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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제는 한국사회의 문제 교회밖 양심세력과 연대 고민 한겨레 0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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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05-12-07 18:15 / 조회 2,18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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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제는 한국사회의 문제 교회밖 양심세력과 연대 고민”
‘내 교회만 잘되면 된다’가 교회 망쳐
교계 성차별주의 학력지상주의 심각
십일조 헌금 정신과 현 상황은 맥락 안 맞아
불애성 네온십자가 꺼도 교리상 문제 없어
앞으로 교회가 사회에 폐 끼치지 않으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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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이정용 기자.
최보은의 인터뷰 무제한/ 지강유철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

“나는 교회가 무섭다. 종교는 무섭지 않은데 한국 교회는 무섭다. 겁이 난다.” (2002. 8. <복음과 상황> 지강유철 기자의 유시민 인터뷰)

나도 그렇다. 신에 기대고픈 마음이 생기다가도 밤이면 붉은 네온십자가의 무덤이 되는 국토와 엄청난 부를 축적하며 대형화 권력화 성역화되어가는 교회들의 세속적 행태들을 보면, 아마도 신은 부재중일지도 모른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운다. 그러던 5년전, 독실한 신앙인이면서 내부의 핍박을 견디고 교회개혁운동에 투신한 기독교 언론인 지강유철(47. 현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씨를 처음 인터뷰하면서, 한국교회의 작은 희망을 보았다. 그리고 지금, 교회 현실에 한층 더 절망이 깊어진 그를 만나면서, 역설적으로 희망은 더 커진다.

큰 교회 반주자 유학파 아니면 꿈못꿔

-교회개혁 운동, 그간의 성과는?


=소망교회 세습반대 운동은 내용상 실패로 끝났어요. 대형교회 앞에서 개혁세력의 힘은 정말이지 미약하거든요. 올해는 광성교회 사건이 최대의 이슈였죠. 우리나라 5대교회 중의 하나라고 할 만큼 큰 교회인데, 목사들간의 교회쟁탈전 와중에 용역을 동원한 폭력사태까지 벌어지고…. ‘21세기 십자군 운동’이라는 어떤 기자의 표현이 적절했다고 생각해요. 옛날의 십자군 운동이 다른 나라 땅뺏기 운동이었다면 지금은 교회재산을 둘러싼 싸움이라는 점이 다를까요. 2000년 세습반대운동을 전개하자마자 언론사회로부터는 열렬한 지지를 받았지만 내부적으로는 힘들었어요. 너무 튄다는 시각에서부터, 네거티브하게 운동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까지. 그래도 긍정적인 것은 처음에는 저희가 가서 하나부터 열까지 운동을 주도해야 했는데, 운동내용들이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신도들 스스로가 움직인다는 거죠. 시작할 때만 해도 교회개혁 성공사례가 하나도 없었는데 이제는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구요.

-대형교회들이 구원이나 정화보다는 외려 탐욕을 부추긴다는 인상을 줘요.

=교회의 물신화 현상은 세속 뺨치죠. 학력지상주의, 유학지상주의도 심각하구요. 많은 대형교회의 경우, 담임목사는 물론이고 하다못해 큰 교회 지휘자 반주자까지도 유학파 아니면 명함도 못내밀어요. 대기업도 몇억 이상 맘대로 못쓰는 현실인데 1백억도 아무런 제재 없이 즉석에서 기부 결정할 수 있는 게 한국 대형교회예요. 80년대 손봉호 교수가 처음 세금문제를 제기해서 집중포화를 맞았는데, 지금도 세금 안내고 있구요. 무엇보다 교회내의 권위적인 구조, 여성 성차별적인 구조가 가장 큰 문제예요. 담임목사의 절대권력이 너무 강고하기 때문에 세습문제 재정비리 사건 계속 터질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교회개혁 그룹에서조차 성차별문제를 제기하면 의제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형편이예요.

-구체적으로 어떤 차별이 있죠?

=얼마 전 ‘부부교수 전임 불가’라는 이유로 감신대 재임용에서 탈락한 강남순 교수 사건만 봐도, 국가인권위에서 시정을 권고했는데도 학교쪽에서 묵살해버렸거든요. 가장 흔한 것이 성폭행인데 문제가 터지면 대개는 쉬쉬하면서 유야무야됩니다. 역할분담의 차별도 일상화되어 있어요. 모 교단 총회장이었던 임태득 목사가 “여자들이 기저귀차고 강단에 올라가? 안 돼!”라는 발언을 했을 때, 그것이 신학대학 예배때였기 때문에 문제가 된 거지 저희들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아요. 어렸을 때부터 그 정도의 여성비하 발언들은 목사님들로부터 너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그리고 교회 점심식사 뒤 설거지는 언제나 여자들이 하고, 행사할 때 여성들을 꽃단장시켜 들러리세우고, 주부신도들을 가정생활에 지장을 받을 만큼 불러내서 일 시키고. 남성들은 못 불러내잖아요.

-10/1조문제에 대해선.

=거칠게 표현하면 한국교회가 교회를 키우기 위해서 이미 용도폐기된 거를 붙들고 있는 거죠. 10/1조는 구약적 개념의 헌금인데, 안하면 교인이 아닌 것처럼 얘기하는 건 헌금의 기본정신을 이탈한 거라고 봐요. 헌금은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서 사용돼야 하는데 그런 정신과 현상황이 맥락이 닿지 않는다는 거죠. 몇 달 전 용인 향상교회 정주채 목사님이 교회의 시세차익 문제를 제기했어요. 제 기억으론 처음있는 일입니다. 교인수가 늘어나자 분립 개척을 했는데 몇 년 지나자 교회를 늘려야 가능할 정도로 성장을 한 거죠. 그 사이에 땅값이 몇배 오르니까, 40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하신 거죠. 한국교회가 그런 고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불로소득은 지탄받을 일이잖아요. 사람들이 시세차익에 대해 의식도 없고 땅 불리고 돈 불리기 급급할 때, 적어도 교회라면 일반인들이 고민하지 않는 부분을 고민하고 사회에 환원하는, 바른 크리스천의 태도를 가졌으면 해요.

