는 교회는 주일 오후2시마다 드리는 어르신 예배를 통해 더 많이 나눌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설운도, 이미자의 유행가가 흘러나오는 교회가 이상해 보이겠지만 어르신들이 좀 더 편안한 마음을 갖고 교회안으로 들어오게 하려는 배려다"며 "교회 냄새를 풍기지 않고 사랑만으로 대한다면 결국은 하나님을 영접한다"고 황 목사는 자신있게 말했다.
구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