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는 성범죄 해결사 아니다 [뉴스앤조이 1/7]
페이지 정보
작성자 by 관리자 / 작성일17-01-09 09:57 / 조회 944 / 댓글 0본문
담임목사는 성범죄 해결사 아니다
(전략)
상황은 아슬아슬했다. 성추행 사실을 알리는 간담회가 자칫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피해자가 간담회에 직접 나와서 이야기하는 게 과연 좋은 방법일까. 피해자에게 상처 주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은 교회 내에서 성폭력이 벌어졌을 때 필요한 대처 매뉴얼이 없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1월 6일,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 김애희 사무국장을 만나 교회 내 성폭력에 대한 인식을 물었다.
(중략)
-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들의 특징을 꼽는다면.
외부 단체에 상담을 요청하기 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알고 지내던 목회자에게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는 절대 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는다. 관계가 깨질 것에 대한 두려움부터, 과연 공동체가 자신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일까 고민한다. 몇 개월은 사건을 객관화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내 잘못은 아닌지, 가해자가 왜 자신에게 범죄를 저질렀는지 해석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짧으면 3개월 길면 1년도 간다.
(중략)
피해자가 전면에 나서는 게 바람직한 건 아니다. 만약 피해자 의견이 교인 다른 의견과 다를 때, 피해자가 교회 안에서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대리인이 피해자 의견을 모아 전달하면 신변 노출도 줄일 수 있다.
(중략)
성범죄가 드러나면 해야 할 일이 많다. 피해자 이야기도 여러 차례 들어 봐야 하고 이를 토대로 가해자의 말도 들어 봐야 한다. 한두 번 듣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피해자 진술에 논리 공백이 생기면 다시 물어봐야 한다. 품이 많이 든다. 두 입장을 듣고 사건을 파악하는 데만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교회 내에서 하기 어렵다면 교계에서 성 문제를 해결하는 단체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중략)
상설 기구를 통하는 방법이 목사에게도 좋다. 목사 역시 인간이다. 만약 피해자가 자신에게 상처 주는 말을 했다고 치자. 아무런 감정 없이 다시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을까. 어렵다고 본다. 상담가도 슈퍼바이저에게 따로 상담받는다. 목사는 슈퍼바이저도 없지 않은가. 최악의 상황은, 또 다른 성범죄가 반복됐을 때 목사가 아예 침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목사보다는 상설 기구 위원이 피해자와 가해자를 만나고, 추가 피해자를 찾아 상담 기관과 연결하고 간담회를 여는 게 좋다. 상설 기구 구성원은 성범죄에 대한 이해가 있는 전문인, 다양한 직분자, 남성과 여성이 고루 들어가면 좋다.
(중략)
빨리 인정하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다. 교회에 왜 성범죄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주목해야 한다. 수직적 문화는 성범죄가 자연 발생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피해자들은 제2, 제3의 전병욱·이동현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가해자가 더 나오지 않으려면 결국 조직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후략)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 클릭하세요.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08182
- 이전글종교개혁 500주년 맞은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책 [CBS뉴스 1/3] 2017-01-09
- 다음글목회 세습도 찬양하는 교계 언론들 [뉴스앤조이 1/4] 2017-01-05