언론, 거대종교 병폐 다루기 꺼려

-언론이 종교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있어요. 어느 언론인에게 이제 거대종교의 성역화를 문제 삼아야 할 시점 아니냐 그랬더니, “종교를 건드리려면 목숨 걸어야 한다”더군요.

=한 시사주간지가 특집으로 순복음교회 문제를 다뤘다가 몇 달 지난 뒤에 슬그머니 사과하는 걸 보고, 뒷심이 부족하구나, 정말 목숨을 걸 듯이 대해야 할 문제로구나, 싶었어요. 언론이 싸워주지 않으면 교회개혁은 정말 힘들거든요. 담임목사직 세습반대 운동이 있었던 2000년 이후에 그나마 언론이 싸워줬기 때문에 교회개혁 운동의 성공사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니까요. <엠비시(MBC)>가 금란교회 문제를 보도했을 때, 신도들의 난입으로 당장은 방송사가 타격을 받았지만, 그로인해 교회개혁 세력들은 엄청난 용기를 얻었죠.

-지강유철씨는 두렵지 않나요?

=한국교회를 망치는 가장 고질적인 문제가 개교회주의거든요. 내 교회만 잘 되면 된다, 다른 교회나 교계 전반이야 내 알 바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제가 한국 교회 일반에 대해 굉장히 높은 수위의 비판 발언을 하더라도, 멀리서 화를 낼지는 몰라도 해코지까지는 하지 않는데, 만약 제가 특정 교회 특정 목사에 대해 비판을 한다면 얘기가 달라지죠. 그땐 테러 가능성까지 감수해야 될 겁니다.

-예를 들어 네온십자가를 끄자는 운동을 <한겨레>가 벌인다면, 예상되는 사태는?

=네온 십자가를 켜는 이유가 단순해요. 실연을 당해서, 혹은 자살하고 싶은 사람이 밤에 정처없이 걷다가 보니까 네온 켜진 십자가가 있더라, 거기 찾아가서 목숨을 건졌다는 식으로요. 물론 교회를 알리겠다는 홍보의 목적도 있을 거고, 전도의 효과가 있다고 해서 켜는 건데. 교리적인 문제가 아니거든요. 교단에 네온을 켜야 된다는 규정이 없어요. 그냥 누군가가 시작한 거고 다들 따라 한 거니까, 지금처럼 공해수준으로까지 받아들여지는 형편이라면, 끄면 되는 거예요. 다른 데서 이 문제를 제기할 때, 어, 기독교를 비판하네? 이렇게 받아들이니까 문제가 되는 건데 차분하게 들여다보면 기독교적으로 문제될 이유가 없는 거죠. 제가 두 가지 제안을 했다가 굉장히 냉담한 반응을 얻었는데, 기윤실(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 있을 때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을 제안했다가 일언지하에 거절 당했고,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는 네온 십자가 문제를 얘기했다가, ‘그 문제 제기하면 교인들이 우리 단체에 대해 100% 등 돌린다’는 이유로 호응을 얻지 못했죠.

-한국교회가 21세기 한국사회 발전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요?

=표나지 않게 사회봉사라든지 농촌문제에 눈을 뜨고 이웃사회와의 공존을 모색하고 교회시설 개방하는 깨어있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예요. 하지만 교회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은 그 정도에서 그치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미국처럼 정치권력 보수권력과 야합해서 기득권 카르텔을 형성해 나갈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싶어요. 기여한다기보다 폐를 끼치지 않으면 다행이랄까.

특정 교회 비난은 테러 가능성까지

-교회개혁운동의 전망은.

=한국교회개혁운동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볼 때가 왔다고 봐요. 이제까지는 교회 내부의 지지를 받고 교회내부에서 개혁을 해야 된다는 입장이 분명했거든요. 그런데 2004년도 2005년도 한국교회 분규현장에서 보여지는 폭력적 비복음적 반기독교적인 상황을 보면서는 고민이 되더군요. 기독교인이 1천만이라면, 이건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의 문제니까요. 작년에 대광고 가으이석군 파동이나 그 학교 교목이 목사직 그만두고 나와서 노점상을 하게 된 일련의 사안을 바라보면서 그런 분들하고 시민사회단체 양심세력들과 연대해서 교회개혁에 나서야 되지 않느냐, 지금 제 생각은 그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어요. 요즘 들어서 교회개혁에 좀 절망한 상태였어요. 한국교회는 빨리 망할 부분은 좀 망해야 정화될 것 같아요. 기독교 역사를 봐도 종교가 종교로서의 기능을 잃고 사회와 더불어 타락했을 때 하나님은 그 나라와 종교권력을 깨버리고, 남은자, 순결한 한 두사람을 통해 교회를 회복시키거든요.

(성가대를 지휘하는 종교음악인으로서, 한편으로는 비기독교도들의 기독교적 품성에 관심을 가진 전문인터뷰어로서 언론활동을 해온 지강유철씨는 교회개혁 못지않게 사회개혁을 열망하는 비판적 지식인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www.yucheol.com)에 가면 탁한 눈과 마음을 단번에 샤워시켜주는 각 분야지성들과의 인터뷰와 그분들의 명징한 글들을 패키지로 만날수 있다. 필독을 권한다.)

기사등록 2005.07.21

최보은 / 전문 인터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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