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언론보도

박성민 목사, '세습' 딱지 뗄 수 있나[뉴스앤조이/김종희기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03-01-28 19:21 / 조회 4,102 / 댓글 3

본문

박성민 목사, '세습' 딱지 뗄 수 있나
"전임자 직접 개입 없다 해도, 의중이 판단에 작용"



2월 중순 태국 파타야에서 동아시아 간사 수련회가 열린다. 이때 한국CCC 대표 취임식이 열린다. 이번 수련회에는 국내에서만 약 700명 정도의 간사와 가족들이 참석하는 등 전체 인원은 2,000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몇 년에 한 번씩 열리는 대규모 수련회이기도 하지만, 한국CCC로서는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표 취임식이기에 축제 분위기를 만끽할 만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마냥 이를 즐길 만한 상황은 아니다. 취임식도 매우 간소하고 조용히 진행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박성민 목사의 건강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싱가포르에서 교수로 사역한 뒤 국내에 들어와 총무로 4년간 활동하면서 몸이 많이 축났다. 박 목사는 총무 임기를 마치면 안식년을 맞아 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개인 희망사항일 뿐. 올해 1월 중순에는 몸에 이상이 있어서 수술을 받았다. 지금은 요양 중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차기 대표로 내정되자마자 세습 공방에 휘말리고 있다. 이래저래 심신이 피곤치 않을 수 없는 지경이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그에 걸맞게 캠퍼스선교단체로서 타의 추종을 허락지 않을 정도로 폭넓은 사역을 벌여왔던 한국CCC의 대표로 취임된다면,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축복을 받는 것이 마땅할텐데, 지금 분위기는 그렇지가 않다. 이것을 꼭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 축복과 축하도 필요하지만, 엄격한 검증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질은 있는데, 과정이…"

우선 그의 자질이나 리더십에 대해서 박 목사 주변에 있는 이들의 공통된 평가는 긍정적이다. 국제CCC가 박성민 목사를 한국CCC 대표로 임명할 때도 '국제적인 감각과 경험, 균형 잡힌 리더십' 등을 주목했다. 미국에서 공학박사와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교회를 개척한 경험, 싱가포르에서 신학교 학장으로 재임하면서 폭넓은 국제 경험을 쌓은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15년 이상 외국 생활을 하면서 익힌 수평적 리더십 체질을 살려 한국CCC에서 4년간 총무로 사역하면서 실증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과 자질이 모두 김준곤 목사의 사위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겠느냐는 의구심이다. 박성민 목사와 그의 아내 김윤희 교수는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보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너무나도 분명하게 깨닫게 된다"는 한 마디로 일축한다. 김준곤 목사의 인도하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 싱가포르에 가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국내에 들어와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아버지는 항상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르라는 말씀만 하셨다"면서, 이 모든 과정이 김준곤 목사의 시나리오에 의해 진행되어온 것처럼 얘기되는 것에 대해 어이없어했다.

박성민 목사를 추천했던 광주지구 이종석 간사나 청주지구 주서택 간사도 "여러 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박성민 목사가 적임자라고 판단해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준곤 목사의 직·간접적인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교회든 단체든 후임자를 선정하는데 있어서 전임자의 의중이 무엇일까, 관심을 갖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하고 반문했다.

김준곤 목사가 박성민 목사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간사들도 의식했지만, 그것이 박 목사를 선택하는 결정적인 기준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자신의 사위 여부를 떠나서 박성민 목사의 여러 면이 김준곤 목사의 마음에 들었음을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전임자 의중 어찌 안 헤아리나"

박성민 목사의 자질이 국내에서 기획실장·총무 등을 거치면서 검증됐다는 점에서, 그를 선택한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그러나 김준곤 목사의 사위이기 때문에 검증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는 점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동아시아 대표 정인수 간사도 "'박성민 총무가 김 목사님의 사위이기 때문에 CCC 내에서 리더십을 검증 받고 중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라고 말한다면, 이런 주어진 기회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고 얘기했다.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기획실장·총무를 맡았다는 사실 자체는, 박 목사의 결단 여하에 따라서는 꼭 불가피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 신학교 학장이면 국가대표급인데, 그걸 버리고 국내 총무로 들어온 것은 강등된 것"이라는 주장은 내부용에 불과하다. 물론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얘기하면, 모든 대화의 여지는 일거에 사라진다. 박성민 목사가 세습 공방을 전혀 의식치 못했던 것은 아니다. 충분히 예상했지만, 인위적인 세습이 아니고 하나님의 이끄심이라는 확신 때문에 지금도 당당하게 세습 여론과 맞서고 있다.

그는 세습에 따라다니는 부·명예·권력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취했다. 부와는 거리가 먼 지위라는 것이다. 그 예로 국가대표도 모금을 해서 생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설립자의 자녀가 간사가 될 경우 생활비 전액을 지원받는데, 박성민 목사만 유일하게 여기에 해당되는 것은 입방아에 오를 만한 대목이다.

아내 김윤희 교수는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교 교수이고, 박성민 목사는 재단으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고 있다. 그것이 부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금해서 생활한다'는 얘기와는 거리가 멀다. 또 무엇보다 장인과 장모, 그리고 자신을 추천하고 임명하는 과정에 참여한 간사들과 함께 재단이사로 있으면서 동시에 CCC 대표를 맡는다면, 재정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결정적 권한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박성민 목사는 대표 임기제와 팀리더십을 강조하면서, 일반교회의 세습과 전혀 다르다고 공언한 것도 두고봐야 할 문제다. 엄밀하게 볼 때 혼자서 선언하고 앞장설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임기제를 도입하더라도 박 목사가 연임을 한다면 임기제의 의미가 훼손된다. 그렇다고 '몇 년만 하고 떠난다'고 하면 구성원들의 사기 저하를 야기할 수 있는 문제다.

이 문제를 극복하려면 CCC 내부가 훨씬 더 튼튼하고 건강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결단하고 실천하기 쉬운 문제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이미 내뱉었기 때문에 철회한다면, '세습 의혹'에서 '의혹' 자를 스스로 떼버리는 결과를 만들게 된다.
김종희 (2003-01-28 오후 5:22:20)
조회수 : 72회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