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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요구에 직면한 CCC[뉴스앤조이/김종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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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03-01-28 19:26 / 조회 2,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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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요구에 직면한 CCC
'재단 해체' 극한 주장에서 '한국교회 위해 결단' 제안까지


한국대학생선교회(CCC·총재 김준곤 목사)가 또 한 차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CCC는 1958년 김준곤 목사에 의해 설립된 후 34년 뒤인 92년 40여 명의 간사들이 탈퇴하면서 내홍(內訌)을 겪었다. 그때 탈퇴한 간사들이 만든 선교단체가 '제자들선교회(DFC)'다.

당시 간사들은 "김준곤 목사가 초창기부터 1인 독재 체제로 인사·재정·행정 등에 전권을 행사해왔으며, 자신의 절대 권위에 대한 맹종을 강요해왔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CCC를 개인소유·기업화하려는 의도에 동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재단법인의 수익금을 당초 설립 목적에 맞게 사용할 것'과 '친인척을 배제할 것' 등 운영의 합리화를 촉구했다. 대화를 통한 원만한 타결책은 성사되지 못하고 결국 분열의 아픔을 겪었다. DFC는 학원복음화협의회 멤버십을 갖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번번이 좌절되다가, 작년 11월 정기총회 때 정회원이 됐다.

11년이 지난 지금 CCC는 두 번째 홍역을 앓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내용도 조금 다르다. 김준곤 목사의 사위 박성민 목사가 국제CCC에 의해 차기대표로 내정된 것에 대해 '세습' 시비가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문제제기가 11년 전 사건과 완전히 무관한 것은 아니다.

'세습'이라고 하는 단어가 품고 있는 의미가 당시 사건과 맞닿아서 해석되고 있다. 한국의 일부 대형교회에서 돈·명예·권력이라는 요소가 자식에게 이양되는 것을 문제로 보는 것처럼, CCC도 그런 성격을 어느 정도 갖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 가장 민감한 것이 재단 문제다.

재단 내용 공개, 가능한 일일까

11년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재단법인이 관심의 초점에 놓여 있다. 한국CCC의 정식명칭은 '재단법인 한국대학생선교회'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CCC가 재단법인이라는 사실을 잘 모른다. 그것은 국내 학생선교단체 중에 재단법인으로 되어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기에 생소하기 때문일 것이다. CCC 홈페이지를 자세히 살펴봐도 재단법인에 대한 내용은 찾기 어렵다. CCC 역사를 소개하는 페이지에 '70년 5월 재단법인 인가를 받았으며'라고 하는 짧은 글이 전부다.

그러다 보니 CCC에서 오래 사역을 한 간사들도 재단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다. 제법 오래 사역한 몇몇 간사들에게 재단법인과 CCC의 관계에 대해서 물어도 '잘 모른다'거나 '재단법인과 CCC는 다르지 않냐'고 반문한다. 물론 캠퍼스에서 대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양육하는데 전념해야 할 간사들이 재단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다면 '염불보다는 잿밥'에 눈독 들이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11년 전에도 재단 문제로 몸살을 앓았는데, 아직도 여전히 몇몇 사람들만이 재단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것은, CCC가 폐쇄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을 피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1년에 한번 정도 열리는 재단이사회의 의결사항이나 재정현황은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있다. 계속되는 의혹의 눈초리에서 벗어나려면 아예 속시원하게 공개하면 되지 않느냐는 입장이 있다.

그러나 그에 따른 상당한 역기능에 대한 우려도 크다. 첫째로는 부정적인 정서다. 구체적인 내용은 차치하고, '선교단체에 수 백억 원의 현금이 있다'는 것 자체가 상대적으로 재정 상태가 열악한 다른 선교단체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 또 한국교회를 상대로 하는 후원운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CCC는 캠퍼스에서 사역하는 간사들의 생활비, 사역비, 훈련비를 100% 모금하는 방식의 자비량 정책을 쓰고 있다. 900여 명의 간사 후원금은 한 달에 9억 원 정도가 된다. 1년이면 100억 원이 넘는다. 그러나 정작 간사들은 배고프다. 올해 1월 내역을 보면 모금액 8,600만 원 중에 6,200만 원이 급료로 들어갔다. 개인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전체 평균으로 볼 때 1인당 모금액이 100만 원도 안 된다. 게다가 실제 급료는 70만 원에 못 미친다. 나머지는 퇴직금 적립·행정 비용·CCC편지 발송비 등의 경비로 쓰인다.

간사들이야 어차피 이런 현실을 각오하고 왔으니 문제될 것이 없을지는 몰라도, 후원하는 교회 입장에서는 "아버지는 돈 많은 부자인데 자식이 배고프다면서 도와달라는 셈"이라고 곱지 않게 볼 수도 있다. CCC는 바로 이 점을 가장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가난한 간사들을 위해서 더 많이 모금해야 하는데, 재단 문제나 세습 문제 때문에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속을 끓이고 있다.

