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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 경직된 교단에 맞서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뉴스앤조이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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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25-08-19 12:04 / 조회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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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총신대학교에 입학한 배경은 고등학교 시절 신앙 생활을 했던 광주동명교회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학적 배경이나 정당성 등을 검증할 능력도 필요도 느끼지 못한 채, 아무런 고민 없이 총신대에 진학했다. 신대원을 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신학에 대한 깊고 넓은 통찰력이 있어서 간 것은 아니었다. 총신대학을 졸업했으니 당시에는 총신 신대원 아니면 합동신학대학원(합신) 둘 중 하나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고, 그 가운데서 존경하는 교수님들이 합신에 많이 계셨기에 자연히 합신을 선택했을 뿐이다. 나의 신학적 정체성은 그렇게 해서 형성되었다. 자신의 선택보다 거의 타자에 의한 결정이었다. 

 

합신을 다니면서, '여성을 장로나 목사로 세울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나에게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신앙의 영역, 곧 진리의 문제가 아니었다. 여성을 장로나 목사로 안수할 수 있는가? 나는 이 문제로 깊이 고민해 보지 않았다. 내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과 예장합동 그리고 예장고신 정도가 여성 안수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깊고 오묘한 신학적 묵상의 결론이라기보다, 각 교단이 가지고 있는 신학적 전통으로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다시 말하면 여성 안수를 시행하지 않는 것은 진리의 영역이 아니라 전통과 문화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그 문제를 가지고 심사숙고할 신학적 주제가 아니라고 일찍이 결론을 내렸다.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을까? 

 

먼저 "여성은 교회에서 잠잠하라"는 말씀을 '여성은 교회에서 장로나 목사로 세우지 말라'는 식으로 해석하면 성경 해석의 일관성이 심히 훼손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그런 식으로는 성경 해석이 안 된다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상식이었다. 다른 이유는 아주 건강한 대부분의 교단이 여성 안수를 성경적 관점에서 문제없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여성 안수를 시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교단 신학을 마치 통일교나 신천지같이 취급할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우리가 신천지 수준의 이단이 된다는 것은 상식이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아주 일찍이 여성 안수 문제는 신학적 본질이 아니고 문화요, 전통이라고 확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임 목회를 하던 24년 동안, 나는 왜 여성 장로와 여성 목사를 세우지 않았을까? 폐일언하고 나의 협량성 때문이었다. 내가 여성 장로나 목사를 세운다면 예장합신에서 쫓겨날 것은 100% 확실한 일인데, 나는 그런 일로 교단에서 이탈해야 하는가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해 보지 않았다. 교단 안에서 안주하는 것을 즐기다가 여성 문제에 대한 성서적 고민을 놓친 것이다. 물론 권사 세울 때 안수하여 세운다거나 여성 리더들에게 주일 강단에서 장로들과 함께 대표 기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예장합신 교단 전통에 비하면 파격적인 일을 하긴 했지만 그런 일은 여성 평등에 대한 성서적 묵상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사소한 일이었다. 

 

그래서 은퇴한 후 몇 가지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교단을 탈퇴하더라도 아니 쫓겨나더라도 여성 장로를 세웠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신학과 양심에 맞는 태도였음에도, 여성 장로를 세우지 않은 것을 깊이 후회하였다. 물론 말년에 여성 목사를 노회 허락 없이 동역하게 했다는 것 때문에 노회에서 징계를 받은 적이 있으나, 한참 목회를 하던 중에는 그러한 반성경적 교단 문화나 전통에 대해 맞서지를 못했다. 폐일언하고 비겁한 태도였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주요 교단 중 예장합동·고신·합신 교단만 여성 안수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 낸 문화와 전통에 안주하면서 그것이 마치 성서적 입장이라고 우기는 아집과 몰상식한 태도는 반드시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다.  

 

세상으로부터의 외면을 즐기지 말라.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신 그 거룩한 섭리를 깨닫지 못하고 오랜 세월 사람의 관습대로 여성을 차별해 온 그 폐습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수 있겠는가.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고 있는 교회는 이미 하나님의 진노 아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강경민 / 일산은혜교회 은퇴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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