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문제상담소가 지난 1월 14일, 2024년 교회 분쟁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교회상담을 통계화하고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교회문제상담소는 지난 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05회 교회를 대상으로 총 166회 이상 상담을 진행하였고 “코로나 국면이 끝난 이후 대면예배로 전환하면서 교회문제가 다시 불거지기 시작, 전년에 비해 상담교회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먼저 교회 교회분쟁 유형중 가장 많이 집계된 핵심 분쟁 유형은 ‘교회운영문의(정관및교단헌법)(26.7%)’, 두 번째는 ‘재정전횡(23.3%)’으로 나타났다. 교회분쟁의 배경이 뚜렷한 유형으로 가장 많이 집계된 것은 ‘인사 및 행정전횡(35.2%)’, ‘목회자비윤리(18.5%)’로 집계됐다. 

작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상담을 요청한 내담자의 직분은 ‘집사(43.5%)’, ‘장로(17.6%)’, ‘권사(9.4%)’ 순이었다. 집사는 매년 통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22년부터는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뒤이어 장로가 2위를 차지했다. 장로도 내담자 비율에 지속적으로 상위권을 차지하는 추세다. 

분쟁의 원인을 제공한 직분 1위는 2024년에도 ‘담임목사(82.8%)’다. ‘원로목사’와 ‘부목사’의 비중을 합하면 목사가 전체 90%의 비중을 차지한다. 상담소에서 매년 통계자료를 내지만 부동의 1위는 목사직이었다. 교회문제에 동조하는 1위는 ‘장로(44.2%)’로 전체의 과반 가까이 집계됐다. 당회원인 장로들은 교회문제가 발생할 때 문제를 제기한 사람을 돕기보다는 분쟁의 원인을 제공한 측(주로 담임목사)과 함께 분쟁을 덮으려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한동안 교회의 분쟁과 거리가 있던 ‘원로목사’가 분쟁관계에 등장했다. 

개혁을 갈망하는 성도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존재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의 성도들의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회문제상담소의 상담 횟수가 다시 증가했다는 것은 한국교회 안에 여전히 갈등요소가 있고, 갈등으로 고통 받는 성도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회운영문의(정관 및 교단헌법)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고 23년 집계에서부터 재정전횡보다 더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성도들이 정관 및 교단 헌법을 몰라 문의하는 경우와 교회분쟁 발생 시 목사와 성도의 정관 해석 차이로 인한 갈등이 주를 이뤘다. 성도들은 평소에 정관과 헌법의 필요를 쉽게 느끼지 못하나, 교회분쟁이 발생했을 때 교회의 정관과 교단의 헌법을 찾아본다. 그렇기에 미리 교회의 정관이나 헌법에 관심을 가져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절히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재정전횡도 여전히 높은 순위의 분쟁유형으로 집계됐다. 불투명한 목회자의 재정 사용 사례나 재정 집행 과정의 불투명성이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교회 구성원들의 재정관리 의식 부족이 원인으로 뽑힌다. 교회에서는 연초에 공동의회를 진행하거나, 장로교 같은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제직회를 진행하는데, 재정문제가 있는 교회는 예산과 결산에 대해서 충분한 논의 없이 진행하다가 문제가 발생한다. 재정이 건강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 평소 교회 거버넌스를 활용하여 재정 투명성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회 의사결정 구조에 소외된 집사 내담자 중 집사가 상담소를 가장 많이 찾는 이유는 교회 안에서의 비효율적인 의사결정과 불투명한 재정 관리였다. 교회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싶어도 당회와 목회자 그룹에서 주요 결정들이 이뤄지기 때문에 정작 교회 안에서 주요한 일을 하는 집사는 소외된다. 교회의 대부분의 구성원은 집사다. 대다수의 구성원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채 교회가 운영되는 것은 성도들의 수동성을 더욱 부추기는 일이 될 것이고, 건강한 교회와도 거리가 멀어질 것이다. 

장로들이 상담소를 찾아오는 이유는 노회와 연관되어 있다. 교회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목사는 교회 안에서 원만한 소통으로 해소하려고 시도하지 않고 노회를 개입시켜 갈등을 증폭시킨다. 노회의 기본 구성원들도 목사이기 때문에 목사를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 

장로와 원로목사와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교단 헌법과 교회의 정관에 원로목사는 교회와 당회에서 직접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그러나 원로목사는 법과 원칙을 지키기보다 교회 재산 전횡과 세습에 더욱 관심을 갖고 초월적인 행사를 한다. 장로가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구성원들은 장로보다 원로목사의 말을 듣는다. 원로목사를 교회에서 격리시키기 보다는 교회 내 민주적 의사결정이 제대로 운영되도록 하고, 원로목사도 그 시스템 안에서 관리되어야 한다. 

또한 분쟁의 원인을 제공하는 직분이 ‘목사’였다는 점은 한국교회가 여전히 목회자 중심의 권위주의적인 문화를 탈피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사회에서는 권한을 분산하려는 시도가 계속되지만, 교회에서는 여전히 모든 권한과 의사결정권이 목사에게 있다. 이것은 또한 일반 성도들이 목사를 의존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목사가 자신의 권한을 내려놓지 않으면 이러한 구조는 지속될 것이다. 

한동안 교회의 분쟁과 거리가 있던 ‘원로목사’가 분쟁관계에 등장했다. ‘원로목사’는 분쟁이 있을 때 앞서서 활동하기보다 주로 교회 밖에서 활동하다가 분쟁이 발생했을 때 ‘교회의 안정’이라는 이유로 등장하여 기존에 있던 목사에게 동조해 분쟁을 증폭시켰다. 장로도, 원로목사도 교회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담임목사에게 동조한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끝으로, 거버넌스의 개혁이 절실히 필요하다 2024년에도 내담자, 분쟁 제공자, 분쟁 제공 동조자의 유형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지나치게 강한 목회자의 권력 등 비대칭적인 교회권력 구조와 제한적 의사결정 과정과 불투명한 재정 등 교회 시스템의 문제가 지목된다. 한국교회의 개혁에는 권력의 분산과 민주적인 교회 거버넌스 구축이 필수적이다. 교회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교인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여 정기적인 감사를 통해 재정 건전성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목회자의 역할을 재정립하여 교회 공동체의 목회자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고, 행정적인 부분은 다른 구성원들과 나누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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