간사 생활비, 최저생계비에 미달

CCC 재단법인은 10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재단이사장은 김준곤 목사다. 박성민 목사가 한국CCC 대표가 되었어도, 이사장 자리는 김준곤 목사가 맡는다. 그중 김준곤 목사와 박성민 목사, 그리고 김 목사의 사모 전효심 씨가 이사로 들어가 있다. 김 목사 가족이 3명이다. 법인통장과 도장은 전효심 사모가 관리하고 인출도 맡고 있다. 전효심 사모는 CCC의 '순출판사' 대표도 맡고 있다. 김철영 목사는 "순출판사의 경우 전효심 사모는 이름만 대표로 등록되어 있을 뿐이고, 모든 책임은 내가 맡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김 목사의 핵심 중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동아시아 대표 정인수 간사와 충북지구 대표 주서택 목사가 이사다. 이 둘은 한국CCC 총무 출신으로, 박성민 목사의 차기대표 내정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DFC 사태 때도 몸으로 막아냈다. 김준곤 목사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읽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하상옥, 주수일, 정정섭 씨 등 오랫동안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이들도 김준곤 목사와 매우 절친한 관계다.

작년 말까지 재단이 가지고 있는 현금은 214억 원이다. 이 돈은 정동빌딩 매각대금 270억 원 중에서 세금·정동빌딩 근무직원 인사처리·임대보증금 상환·부암동 인근 민가 구입·부암동 사무실 개조 등에 들어간 약 113억 원을 빼고 남은 약 157억 원이 예금과 유가증권으로 은행에 예치된 뒤 해마다 이자가 쌓여 불어난 것이다. 재단의 본래 목적대로 매년 전도국으로 들어가는 지원금도 셈에 넣어야 한다.

재단법인의 또 하나의 재산은 부동산. 서울에 있는 부암동 센터를 비롯해 용인·남양주·신안·제천 등에 여러 시설이 있다. 각 지부 센터를 모두 합하면 전국에 약 50곳 정도의 부동산이 있다. 공시지가만 70억 원 정도가 된다. 돈을 주고 매입한 경우도 있지만 기증한 경우도 꽤 있다. 김준곤 목사도 몇 곳을 기증했다. 이 정도면 가히 국내에서 가장 돈 많은 선교단체라고 할 수 있다.

재단법인은 이자 발생 수익금을 해마다 전도국에 보내고 있다. 물론 매년 발생되는 이자 수익이 일정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전도국에 들어가는 돈도 매년 일정하지 않다. 2000년에는 한 해에 이자 수익만 80억 원이 발생했다. 그때는 일부 적금이 16.7%의 엄청난 고금리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고, 이에 훨씬 못 미치는 경우도 있다. 2000년과 2001년에는 각각 20억 원과 15억 원 정도가 전도국으로 들어갔다. 이 돈은 주로 간사들의 4대 보험료·행정간사 인건비·83년 이전 간사 인건비·일반행정비 등에 쓰인다.

98년 말부터 재단법인 세무 일을 맡고 있는 유화선 세무사는 "처음에는 여러 말을 많이 들어서 의심의 눈으로 살펴봤는데, 모든 것이 투명하다"고 했다. 전도국 재정 관리에 대해서는 "전도국 산하 각 부서를 감사했을 때도, 모든 증빙서류가 완벽하게 갖춰진 것을 보고 안도했다"고 설명했다.

유 세무사는 "10원 한 장 안 가져가면서 법인의 재산을 이렇게 잘 관리하고 증식시켰는데, 상을 주지는 못할 망정 의심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전효심 사모에 대한 비판 여론을 묵살했다. 재정부 김전용 간사는 "2000년부터 복식회계를 도입해서 바꿔나가고 있다. 본부는 거의 완성됐다. 하지만 지방은 아직 복식회계를 도입할 만큼 규모도 안 되고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가족 비율 많아도 깨끗하고 건실하게 운영"

관건은 "재단 내부가 깨끗하니 의심의 눈으로 보지 말라"는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누구 앞에서도 당당하고 떳떳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양심에 부끄럼 없다고 얘기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설득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무리다. 양심에 부끄럼 없는 마음 자세와 더불어 그런 구조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80세가 되는 김준곤 목사 인척과 측근이 재단이사회를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 아무리 살림을 잘 한다 하더라도 재단이사 중에 30%가 가족이라면 대외적인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김준곤 목사가 재단법인 이사장과 선교회 총재직을 겸하고 있는 것 역시 1인 중심의 CCC 이미지를 떨궈내기 어렵게 만든다. 혈연적 관계가 무엇보다 중시되는 우리 정서에서 이런 용단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럴 때 '뼈를 깎는' 개혁이 어느 때보다 요청되는 것 아닐까.

일각에서는 '재단 해체'라는 극단적 주장도 나온다. 재단 재산의 일부를 떼어서 캠퍼스선교에 헌신하고 있는 선교단체 모두가 공유하는 뭔가를 만드는데 쓰면 좋겠다는 제안도 있다. 이도 저도 CCC에서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카드들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CCC는 변해야 한다.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한 박성민 목사에게서 '세습' 꼬리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김종희 (2003-01-28 오후 12: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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